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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Sep 23. 2021

시련이 있긴 했지만, 나는 참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나는 참 행복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물론 나에게도 시련이 있긴 했지만 그저 훌훌 털어버렸지요. 나는 시련을 잊는 법을 터득했고, 결국 다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려 노력했습니다.(135쪽)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수오서재, 2017) 저자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의 이야기다. 모지스 할머니1860년에 태어났다.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그림을 76세에 시작해 101세까지 그렸다.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되었고 93세에는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고, 100번째 생일은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지정되었다.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때'라고 이야기할 만하다. 모지스 할머니의 자전 에세이는 나이 들어가며  쪼그라들어가 꿈 풍선에 바람을 다시 빵빵하게 불어넣어 주는 책이다.




성인이 되고 20대, 30대, 40대를 지나왔다. 20대엔 대학생활과 직장생활을 하며 매 순간 새롭고 의욕에 넘쳤다. 연극과 영화 관람, 여행 등 원 없이 취미생활을 즐겼다. 보리 음료와 사람들 속의 시끌벅적한 대화에 취해 젊음을 만끽했다. 물론 곳곳에 크고 작은 시련이 있었지만 행복의 크기에 가려졌다. 30대엔 남편과 아이와 함께 걷는 3인 1각의 삶이 이어졌다. 내 편이 둘이나 생겼지만 정작 내 안의 나는 한없이 작아졌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경단녀와 워킹맘의 출발선에서 30대와 40대의 삶을 시작했다. 20대와 달리 3인 1각의 걸음은 속도가 더뎠다. 육아와 병행하며 일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은 었다. 내 몫의 희로애락을 맞닥뜨리며  좌절하고 넘어지고 상처 받고 다시 일어나는 법을 터득했다. 아이가 성인이 되고 워킹맘에서 해방되었지만 새로운 꿈을 여는 문은 아득히 멀어 보였다. 


그런 즈음에 읽은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는 수많은 핑계와 두려움을 내려놓게 했다. '너무 늦었어', '내가 할 수 있을까' 마음속 되뇜에 답을 얻었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모지스 할머니의 따뜻한 메시지에 위로받았다.  번도 배운 적 없는 그림을 76세에 그리기 시작한 모지스 할머니 나이가 되려면 스물네 해나 남았다. 지금 이 순간, 그 무언가를 꿈꾸고 새롭게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인 것이다.




나이 들어 나는 어떤 할머니가 되어 있을까? 매일 글을 쓰는 할머니, 디지털기기로 소통하는 할머니,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할머니, 따뜻한 밥을 사는 할머니, 볼 때마다 용돈 주는 할머니, 계절마다 국내외 여행지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할머니, 좋은 어른이라는 소리를 듣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모지스 할머니처럼 '나는 참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 그런 살고 싶다.


사람들은 내게 이미 늦었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진정으로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때이거든요.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 말이에요.(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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