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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Apr 01. 2017

민주주의 대해 생각해보다(1) : 홉스와 리바이어던

<리바이어던> 토머스 홉스


인간은 이기적 욕망에 쌓여있다.


인간은 그들 모두를 위압하는 공통 권력이 없이 살아갈 때는 전쟁상태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 전쟁은 만인에 대한 민인의 전쟁이다. (리바이어던, 동서문화사, p.131)


홉스가 바라본 세상은 무엇인가. 홉스는 왜 거대한 리바이어던이라는 괴물을 만들고 싶어했을까. 홉스의 눈에 들어왔던 세상은 당파와 당파가 서로를 물어 뜯고 음해하는 것이었다. 토마스 홉스는 <리바이어던>에서 인간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물질이며 기계론적인 존재다. 토머스 홉스는 인간은 자신이 만든 것만 인식 가능하다라고 말할 정도로 경험주의자의 면모를 보인다. 홉스는 국가라는 거대한 기계를 만들어 그에 맞는 규격화된 법칙을 만들고 싶었다. 홉스에게 있어서 거대한 기계를 구성하는 최소 요소는 바로 개인이었다. 그렇다면 홉스가 보기에 개인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모두가 평등하게 욕망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평등하게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싶은 욕망을 품고 살아간다. 홉스는 국가 이전의 시기를 '자연상태'라고 명명한다. 실제로 이런 자연상태가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홉스가 상정한 '자연상태'는 일종의 사고 실험이다. 이상 세계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것을 지켜야 한다. 그리하여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가 바로 '자연상태'다. 이런 '자연상태' 속에서 인간은 모두 자멸하고 말 것이다. 수많은 인간이 투쟁하다 나중에는 한 명만 살아남을 것이다. 인간은 이기적 존재이며 합리적 존재다. 그리하여 인간은 살아갈 방책을 찾아낸다. 그것이 바로 신의 계약이다.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계약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이기적 인간들은 '강력한 군주'라는 괴물 리바이어던에게 자신의 자유를 조금 제한받는 조건으로 모든 형태의 폭력을 위임한다. 자신의 권리를 강력한 군주에게 위임하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다시는 돌려받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우리가 신의 계약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탄생 (강력한 군주의 탄생)


완전한 자연상태에서 두려움 때문에 맺어진 신약은 지킬 의무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내 생명 대신 적에게 몸값 또는 노동을 지불하기로 약속했다면 그 계약은 구속력을 지닌다. 이것 또한 일종의 신약으로서, 나는 생명에 대한 편익을 얻고 상대는 내 생명을 빼앗는 대신 돈이나 다른 대가를 받는다는 계약이기 때문이다. (리바이어던, 동서문화사, p.144)


코멘웰스(국가)가 설립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경우이다. 다수의 인간이 합의 및 각자 사이의 계약에 의해 모든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는(대표자로서) 권리가 한 개인이나 합의체에 다수결에 의해 주어지고, 그 사람 또는 합의체에 찬성토표한 자나 반대 투표한 자가 모두 똑같이 그의 행위와 판단을 마치 자기 자신의 그것인 것처럼 승인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서로 평화롭게 살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을 목적으로 했을 때이다. (리바이어던, 동서문화사, p.179)


홉스는 '자연상태'에서 벗어나 인간이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리바이어던, 시민사회 즉 국가가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가가 탄생한 것은 인간의 이기적 욕망으로부터 나와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목숨이 날라갈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나타난 것이다. 국가는 인간의 생명 보존 욕구 때문에 나타난 것이며 머리로 계산기를 뚜드려서 계약을 맺은 집단이다. 계약을 맺는 순간 개인의 의지는 곧 군주의 의지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군주의 말에 반발할 수 없다. 이런 부분에서 근대 국가의 면모를 옅볼 수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세금을 내는 이유는 우리의 생명과 사유재산을 보장받기 위해서이다. 홉스는 사회계약에 생명 보장을 국가가 해야한다는 관점을 부각했다. 또한 국가의 본질인 합법적 폭력을 홉스의 국가에서 유추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나 미국이나 국가의 본질로 쭉 파고 또 파다보면 합법적 폭력을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국가만이 합법적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 이 폭력은 국가 내의 사회의 정의를 수호하며 전쟁을 통해 국민을 지키는 국가의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 즉 군주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재판관이 되어야 한다. 법에 따라 국가를 잘 운영하면 법치국가가 되는 것이고 합법적 폭력을 오용하게 되면 독재국가가 되는 것이다. 홉스의 국가관은 매혹적이고 합리적이다. 그렇지만 그가 생각하지 않은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과연 공평한 재판관이 되고 선한 사람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홉스의 국가에서 느끼는 점은 리바이어던의 머리를 견제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똑똑한 왕이 지배하면 괜찮겠지만 이상한 사람이 지배해도 답이 없다. 그러나 홉스의 관점에서 멍청한 지배자가 나타나는 것은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홉스에게 있어 최악의 상태는 국가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홉스의 <리바이어던>이 완전히 퇴물 취급을 받지만 <리바이어던>은 아직도 우리 세계를 움직이는 동력이다. 커먼웰스(common wealth)는 국가라고도 이해되지만 이는 공동의 부를 증진시키는 국가다. 국가는 공동의 이익을 중시하기 때문에 다수가 요구하는 것을 먼저 받아들여 정책화시킨다. 아까 국가의 의지가 개인의 의지라고 하였다. 즉, 개인들 또한 부의 축적에 초점을 가질 것이다. 부라는 것은 팽창성을 가진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을 축적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사회의 자본을 빨아 들인다. 그리고 종속시킨다. 이런 사회 속에서 개인은 개성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획일화된 인간으로 변모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홉스의 면모를 보는 것은 아이러니다.



