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어렵거나 분량이 많거나 낯선 분야는 읽기 어렵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함께 읽기는 이런 장벽을 넘을 때 필요한 튼튼한 시장이다. 조금만 손을 내밀어 몸을 기울이면 편견에 빠지지 않도록 잘 잡아준다. 믿을만한 균형추와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고 만나는 자리는 고정관념의 사방을 찍는 하나의 사진관이다."
- <질문하는 독서의 힘>, 24쪽
지난 5월 15일 [김앤김 온북클럽] 14기 독서토론을 마쳤습니다. 토론 도서는 벵골 출신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줌파 라하리의 소설집으로, 1999년에 오 헨리 문학상과 펜/헤밍웨이 문학상, 2000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책인데요. 각 작품마다 특정 화자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지 않았기에 건조해 보이면서도, 대화 사이에 예기치 않은 신랄함이 번뜩이는 소설집입니다. 별점 및 소감은 3.5점에서 4.7점까지 골고루 나왔고, 다양한 시각과 서로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시야를 확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토론 후 책 내용이 평면에서 쓰리디로 확장되며 감동과 여운이 남았다.", "토론을 통해 단계적으로 내용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등의 만족도 높은 토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14기 별점 및 소감 『축복받은 집』
*기 님(4.6점) : 건조하고 담담하게 읽혔지만, 인물들의 태도나 요리, 옷차림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군더더기 없는 묘사도 좋았다. 단편을 읽고 인물들에 대해 생각하며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단편인 <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가 가장 좋았다. 토론 후 책 내용이 평면에서 쓰리디로 확장되며 감동과 여운이 남았다.
*니 님(4.4점) : 감정이 휘몰아치지 않고 담담하게 쓴 부분이 상상을 유도하는 글이었다. 단편인데도 길게 생각하게 했다. 내 가정의 문제점들을 돌아보며 문제의 해결에 관한 고민을 하게 했다. <일시적인 문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토론 후 내 생각이 단순하다는 걸 깨달았다. 다양한 시각, 생각의 폭이 확장된다고 느꼈던 토론이었다.
나* 님(3.9점) : 오정희 소설집처럼 음울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좋은 책이다. 작품의 완성도는 높았지만 선호하지 않은 취향 때문에 낮은 점수를 줬다. 토론하면서 다른 시야로 생각할 수 있어 좋았고, 다른 분들의 폭넓은 마음과 많이 다른 부분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 토론은 더욱 즐겁고 재미있었다.
*수 님(3.5점) : 단편 작품 중에 <질병통역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초콜릿을 먹는 소녀를 얘기해 주신 *기 님 덕분에 다른 부분을 보았다. 각각의 단편이 독특한 상황이었고, 시간적 공간적 배경에서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토론을 통해 단계적으로 내용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주 님(3.5점) : ‘이토록 아프지만, 이토록 불안하지만, 그래도 사랑할 수 있는 오늘이야말로 우리 생애 최고의 축복이니까’라고 말한 정여울 평론가의 이야기가 잘 맞는 책이었다. <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가 가장 좋았다. 토론 후 갇힌 시선으로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다시 자세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카 님(4.7점) : 작가 아버지 이야기였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륙>이 흥미로웠다. 두 번째 토론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라히리의 문장이 더욱 좋았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단편이 모두 좋았다. 토론을 통해 또 새로운 시각으로 확장되는 시간에 전율이 일었다. 토론을 진행하면서 가장 성장하는 건 확실히 진행자인 것 같다.
옥* 님(4.5점) : 처음엔 4.3점을 주었다가 논제를 만들면서 4.5점으로 올라갔다. 건조하다고 생각했는데 곱씹을수록 작품의 여운이 깊었다. 소통의 부재와 현실 속의 삶을 연결해 떠올리게 했다. 토론하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들으며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토론의 힘’을 느낀 시간이었다.
