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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Jun 14. 2021

도심 속 미니멀 라이프 삶

나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일까?

나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일까? 어느 정도 넓이의 집이 있으면 만족할까? 살아오는 동안 내가 거주할 집은 넓거나 좁았을 뿐이지 늘 있었다. 


최근에 본 영화 <노매드랜드>의 주인공 펀(프란시스 맥도맨드 주연)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집을 잃고 밴에 짐을 꾸려 노매드(유목민)의 삶을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집은 생존의 수단이고 재테크의 수단이고 부의 척도지만 집이 없는 사람도 있다.  위의 삶을 선택한 주인공 펀에게 밴은 집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사람들마다 집이 갖는 의미는 다르다.




작년에 모델하우스를 보러 간 적이 있다. 요즘 집들은 어떻게 실내 인테리어를 하는지 궁금하던 다. 모델하우스는 59/84제곱미터 두 가지 평형에 A타입, B타입으로 꾸며져 있었. 첫 번째로 59제곱미터 A타입 구조를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내가 가끔 상상해오던 구조였다.


우리 집은 아들 하나에 단출하게 세 식구가 산다. 실제 필요한 방은 두 개다.  집으로 이사 가면 작은 방 하나를 터서 거실을 넓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그런데 모델하우스의 A타입 구조가 작은 방 하나를 터서 널찍한 거실에 소파만 덩그러니 놓아두었다. 안방, 작은방, 부엌, 베란다도 짜임새 있게 공간을 활용했다. 도심 속 미니멀 라이프를 누리기에 딱 적합한 평수와 구조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우리 세 식구 생활하기에 불편함은 없다. 다만 서류상 우리 집 소유가 아닐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자가 소유의 아파트 한 채 없이 살아간다는 건 씁쓸한 일이다. 누군가와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핀잔 아닌 핀잔을 듣기도 한다. 번듯한 직장이 있고 맞벌이를 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우리 부부는 최근 가족 모임에서 공격(연령차가 많이 나는 매형 입장에서는 애정 어린 충고겠지만)을 받았다. 각자의 사정이라는 게 있는데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집을 못 산 이유를 망각했다. 우리는 왜 집을 못 샀지? 순간 자문하며 자괴감이 들었다. 그러다가 떠올렸다. 아, 맞다. 우리가 경제관념 없이 살던 시절에 보증 서서 날리고, 잘못 투자해서 날리고, 집 한 채 값은 족히 날려먹었지. 시시콜콜 얘기하기도 구차해서 인생을 잘못 산 죄인처럼 씁쓸하게 웃고 말았다.


도심 속 수도권에 영 끌 모아 내 집 마련 청약 계획을 갖고 있는 나에게 집이란 이런 의미다. 가족과 함께 의식주를 해결하고 대화를 나누고 각자 또는 함께 여가 생활하는 공간은 물론 홈오피스의 공간으로 확장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거실(홈오피스)로 걸어 나오는 순간 나의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거실 테이블 의자에 앉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긴. 온라인 줌을 다. 본캐 관련 미팅을 듣고 줌 스터디를 한다. 부캐로 온라인 독서토론과 글쓰기 수업에 참여한다. 자기 계발을 위해 짬짬이 사이버 강의를 듣는다. 집밥 또는 간편식 먹고 홈트 실내 자전거를 탄다. 테이블 옆 안마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주말 저녁엔 홈 TV로 넷플릭스 영화를 본다.


코로나 이전에 나에게 집이란 휴식의 공간이 주된 의미였다. 프리랜서이지만 미리 짜 놓은 스케줄대로 외부 활동을 하고 집에 오면 쉬기 바빴다. 이제는 홈오피스와 셰어 하는 공간이다.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혼재되어  바쁘게 돌아갈 것이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나에게 집이란 일상의 휴식 공간이고 홈오피스 공간이고 개인 여가와 자기 계발을 하는 다목적 공간이 될 것이다. 적당한 긴장감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다.




나는 도심 속 미니멀 라이프 삶을 추구한다. 노매드(유목민)의 삶은 상상하기도 싫다. 길 위의 삶을 선택한 영화 <노매드랜드> 속 주인공 펀을 따라 간접 경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도심 속 미니멀 라이프 삶을 위해 어떻게 하면 좀 더 간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다행히 나는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걸 좋아한다. 집 안 살림을 웬만해선 늘리지 않는다. 나와 생각이 다른 가족 구성원과 함께 더불어 사는지라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최대한 가족 구성원의 의견을 조율해서 주거환경에 들어가는 유지 비용을 줄이고 여가 생활을 누리고 싶다. 도심 속 미니멀 라이프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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