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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Oct 12. 2021

사소한 하루가 모여 삶이 되는 이야기

프리랜서의 일상


아침에 일어나면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이 먼저 '안녕'하고 인사한다. 휴대폰을 켜고 투두 리스를 확인한다. 중요한 카톡이 있는지 눈으로 훑는다. 그런 다음 양치를 하고 물을 마신다. 혈액을 타고 온 몸으로 물이 흡수되는 느낌이 참 좋다. (또 순서가 바뀌었다) 인바디 체중계 위에 올라간다. 1,2킬로 증감에 민감해하며 사소한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정기적 출퇴근이 있는 직업과 정기적 출퇴근이 없는 프리랜서 중 정기적 출퇴근이 없는 프리랜서가 더 잘 맞는다. 이삼십 대에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직업을 가졌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단순 반복되는 패턴의 일에 지루하고 답답한 감정을 느꼈다. 10년 전부터는 정기적으로 주 2회 출근하고, 그 외는 스스로 스케줄을 관리하는 프리랜서로 일을 해왔다. 프랜차이즈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교육을 주 2회 참석하고, 그 외는 고객 약속과 주문 배송 등 서비스에 관련된 일들을 스스로 계획하고 진행해왔다. 코로나 이후 주 2회 교육마저 온라인 미팅으로 바뀌었고 재택근무의 비중이 높아졌다. 일간. 주간. 월간. 년간 목표를 세우고 일정 부분 파트너사와 협업하며 오너십을 발휘한다. 지금까지 일해온 두 가지 패턴을 비교했해봤을 때, 정기적 출퇴근이 없는  프리랜서 일이 나의 기질과 성향에 잘 맞는다.



이렇게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중에도 평일과 주말에 느끼는 감정은 확연히 달라진다.

금요일 정오가 되면 일에서 느끼는 긴장감이 풀리며 2박 3일 휴가 떠나는 마음이 된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토요일 정오에 느끼던 감정인데 하루 더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다. 평일에도 비교적 자유롭게 일을 해왔지만 금요일 정오가 되면 미끄럼틀 타듯 시간이 흘러간다. 금요일 정오가 되면 마음의 허리띠가 느슨하게 풀어진다. 마음의 안식 때문인지 주말에 생기는 일들은 좀 더 가뿐하게 받아들여진다. 불규칙한 일들과 취미, 여가 활동이 경계 없이 넘나들며 나의 사소한 하루가 되고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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