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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Apr 09. 2017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해보다(2) : 사유재산과 민주주의

<통치론> 존 로크


국가의 목적은 내 돈을 잘 보호해주는 것


나는 '정치권력'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그것은 사형 및 그 이하의 모든 처벌을 가할 수 있는 법률을 제정하는 권리이며, 또한 재산(property)을 규제하고 보전할 목적으로 그러한 법률을 집행하기 위해서 그리고 국가(commonwealth)를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 공동체의 무력을 오직 공공선을 위해서만 행사하는 권리다. (통치론, 까치, p.9-10)


존 로크는 국가를 개인의 사유재산을 지키는 존재로 보았다. <통치론>에서 재산은 경제적 재화로만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로크는 그 범위를 넓혀 생명과 자유를 설명할 때도 재산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즉, 국가는 개인의 재산과 생명, 자유를 보호해야만 한다. 로크 또한 '자연상태'를 규정했는데 이는 홉스의 규정과는 다르다.


자연법의 테두리 안에서 스스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서 자신의 행동을 규율하고 자신의 소유물과 인신(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의 상태이다. (통치론, 까치, p.11)


'자연상태'를 투쟁하는 개인들이 놓인 상태로 생각한 바면, 로크는 재산을 처분할 자유가 있는 상태라고 보았다. 즉, 자유를 행할 수 있는 사람은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재산이 없으면 처분할 자유가 없기 때문에 자유 없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즉, 돈이 없으면 자유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로크는 신학적 관점을 끌어 오는데 기독교에서 인간은 신을 예배하고 찬송하기 위해 태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누구도 신의 자리를 넘볼 수 없다. 로크는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이성적(계산을 잘함)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으며 타인의 자유를 범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로크의 자연상태는 홉스의 것과 다르게 편안해 보인다. 그러나 그는 시민사회를 만들자고 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로크는 이성을 욕구로 보았는데 홉스와는 달리 공적인 욕구를 추구한다고 보았다. 홉스가 개인의 이기적인 욕구를 개인으로 규정했다면 로크는 인간이란 존재를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존재로 보았다.


하나의 공동체에 함께 가입하여 하나의 정치체를 만들기로 서로 합의하는 종류의 협약만이 인간들 사이의 자연상태를 종료시키기 때문이다. (통치론, 까치, p.20)


로크는 개개인를 다수의 지배체계에 복속시켰다. 그 전제 조건은 바로 합의다. 로크는 국가라는 것, 공동체라는 것이 절차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만들어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합법적 절차가 없다면 인간의 자유는 보장될 수가 없었다. 로크는 개개인의 자유를 위해서 정치 공동체를 이룩하고 싶었다. 로크는 개인의 이성에 따르는 자율을 바탕으로 토론과 투표를 통해 공공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행정부는 영구적으로 존속하지만 입법권은 일시적 모임이었다. 입법권을 통해 로크는 법의 지배라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그렇다면 소유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득을 얻기 위해서는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그것들을 수취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마땅하다. 인클로저에 대해서 전혀 모르며, 여전히 공유지를 빌려쓰는 데에 불과한 야생의 인디언을 먹여살리는 과일이나 사슴 고기가 그의 삶을 지탱하는 데 유용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것(소유)이 되어야 한다. (통치론, 까치, p.34)


비록 대지와 모든 열등한 피조물은 만인의 공유물이지만 , 그러나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인신에 대해서는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 이것에 관해서는 그 사람 자신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의 신체의 노동과 손의 작업은 당연히 그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가 자연이 제공하고 그 안에 놓아 둔 것을 그 상태에서 꺼내어 거기에 자신의 노동을 섞고 무언가 그 자신의 것을 보태면, 그럼으로써 그것은 그의 소유가 된다. (통치론, 까치, p.35)


나 자신의 것인 노동이 그것들을 원래의 공유상태에서 제거함으로 써 나의 소유권을 그것들에 설정한다. (통치론, 까치, p.36)


신은 사람들에게 세계를 공유물로 주었다. 그러나 신은 세계를 사람들의 그것으로부터 취할 수 있는 이익과 최대한의 편익을 위해서 주었으므로, 그것이 항상 공유로 그리고 개간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이 신의 의도라고 상정할 수는 없다. 신은 세계를 근면하고 합리적인 자들이 사용하도록 주었다. (통치론, 까치, p.39)


땅에 대해서 아무런 확정된 소유권이 형성되지 않았다. 그리고나서 시간이 흐르자 동의를 통해서 그들은 상이한 영토적 경계를 확정하게 되었고 그들과 그들의 이웃간의 한도에 관해 합의하게 되었으며, 그들 내부에서는 볍률을 통해서 동일한 사회의 성원들의 소유권을 확정지었다. (통치론, 까치, p.45)