교회의 권위를 무너트려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디모데후서 3장 16절)라는 말도 하나님이 구약성경의 저자들의 영 또는 정신을 일깨워 사람들을 가르치고, 꾸짖으며, 잘못을 바로 잡아주고 이끌어 주어 올바른 삶을 사는 데 유익한 글을 쓰게 하였다는 것을 알기 쉽게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리바이어던, 동서문화사, p.393)


그리스도의 나라를 널리 알리고 그 나라에 복종하도록 사람들을 설득하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계율과 충고로써 이끄는 권력만이 남아 있다. 그러므로 12사도와 다른 복음의 대행자들은 교사들이지 지휘관이 아니며, 그들의 가르침은 법이 아니라 유익한 충고에 지나지 않는다. (리바이어던, 동서문화사, p.478)


갑자기 뜬금 없이 3장과 4장에서는 신앙과 교회 이야기로 넘어간다. 진짜 쌩뚱맞은 것 같다. 그런데 홉스가 미쳤다고 이상한 챕터를 넣을 리는 없다. 오히려 이 부분이 더 중요해 보인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정도의 특징을 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그가 성경을 성경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붙이는 것이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는 교회에서 진짜 성령의 감동으로 예언자와 사도들이 쓴 것이다. 그런데 이를 비유적으로 보았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딴 이야기로 빠지면 이단 종교인 신천지에 똑똑한 사람이 빠질까, 멍청한 사람이 빠질까. 답은 똑똑한 사람이 빠진다. 기독교나 카톨릭을 믿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성경은 이성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을 믿어야 하는 경우가 다수다. 예수가 부활을 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이성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이는 말이 안 되고 설명이 안 된다. 이단종교들은 이런 부분을 이성적으로 설명하며 모든 것을 비유로 풀어낸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홉스가 이단이라는 것이 아니다. 홉스가 기독교를 대하는 자세는 이성의 논리로 성경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신비와 계시를 무너트리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기독교가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신비와 기적 그리고 계시 때문이었다. 이를 해체하고 이성적으로 인식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홉스의 노력이었다. 이신론적인 태도다. 그러면 홉스는 왜 기독교의 신비와 기적을 무너트리려고 했을까. 그것은 카톨릭 국가를 무너트리기 위한 것이다. 강한 힘을 가진 카톨릭이 군림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하나님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국가를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홉스의 세속적인 신 리바이어던은 설 자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홉스는 카톨릭 교회의 폭력성을 무너트리고 그 자리에 국가라는 신을 앉히려고 하는 작업을 한 것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홉스는 무신론자가 아니다. 그는 신앙의 영역을 축소시킨 것 뿐이다. 교회는 개인의 구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홉스의 교회 부수기는 근대 국가로 움직이는 세상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아래는 목차입니다!!!!!!!!!


오늘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어쩌면 어제였나, 나는 모르겠다. 

서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12 압구정동 :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중입니다 
22 강남대성학원 : 답을 잘 찍는 사람이야말로 승자다 
30 N타워 : 나는 죽지만… 너는 살아… 왜냐하면… 
38 신촌 : 아프니까 왜 청춘이냐 
46 강남역 : 아침에는 영어 학원으로 
54 경복궁 : 설현은 안중근 의사를 몰라서 눈물을 흘렸어 
61 대학로 : 김제동의 농담 
68 한국은행 : IMF 이후 한국에 등장한 근대적 인간들 
75 KBS 방송국 : 셀카 찍는 사람들의 고독 
83 광화문 교보문고 : 1년에 한권도 읽기 힘든 당신에게 

서울 속의 우리에 관하여 
94 강남역 : 무차별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102 K-Star Road : 대중들은 아이돌을 고르느라 샤샤샤 
109 종로 3가 : 어느 개저씨의 죽음 
116 잠실 롯데월드 : 헬리콥터 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124 쉑쉑버거 강남역점 : 힐링사회의 그늘 
132 청담동 유흥업소들 : 강남패치와 희생양 
140 홍익대학교 : 홍대 앞에 나타난 거대한 일베 조각상 
147 서울시립미술관 : 이게 미술이냐 
153 선릉역 : 결국엔 무엇이 남을까 
162 광화문 광장 :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을 보다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174 서울대학교 : 대학은 학문하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다 
181 구룡마을 :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나라 
188 삼성동 한전 부지 :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권리가 있다 
195 JTBC 방송국 : 직업으로서의 기자, 소명으로서의 기자 
202 여의도 국회 의사당 : 시인이 정치인이 되는 사회 
209 여의도 증권가 :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가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217 서초동 사랑의 교회 : 사랑의 그 무게 
225 서초동 대법원 : 나의 위선의 가면이 진실된 가면이 되길 
232 신림동 : 국민을 광인이라고 배제시키지 말라 
240 서울시청 앞 광장 : 나에겐…… 우리에겐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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