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주연종
나는 <진실>을 18,000원을 주고 샀다. 이 책은 사랑의 교회가 겪고있는 문제들을 교회측에서 바라보는 관점으로 썼다. 그동안 몰랐던 사안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어떤 각오를 가지고 행동을 했는지는 알겠다. 그런데, 나는 사랑의 교회에 다니는 신도이며 청년으로 내가 교회의 진실을 돈을 주고 사봐야 한다는 것이 정말 재밌었다. 왜냐하면 누구도 나에게 교회의 진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 사랑의 교회의 싸움을 생생하게 느끼는 것은 2013년도에 교회에서 교육하는 제자반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를 생각하면 모든 곳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있었다. 대학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시원스럽게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3년이 지난 지금 진실이 알고 싶어서 <진실>을 읽는다. 나는 이 책의 리뷰를 쓰면서 교회가 겪고 있는 사안과 사건에 대해서는 쓰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교회의 사건을 이해하는데 좋은 책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책이 잘 쓰였다기 보다는 내가 모르는 사안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을 때 책이 주관적인 점이 있어서 읽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어드바이스를 주기 위해서 글을 쓴다.
교회의 시스템의 문제? F장로의 문제?
나는 이 책이 너무 재밌어서 4시간만에 다 읽었다. 그만큼 책을 읽을 때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다. 왜냐하면 마치 추리수사물을 하나 하나 읽어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진실>이라는 책은 기승전결이 있어서 정말 글을 흡입력있게 썼다고 생각한다. 흡입력은 도대체 F장로와 반대파 사람들이 어떻게 전략을 짜고 교회를 공격하는 구도로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 F장로와 반대파 사람들을 모두 제거하면 교회는 정상적인 길을 갈 수 있는 것처럼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F장로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의 존재를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가 아주 아주 나쁜 장로라고 가정을 하고 생각을 해보면 그 하나를 뽑아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마치 세월호 사건에서 시스템적인 악을 유병언 개인에게 전가한 것과 다를바가 없다. <진실>에서 나는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것은 책을 시작하자 마자 F장로라는 사람을 악의 근원으로 만들어 그에게 모든 총구를 겨누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교회 차원에서 별로 이득이 없다고 생각한다. 진짜로 F장로가 나쁜 사람이고 D씨가 나쁜 사람이고 사리사욕을 가지고 이 일을 행했다면 근본적으로 그들을 만들어낸 교회 내의 시스템 상의 문제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모든 원인을 뒤집어 씌우는 것은 마치 교회는 완전무결하고 너희는 악이다 라는 뉘양스다. 그런데 성경을 읽어보아도 그 신앙이 좋다는 초대 교회들도 각각의 교회에 문제들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100% 신뢰할 수 없다.
이분법의 두려움
<진실>은 우리에게 인셉션을 시도한다. <진실>은 무엇인가? 독자들을 자신이 원하는 길로 인도하는 느낌이다. 왜냐하면 반대파 사람들을 사람이 아니라 추악한 괴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반대파들에게도 문제점이 있고 결함이 있다는 것은 나도 안다. 그러나 진실을 다루는 책이라면 책을 객관적 입장에서 쓰려는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논리는 극단적이다. 교회의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문제점들을 하나 하나 언급하면서 그들의 윤리적 결함을 지적한다. 누구는 5공화국 때 무슨 직책을 맡았고 누구는 땅 투기를 해서 윤리적 문제를 일으켰다고 깐다. 이런 문제로 깔 수 있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들의 개인사를 조사하고 그것을 통해서 독자들은 반대파가 도덕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집단으로 보이게 만들어 보인다. 누구나 인생을 살다보면 실수를 할 수 있고 욕망에 넘어가 죄를 지을 수 있다. 그런데 이들 또한 교회의 장로, 권사, 집사들이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있었을 때 교회는 그들을 사랑의 이름으로 감싸며 그들의 죄도 덮고 서로 좋은 시간을 보냈으리라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들이 교회를 뛰어 나가고 시위를 한다고 해서 그들의 죄를 갑자기 깐다는 것은 뭔가 슬프다. 이런 논리라면 교회에서는 나의 죄를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고 문제가 생겨서 교회와 반대입장을 가지게 되면 그 누구나 이런 일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반대파 사람들을 괴물로 만들어 이분법 구도로 독자들을 끌고 나간다. 그리하여 반대파들은 꼭 죽여야 하는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마치 교회에서 말하는 사랑과 같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과 교회의 차이점은?
나는 이 책의 저자가 책을 낸 것은 교회에서 이미 허락을 했기 때문에 이 책이 교회의 공식입장으로 생각하겠다. 그런데 <진실>은 무섭다. '초기에 엄히 대응하라',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라', '배후를 파악하라', '반대파의 특성을 인지하라' 등등 이런 문구들을 볼 때마다 군사지침서 같다. 한 번은 교회에서 대예배를 볼 때, '반대파 인원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그들이 돌아오면 따뜻하게 맞아주라'는 부목사님의 말씀이 있었다. 그런데 <진실>이라는 책을 내놓고 어떻게 반대파 사람들이 이 교회로 돌아올 수 있겠는가? 당연히 반대파 사람들을 표적에 두고 그들을 나쁜 사람들로 명명해 버렸는데 그 사람들이 돌아온들 교회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저번에 설교를 듣다가 어떤 목사님께서 자신의 교회에 동성애 남성이 교회를 오게 되었고 하나님을 믿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기존의 신도들은 그에게 겉으로는 잘 해주기는 하지만 진정으로 그에게 다가가려 하는 사람들이 적었다는 것이다. 그 교회 신도들이 악한 사람들이 아니다. 모두가 친절하고 평범한 신도들이다. 그러나 교회에는 동성애자였던 남성을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처럼 반대파에서 다시 교회로 돌아온들 그들은 반대파였다는 낙인히 찍혔기 때문에 평범하고 신실한 신도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문제가 있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교회는 죄인들의 집합소이다. 그런데 그 죄인들 사이에서 등급이 있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나는 교인으로 진실이 알고 싶다!
교회에서는 청년들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20년 후에는 젊은 세대가 교회에서 주류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이 교회의 문제에 대해서 교회 차원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다. 그런데 내가 내가 다니는 교회의 진실을 돈을 주고 알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당회에서 이야기 된 것을 성도들에게 다 밝힐 수 없는 것 또한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청년들도 알고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부에서 많은 사람들이 리더 교육을 받고 성경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대부분이 교회를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왜냐하면 청녀부의 분위기가 다르기도 하고 청년부에 갈 메리트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년부는 외부에 있는 사람들로 충원을 하게 되는데 또 그 사람들이 장년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즉, 지금 사랑의 교회에서는 젊은 리더십들이 교회를 많이 떠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교회를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교회가 커지자 교회 또한 하나의 사회처럼 되어 버렸다. 장년들은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미래 세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사라지고 소통 또한 사라지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는 더 이상 청년들의 교회 이탈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교회를 지킨다고 해도 사랑의 교회는 또 다른 장애물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진실>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교회가 왜 이런 행동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기도 했고 이해도 된다. 예배당을 지키고 예배를 지키려는 그 마음도 이해가 간다. 3년을 돌이켜 볼 때 교회나 반대파나 모두가 상처를 받았다. 그런데 3년의 기록을 돈으로 팔며 진실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나의 교회에서 내가 진실을 돈주고 사야한다니 그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나는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모르겠다. 양 쪽의 주장 속에서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진실을 어렴풋이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 자신의 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더 잘 살아가기 위해, 거짓은 진실의 그림자.'
-히가시노 게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