김민식 작가는 공대를 졸업하고 제약회사 영업사원, SF소설 번역가, 대박 드라마(‘뉴논스톱’, ‘내조의 여왕’ 등) PD, MBC 노조 부위원장, 100만 조회수의 셀럽 강연가 등 오직 재미와 열정으로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2018년 실명에 이르는 녹내장을 선고받고 2020년에는 예기치 않은 일로 MBC를 퇴사했습니다. 잘살고 있다는 믿음이 무너지면서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SNS 소통을 끊고 10년간 매일 써온 블로그마저 닫는 등 스스로 유폐시켰습니다. 오십의 나이, 실직, 대비하지 못한 노후… 불안과 외로움이 엄습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시 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의 폭력, 왕따, 외모콤플렉스, 열등감 등 이제 괜찮아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상처가 되살아나면서, 외로움은 우리 인생에 수시로 찾아오는 파도와 같음을 깨달았습니다.
『외로움 수업』은 김민식 PD가 외로움이란 파도를 어떻게 타고 넘는지, 몸과 마음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인생 서핑기입니다. 2030 젊은이들에게는 ‘혼자 가꾸어가는 단단한 삶의 태도’를, 동 시간을 살아가는 5060 중년들에게는 막막한 날들에 대한 ‘현실적인 솔루션을 전하는 외로움 가이드입니다.
* 김민식 PD의 인생 외로움 가이드
50 중에서
- 가끔은 멋지게 져도 괜찮지 않은가요.
-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면 조금 덜 외로워요.
- 곰곰이 따져보세요. 다른 사람의 시계에 맞춰 살고 있지 않은지요.
-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지세요.
- 평소 못 보았던 쪽으로 시선을 돌려봐요. 새로운 감정과 만나게 될 거예요.
- 자기 비하로 내 곁의 사람들의 하루를 망치지 말아요. 나도 더 아파져요.
- 자기 검열이라는 브레이크보다 꿈과 열망이라는 엔진으로 나아가요.
- 무얼 하고 싶은지 당장 떠오르지 않으면 우선 걷기로 해요.
- 나를 미워하는 이들에게 복수하는 길은 나도 즐겁게 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거예요.
- 내 곁에는 나를 지켜봐 주고, 장점을 알아봐 주는 이들이 반드시 있어요.
- 무기력과 외로움을 극복의 의지로 보지 마세요. 잠시 멈출 때이구나! 여유를 가져요.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좋은 책을 함께 읽고 싶은 분
- 책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싶은 분
-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키우고 싶은 분
- 독서 토론이 궁금하신 분
- [김앤김 온북클럽]이 궁금하신 분
✅️ 이렇게 토론하면 좋아요
독서 토론은 책을 중심으로 대화하는 것입니다. 같은 주제로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1. 발언 신청을 할 때에는 손을 들어 의사를 표시합니다.
2. 진행자가 발언권을 주었을 때 발언 시간은 2분 내로 제한합니다.
3. 독서 토론은 경청에서 시작됩니다. 진행자나 참여자는 모두 다른 사람의 발언에 집중하여 경청해야 합니다.
✅️ 어떻게 진행하나요?
- 날짜 : 6월 12일(수) 저녁 9시~ (90분 이상)
(※ 매월 1회 2주 차 수요일 저녁 9시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도서 선정은 독서토론을 통해 치유와 힐링을 돕는 책으로 선정하며 문학/비문학 구분 없이 선정합니다.)
- 토론 논제와 온라인 줌(Zoom) 링크 2일 전 오픈 채팅방 공유
- 토론 순서 : 별점과 소감 나누기, 자유논제, 선택 논제, 토론 후기 등
- 기타 : 줌 화면을 켜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부득이하게 켜지 못하는 경우 끄고 참여합니다. 줌 사용, 독서토론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 사전에 진행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브런치 작가. 숭례문학당 독서토론(리더/심화/고급)과정을 수료하고 '노벨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와 블로그에 서평 쓰기를 2년 이상 실천 중이며, 월간 <법무사> 지에 서평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문학, 심리학을 공부했고, 사람들의 마음과 소통에 관심을 기울여 한국코치협회 코치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공저로 <행복더블클릭> <이제야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출간했습니다.
《veca》
브런치 작가. 독서지도사. 숭례문학당 독서토론(리더/심화/고급)과정 수료하고 '노벨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책으로 통하는 아이들> 강사. 중랑학당 독서동아리 리더양성(입문/심화) 과정 수료.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에 대한 통찰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문장 필사와 함께 읽기를 즐겨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