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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Aug 18. 2021

허약 체질과 개인주의 성향 극복하기

나의 단점을 보완하며 살아가는 법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누구에게나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나는 뭘 잘할까? 끊임없는 고민과 궁리 속에 나는 단점보다 장점을 살리려 애쓰며 살아왔다. 단점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 단점을 파고들다 보면 예민한 성격이 생각에 생각을 더해 나의 자존감을 갉아먹을 게 분명했다. 그래서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고 장점에 집중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신나는 글쓰기> 미션 주제인 나의 단점에 대해 생각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장점이든 단점이든 자신을 주도적으로 알아간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이 떠오른다. 8가지 지능 중에 '자기 이해 지능'이 있는데, 자신의 장단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능력을 하나의 중요한 지능으로 다.


'자기 이해 지능'
자기 이해 지능이란 자신이 어떤 성격을 지닌 사람인지를 이해하고 그것에 따라서 행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자기 이해 지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러한 지능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면서
살아간다고 볼 수 있다.
-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

어릴 적부터 나를 불편하게 했던 단어들이 다. 빼빼 말랐다, 예민해 보인다. 까칠해 보인다, 차가워 보인다, 말 붙이기 어렵다, 시크해 보인다, 직선적이다 등등. 한동안 잊고 살았다. 잊어버릴 만큼 극복한 걸까? 꼬리표처럼 따라붙불편한 단어들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을까? 생각을 거듭한 끝에 두 단어를 찾아냈다. '허약 체질'과 '개인주의 성향'이다.


허약 체질이 불편한 단어들을 생성했고, 개인주의 성향을 도드라지게 했다. 나는 시골 농가에서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하마터면 태어나지 못할 뻔했다. 농사일이 바쁘고 대가족 살림이 벅찼던 엄마는 할머니 몰래 나를 낳지 않을 계획이었다. 낳지 않으려고 몸이 축나도록 무리해서 농사일을 했다. 그런데 나는 엄마 뱃속에서 까지 살아남아  허약 체질로  태어났(지금은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냐고 하시지만). 병원이 흔치 않던 시절, 나는 약을 달고 살았다. 위장 기능이 약한 나는 집에서도 밖에서도 잘 먹지 않는 허약한 아이였다. 키가 작고 빼빼 마른 데다 체력이 약해 아이들하고 활발하게 어울리지 못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위장 기능이 약한 나는 조금만 먹어도 탈이 났다. 화장실을 수시로 들락거렸다. 식사할 때마다 '더 먹어. 왜 그렇게 조금 먹어. 남기지 말고 다 먹어야지. 아깝잖아' 이런 얘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뭐든 잘 먹고 활기차게 뛰노는 아이들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의기소침했다. 내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고 보호하려마음커졌다. 그러다 보니, 몸을 사린다, 소극적이다, 자기만 생각한다 등등 불편한 단어들이 따라붙었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 그런 채로 단점을 보완하려 애쓰며 성인이 되었다.


결혼하고 학원에 소속되어 아이들 논술 수업을 시작할 때였다. 수업을 진행하고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목이 쉬었다. 목이 회복될 때까지 일주일 가량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고 나서는 목에 힘을 주지 않고 대화를 이끌어가는 나만의 방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의 양을 조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해도 마찬가지였다. 내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욕심을 내면 며칠을 아팠다. 잘하고 싶고, 앞서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아야 했다.


그렇게 허약 체질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회생활을  해왔다. 그러면서 나만의 원칙을 터득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속의 거북이처럼 사는 것이다. 거북이의 꾸준함과 성실함을 장착하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며 나만의 속도로 완주하는 것이다. 경쟁 사회에서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며 살아가일이 쉽지만은 않다. 순간순간 마음의 부침이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심호흡을 다. 그리고는 거북이처럼 다시 나아간다.




오랜 세월이 흘렀다. '빼빼 말랐다'는 소리를 떼어낸지도 10년이 지났다. 프리랜서로 직업을 바꾼 후에 나의 상황은 더 좋아졌다. 내 체력에 맞게 요령껏 짬짬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끼 식사를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했다. 남편과 아들의 도움으로 집안일을 분담했다. 몸이 건강해지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나 자신을 돌보기에 급급했던 개인주의 성향이 이타적인 성향으로 조금씩 바뀌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고 유연해졌다. 허약 체질 개인주의 성향이라는 단점을 극복해온 시간들이 모여 나의 일상을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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