로크는 인격체를 간단하게 정의했다. 그것은 바로 소유 욕망이 있으면 누구나 인격체라는 것이다. 로크는 소유 대상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했다. 신이 준 선물에 자신의 노동을 더하면 내 것이 된다. (노동가치설) 즉, 노동이 소유권을 만드는 핵심이다. 이윤을 극대화시키는데 노동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로크는 사적인 이익을 위하여 노동을 하다보면 당연히 공적인 부가 증대될 것이라고 믿었다. 아담 스미스와 그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누구나 노동을 하고 자신의 소유물을 취한다. 그런데 같은 땅에서 같이 노동을 하면 소유권은 어떻게 되는가. 그리하여 로크는 소유권을 법으로 재정된다고 생각했다. 로크는 자연을 개간하고, 노동을 통해 소유로 만들어 소유권을 획득하는 사람을 합리적인 사람으로 생각했다. 즉, 노동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시키지 못한다면 비합리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소유하는 것은 곧 합리적인 것이다. 로크의 이런 생각은 우리가 매일 배우는 경제학 원론 제 1장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런데 소유권은 법이 보호한다고 하였다. 법을 통솔하는 것은 인간이다. 법의 내용을 바꾼다면 소유권 또한 바뀌게 된다. 



내 재산권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가?


누구든 국가의 입법권이나 최고의 권력을 가진 자는 즉흥적인 법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공포되어 널리 알려진, 확립된 일정한 법률로 다스려야 한다. 그는 또한 무사공평한 재판관을 임명하여 그로 하여금 그러한 법률에 따라 분쟁을 해결하도록 해야한다. (통치론, 까치, p.123)


입법자들이 인민의 재산을 빼앗거나 파괴하고자 기도할 경우 또는 인민을 자의적 권력하에 놓인 노예로 만들고자 할 경우, 그들은 스스로를 인민과 전쟁상태에 몰아넣는 것이며, 인민은 그로 인해 더 이상의 복종의 의무로부터 면제되며, 무력과 폭력에 대비하여 신이 모든 인간을 위해서 마련해놓은 공통의 피신처로 대피할 수 밖에 없다. (통치론, 까치, p.208)


로크의 국가는 시민 정부다. 시민들이 개개인의 욕구를 통해서 부를 창출하고 사회를 발전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소유권을 나누고 보호하는 것 또한 시민 자체가 해야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시민은 누구인가?

로크는 시민을 돈 있는 사람으로 상정했다. 국가가 미쳐 날 뛰어서 사유 재산을 빼앗으려고 한다면 시민은 저항을 할 수 있다. 재산의 중점을 둔 로크의 견해는 이제 정치가 경제와 함께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예견한 것이다.  여기서 로크의 인간관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로크는 (사유재산을 가진)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며 독립된 존재로 어느 누구도 자신의 뜻에 반해 다른 사람의 정치적인 권력에 복속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이 일정량의 자유를 포기하고 구속받는 것은 계약을 맺고 국가를 만들 때 뿐이다. 로크는 국가 권력은 국민에게 평화와 안전, 공공의 복지를 펼 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로크는 국가가 다수의 사람들의 동의에 따라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이를 돌려서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동의한 것에 불만을 품는다면 다시 리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저항권은 민주주의의 씨앗이 되었다. 로크가 자유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로크가 생각해낸 정치와 소유개념이 지금 자본주의의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아래는 목차입니다!!!!!!!!!


오늘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어쩌면 어제였나, 나는 모르겠다. 

서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12 압구정동 :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중입니다 
22 강남대성학원 : 답을 잘 찍는 사람이야말로 승자다 
30 N타워 : 나는 죽지만… 너는 살아… 왜냐하면… 
38 신촌 : 아프니까 왜 청춘이냐 
46 강남역 : 아침에는 영어 학원으로 
54 경복궁 : 설현은 안중근 의사를 몰라서 눈물을 흘렸어 
61 대학로 : 김제동의 농담 
68 한국은행 : IMF 이후 한국에 등장한 근대적 인간들 
75 KBS 방송국 : 셀카 찍는 사람들의 고독 
83 광화문 교보문고 : 1년에 한권도 읽기 힘든 당신에게 

서울 속의 우리에 관하여 
94 강남역 : 무차별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102 K-Star Road : 대중들은 아이돌을 고르느라 샤샤샤 
109 종로 3가 : 어느 개저씨의 죽음 
116 잠실 롯데월드 : 헬리콥터 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124 쉑쉑버거 강남역점 : 힐링사회의 그늘 
132 청담동 유흥업소들 : 강남패치와 희생양 
140 홍익대학교 : 홍대 앞에 나타난 거대한 일베 조각상 
147 서울시립미술관 : 이게 미술이냐 
153 선릉역 : 결국엔 무엇이 남을까 
162 광화문 광장 :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을 보다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174 서울대학교 : 대학은 학문하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다 
181 구룡마을 :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나라 
188 삼성동 한전 부지 :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권리가 있다 
195 JTBC 방송국 : 직업으로서의 기자, 소명으로서의 기자 
202 여의도 국회 의사당 : 시인이 정치인이 되는 사회 
209 여의도 증권가 :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가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217 서초동 사랑의 교회 : 사랑의 그 무게 
225 서초동 대법원 : 나의 위선의 가면이 진실된 가면이 되길 
232 신림동 : 국민을 광인이라고 배제시키지 말라 
240 서울시청 앞 광장 : 나에겐…… 우리에겐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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