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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Oct 18. 2021

꿈은 인정과 칭찬을 먹고 자란다

인정과 칭찬이 주는 힘


꿈은 인정과 칭찬을 먹고 자란다. 잘한다 잘한다 칭찬하면 더 잘하고 싶고 주위에서 무관심하거나 비판을 하면 의욕이 떨어진다. 내가 잘하는 걸 칭찬해주고 지지해주는 한마디가 내 꿈을 키워주는 자양분이 된다. 지나온 삶을 돌아봤을 때 내 꿈은 그렇게 키워졌다. 누군가의 인정과 칭찬에 힘입어 성장했다.




초등학교(그 당시엔 국민학교)에 입학하고 나는 처음으로 다른 아이들보다 잘하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학교 운동회라는 걸 참여했는데 100미터 달리기에서 1등을 한 것이다. 1, 2학년 봄가을 운동회에서 매번 1등 아니면 2등을 하면서 들은 이야기가 지금도 생생하다. "야, 맨날 너만 1등 하냐?" 키순서로 달리는 멤버가 정해지다 보니 나랑 같이 달리는 팀에 있던 반 아이가 어느 날 화를 내며 나를 노려봤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눈에 띄게 허약 체질이었는데 몸이 가벼워서인지 100미터 달리기를 잘했다.



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이 되고  달리기에 대한 기분 좋은 기억이 사라졌다. 여느 때처럼 100미터 달리기를 했는데 그날은 등수 안에 살아남은 아이들끼리 몇 번 더 시합을 거치며 인원을 줄여나갔다. 마지막까지 남은 아이들을 모아놓고 생년월일 등 인적사항을 적어갔는데, 그중에서 최종 선발된 아이들로 육상팀이 꾸려졌다. 최종 선발기준을 듣지 못한 채 나는 탈락했다. 다만 생년월일이 호적상 한해 내려가 있고 생일이 늦은 겨울이라 나이에서 밀린 건 아닐까, 혼자 유추했을 뿐이다. 그 후로 달리기에 대한 추억은 유쾌하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달리기에 대한 애정이 떠나서인지 이후로는 한때 달리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로 중간에서 맴돌았다.



칭찬에 대한 또 다른 기억으로는 여교 시절로 껑충 뛰어 올라간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친구들과의 관계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공부도 내팽개치다시피 하던 때였다. 마음 붙일 곳이 없어 노트에 낙서처럼 시를 끄적이며 시간을 보냈는데, 반 친구 몇 명이 관심을 가져주고 잘 쓴다고 칭찬해주었다. 한 아이는 문예반에서 함께 활동하자고 손잡아 주었다. 또 다른 아이는 나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야자(야간 자율학습)를 빼먹고 끝나는 시간에 맞춰 책가방을 가지러 온 나에게 물었다. "너, 문창과 간다며?" 그때 나는 정말 궁금해서 그 아이에게 문창과가 뭐냐고 되물었다. 반 친구 어느 한 명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한 채 여고시절을 방황하며 보냈지만 반 친구들의 관심과 칭찬 덕분에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또 세월이 흘러 전공과는 무관한 삶을 오래도록 살아왔다. 대학 친구 두세 명이랑 연락하고 지내는데 한 친구가 잊을만하면 한 번씩 나를 칭찬했다. "학교 다닐 때 글 좀 쓰는 애들이 몇 명 있었잖아. 그중 한 명이 너였어. 너는 글 안 쓸 거야?" 이렇게 칭찬을 받으면 그 시절의 감정이 되살아나면서 마음이 설레다. 그러던 끝에 나는 작년 여름부터 글의 세계에 입문했다. 시냇물이 강물이 되고 강물이 바다 되는 것처럼,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들이 시냇물이 되어 흘러가고 있다. 언젠가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어 어떤 모습으로 내 꿈이 완성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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