내용이 어렵거나 분량이 많거나 낯선 분야는 읽기 어렵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함께 읽기는 이런 장벽을 넘을 때 필요한 튼튼한 시장이다. 조금만 손을 내밀어 몸을 기울이면 편견에 빠지지 않도록 잘 잡아준다. 믿을만한 균형추와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고 만나는 자리는 고정관념의 사방을 찍는 하나의 사진관이다. - <질문하는 독서의 힘>, 24쪽
지난 수요일 저녁, 김앤김 온북클럽 8기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J.D.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세계적으로 읽히는 고전이지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책이었습니다. 주인공 홀든에 감정이입이 된 MZ 세대도 있었지만 주인공의 반항과 행동에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하지만 논제 토론으로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다른 참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책에 갖고 있던 선입견을 깨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해주셨습니다. 비경쟁 독서토론의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샐린저는 홀든이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이유로 영화화하자는 많은 제의를 거절했다고 해요.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회전목마 신은 영화의 엔딩 장면처럼 깊이 남았고 여러분과 함께 하는 토론 시간 역시 그랬습니다.
✅️ 지난 8기 <호밀밭의 파수꾼>의 별점과 소감입니다
*기 님(4점) / 사춘기 때 어른을 보는 시선도 등장인물들도 신선했다. 야간열차에서 만난 친구의 엄마에게 홀든이 이야기를 꾸며서 하는 장면이 제일 재미있었다. 가볍게 읽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길 바라는 홀든에게 공감하고 인정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론에서 많은 걸 배웠고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돌 님(4.5점) / 주인공 홀든이 나인 것 같았다. 그래서 위로가 되었고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토론을 한 후 어른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틀에 박힌 나의 삶이 홀든에게 감정이입이 되도록 이끌었던 것 같다. 안정적인 체계를 줄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 님(3.5점) / 십여 년 동안 읽기를 시도하던 책이었는데 이번에도 겨우 읽었다. 홀든의 반항은 동생의 죽음과 연관이 되어 있는 것 같다. 토론 후 러셀의 <게으름의 찬양>에 나오는 교육의 혁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홀든이 갈구하는 지적인 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편협한 생각을 해소해 주는 토론이었다.
*니 님 / 책을 완독하지 못하고 참여했지만 토론 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기성세대가 MZ 세대를 바라보는 시각과 비슷해서 놀라웠다. 삶에 대한 고민을 하기 때문에 서로 부딪히는 것 같다. 부딪힘은 건강함이며 삶에 주체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책을 통해 딸들에게 고정관념을 주입하고 있던 나를 발견했다.
옥**행 님(4.3점) / 거친 자갈밭 같은 책이었는데 완독 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토론을 통해 고전이, 그리고 문학작품이 갖는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베* 님(4.6점) / 2 년 전에 읽었을 때보다 별점이 올라갔다. 이 책은 앞으로도 새로운 청소년들이 기성세대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것이며 그 청소년이 기성세대가 된 후 다시 자신을 변명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영원한 고전으로 남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토론은 나를 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이었다. 책은 작가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서로 책을 통한 생각을 나누면서 완성된다는 깨달음을 얻은 귀중한 시간이었다.
[김앤김 온북클럽] 독서토론 9기에 함께 하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9기는 12월 13일(수) 저녁 9시에 천현우 작가의 <쇳밥일지>로 만납니다.'아는 척해왔거나 모르는 척했을 세계'에 대해 작가가 진실하고 깊은 고뇌의 경험을 담아 전하는 이야기인데요. 우리가 꼭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기 토론에서도 편견을 깨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책사진!!
할 말을 잃어서 할 말이 너무도 많은
지방×청년×용접 노동자 천현우의 뜨거운 출사표
지방, 청년, 그리고 용접 노동자. 여태껏 우리가 아는 척해왔거나 모르는 척해온 세계로부터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작가가 도착했다. 정상 사회의 바깥, 차라리 무법지대에 가까운 인간소외의 장,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 믿어지지 않는 노동의 현장에서 탄생한 작가 천현우. 그는 우리 사회의 사각에서, 사양하는 산업과 도시의 틈바구니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며 『주간경향』에 ‘쇳밥일지’와 ‘쇳밥이웃’을 연재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의 첫 책 『쇳밥일지』는 연재분에 전사를 더하고 이를 전면 개고하여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2022년 봄까지를 담아낸 『쇳밥일지』는 한 개인의 내밀한 역사가 시대와 세대의 상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아니 에르노를 떠오르게 하고, 노동자 계급에 관한 생생한 밀착 일지라는 점에서 조지 오웰의 르포르타주 『위건 부두로 가는 길』과 그 궤를 같이한다.
양승훈 교수의 추천사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지방 제조업 도시의 ‘너무한’ 사연을 담은 문화 기술지이자, 부당함과 우여곡절 속에서 ‘쇳밥’을 먹으며 성장한 청년 용접 노동자의 ‘일지’"이다.
(예스24 책소개)
쇠와 쇠를 잇고, 나와 타인을 담은 글을 잇고, 삶과 사람을 잇는 진짜 이야기.
비루하고 비속한 삶의 비극 속에서도 결코 자긍심과 자부심을 잃지 않은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언어예술의 한 경지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내일도 사부지기 함 때아보자이!”라고 외치는, “이래 때아놓으면 멋지다 아이가!”라고 말하는 이들의 생생하게 빛나는 목소리를 함께 듣고 또 읽어볼 시간이다. (출판사 서평)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좋은 책을 함께 읽고 싶은 분
- 책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싶은 분
-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키우고 싶은 분
- 독서 토론이 궁금하신 분
- [김앤김 온북클럽]이 궁금하신 분
✅️ 이렇게 토론하면 좋아요
독서 토론은 책을 중심으로 대화하는 것입니다. 같은 주제로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1. 발언 신청을 할 때에는 손을 들어 의사를 표시합니다.
2. 진행자가 발언권을 주었을 때 발언 시간은 2분 내로 제한합니다.
3. 독서 토론은 경청에서 시작됩니다. 진행자나 참여자는 모두 다른 사람의 발언에 집중하여 경청해야 합니다.
✅️ 어떻게 진행하나요?
- 날짜 : 12월 13일(수) 저녁 9시~ (90분 내외)
(※ 매월 1회 2주 차 수요일 저녁 9시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도서 선정은 독서토론을 통해 치유와 힐링을 돕는 책으로 선정하며 문학/비문학 구분 없이 선정합니다.)
- 토론 논제와 온라인 줌(Zoom) 링크 2일 전 오픈 채팅방 공유
- 토론 순서 : 별점과 소감 나누기, 자유논제, 선택 논제, 토론 후기 등
- 기타 : 줌 화면을 켜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부득이하게 켜지 못하는 경우 끄고 참여합니다. 줌 사용, 독서토론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 사전에 진행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브런치 작가. 숭례문학당 독서토론(리더/심화/고급)과정 수료. <책으로 통하는 아이들> 강사. 브런치와 블로그에 서평 쓰기를 2년 이상 실천 중입니다. 대학에서 문학, 심리학을 공부했고, 사람들의 마음과 소통에 관심을 기울여 한국코치협회 코치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공저로 <<행복더블클릭>> 단편소설을 출간했습니다.
《veca》
브런치 작가. 독서지도사. 숭례문학당 독서토론(리더/심화/고급)과정 수료. <책으로 통하는 아이들> 강사. 중랑학당 독서동아리 리더양성(입문/심화) 과정 수료.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에 대한 통찰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문장 필사와 함께 읽기를 즐겨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