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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Oct 04. 2021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다

오늘을 의미 있게 사는 법 <신나는 글쓰기>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어서 마이카(My car)를 타고 출발했다. 날씨가 잔뜩 흐렸다. 날씨를 확인해 보니 낮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였다. 아, 이런, 공원에 산책을 가려고 했는데 난감했다. 친구가 입원해있는 요양병원으로 가는 길에 생각을 끌어모았다. 어디를 가야 할까.




친구는 서울에서 살다가 몇 년 전에 남편 직장을 따라 부산에 내려가 살고 있다. 작년에 서울 종합병원에서 암 수술을 받은 이후 요양병원에 주기적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작년에 친구의 암 투병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가족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직장생활을 했는데, 삶에 배신감마저 느껴졌다.



친구가 큰 수술을 하고 일 년이 지났다. 친구는 건강 회복을 위해 영양과 운동 등 모든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종합병원, 요양병원 등 직장에 출근하듯 스케줄을 관리하며 치료에 힘쓰고 있다. 실제로 병원에서 투병 중인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면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친구는 병원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궁금해할 만큼 머리카락도 풍성하게 자랐고 피부도 탱탱해졌다. 겉으로 보기에 암 투병 중인  환자로 전혀 보이지 않았다. 수술 전에 암 말기 진단을 받았던 걸 생각하면 기적에 가까운 변화였다.



병원 앞에서 친구를 태우고 흐린 거리를 달렸다. 서오릉 한정식 맛집을 검색하고 드라이브 겸 천천히 이동했다. 푸짐한 한상차림을 골고루 맛보며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배불리 먹고 나오니 여전히 비가 올 듯 말 듯 비구름만 잔뜩 머금은 채였다. 우산을 들고 우리는 서오릉 주변을 산책했다.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예쁜 카페에 들러 아아 한잔씩 손에 들고 또 걸었다. 울창한 소나무 숲 아래 들꽃 위로 팔랑이는 나비를 찰칵찰칵 사진에 담았다. 담소와 미소 속에 나비가 꽃을 맴돌듯 행복이 우리를 에워쌌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누리는 친구를 보니 나도 덩달아 행복했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고 하잖아. 이렇게 나오니 순간순간이 참 좋다."

"맞아 맞아."

웃으며 이야기하는 친구를 보며 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인생은 끝날 때까지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내 인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순간은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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