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성 Apr 30. 2017

민감하게 태어난 것이 죄는 아니에요. 단지 민감할 뿐!

<센서티브> 일자 샌드


나는 주위에서 '민감하다'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민감하다'라는 말의 뉘앙스를 생각해보면 이렇다. '남자가 대담해야 하는데 민감하게 반응하냐'라는 느낌을 받는다. 예전에 한 친구와 밥을 먹으로 가는데 그 친구가 우산을 바닥에 탁탁 소리를 계속 내며 걸었다. 남들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그 소리는 나의 귀에 매우 거슬렸다. 그래서 '그만 좀 해라'라고 말했더니 그 친구가 '형이 성격이 지랄같은 거야, 남들은 그 소리 그냥 넘기고  들린다 해도 말까지는 안해'라고 말이다. 지하철에서 나를 괴롭히는 소리는 가끔 껌을 딱딱 씹는 분들이 있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그러면 나는 괴롭다. 나는 환한 빛에서 글을 쓰기 보다는 약간 은은한 램프를 키고 작업을 한다. 너무 밝으면 눈이 아프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나는 민감하다. 그래서 민감한 것을 감추려고 노력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민감한게 죄를 짓는 것과 같은 것인가? 이 사회에서는?


민감한 아이들의 비극


우리(민감한 사람)의 행동은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행동방식에 부합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문화에서 자라났다. 우리 중에는 어릴 때 뭔가 문제가 있는 아이라는 비난을 들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센서티브, 다산북스, P.66)


<센서티브>에서 주장하는 바는, 민감한 사람일수록 자존감이 낮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나의 케이스를 보았을 때 그렇다. 나의 경우 자존심은 강하지만 나를 사랑하는 힘이 부족하다고 해야겠다. 일자 샌드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나 주위 사람들이 아이의 민감함에 대해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마치 병적인 것으로 취급을 하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민감한 사람의 경우 공감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아이가 민감하게 반응을 했는데 주위 사람들은 그 반응에 무관심하게 반응하거나 거부할 경우 민감한 어린이들은 마음에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아이의 무의식 속에 거절당했다는 감정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마치, 내가 사랑받지 못했다는 느낌과 같을 것이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사회에 누군가에게 거부당한다는 느낌을 극도로 두려워 한다. 이 두려움은 자기 검열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며 마치 결함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사회에서 눈치 많이 보는 사람


많은 사람이 공동체에 속하기 위해 대가를 지불한다. 남들에게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을 주는 것은 그런 대가의 한 형태다. 그러나 당신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면, 남들이 당신을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당신이 베푸는 도움을 좋아하는 건지 구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당신은 긍정적인 경험을 하면서도 결국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점점 더 낮아지게 만든다. 높은 기준을 세우고 다시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는 악순환은 당신의 자아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자신이 부과한 과도한 요구 때문에 탈진하게 된다. 자지 자신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성향은 당신을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만든다. (센서티브, 다산북스, P.70)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면 친구들은 나를 '또라이 짓'을 하는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과도한 행위를 하고 눈에 튈려는 행동을 했던 것은 내가 또래 집단에게 거절 당할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민감한 사람들의 경우 가족이나 친구의 마음에 쏙 빼들기 위해 가면을 쓴다. 내가 그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는 배제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서다. 그리하여 민감한 사람들은 높은 규칙을 만든다. 바로 성실하고 멋진 사람이 되고 자신의 민감함을 숨기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규칙이 원래 잘하는 사람이면 괜찮겠지만 민감한 사람의 경우 이런 것을 행동하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나된 삶을 사는데도 힘이 드는데 타인에게 잘보이기 위한 인공적 나를 연기한다는 것은 완수하는 것도 불가능하며 힘들다. 어떻게 되었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자존감은 낮아지게 되고 이 악순환은 계속 된다. 그러니까, 민감한 사람들은 일종의 자신을 감시한다. 자신의 민감함이 질병인 것처럼 생각하고 치료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기에 민감한 사람들의 삶은 괴롭다. 특히, 누군가에게 한 소리 들으면 눈물이 날 것이다.


민감한 것은 병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치료의 주요한 목적은 그들이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고 지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민감한 사람들은 낮은 자존감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높은 기준을 세우는 것으로 낮은 자존감을 보상받으려는 악순환의 굴레에 갇혀 있다. 그들은 높은 기준을 세우기 때문에 반복적인 실패를 경험하고, 그것을 그들의 자아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는 그런 내담자들을 상담할 때 보통 그들의 개인적 행동 규칙과 자아의식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센서티브, 다산북스, PP.193-194)


사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민감한 사람들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민감한 사람들의 경우 자신을 낮은 자존감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특히,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절대로 타인을 사랑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사랑을 할지라도 그것은 불안정한 사랑일 뿐이다. 사실, 민감하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렇게 규정한 것은 사회일 뿐이다. 그 사회가 민감한 사람을 병이나 질병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민감한 것은 사람의 특성일 뿐이다. 민감한 사람들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내면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민낮을 보는 것은 잘한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내면에 갇혀 현실을 직시하는 것을 못한다. 이럴 경우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성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대한 도피를 할 뿐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사회적 동물이며 사회에서 살아야 한다. 당연히 사회적 동물이지만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탐색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내면에 들어가는 시간이 많아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진다면 그것은 문제가 된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는 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고 사회가 말하는 민감하다는 단점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고 남을 사랑할 때 민감한 사람들이 오히려 지루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갑자기 든 생각은 누가 민감한 사람을 병자로 규정했는가.


<센서티브>가 탁월한 점은 바로 민감한 사람들을 병으로 규정하지 않고 다름으로 풀어낸 것에 있다. 사실 이 책에서 단서 정도는 주었지만 민감한 사람을 병으로 몰아 붙이는 존재는 누구인가. 바로 서구 사회다. 민감한 사람의 경우 감수성과 공감력을 통해 예술적 기질을 보이는데 민감한 사람들은 과거 신탁을 받던 사람들이기도 하며, 예술가들이며,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17세기 이후 이성이 득세하면서 이성적이지 못한 것을 모두 배제시켜 버렸다. 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민감한 것을 마치 병으로 규정하는 사회는 바로 이성 중심의 사회다. 이성하면 느껴지는 생각은 바로 차가운 머리다. 차가운 머리로 계산하고 냉정하게 행동을 요구하는데 그것에 부합되지 않아 보이는 민감한 사람들은 마치 병자로 미뤄부치는 것이다. 민감한 사람들은 병자가 아니다. 다른 것이다. 다른 것을 틀렸다고 배제시키는 것은 이성 사회의 독단일 뿐이다.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민성입니다.

제가 책을 냈습니다. 서울을 돌아다니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생각을 책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5월 모든 서점에 <서울 르포라이터 도전기>가 나옵니다!!!!!!

감사합니다.


아래는 목차입니다!!!!!!!!!


오늘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어쩌면 어제였나, 나는 모르겠다. 

서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12 압구정동 :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중입니다 
22 강남대성학원 : 답을 잘 찍는 사람이야말로 승자다 
30 N타워 : 나는 죽지만… 너는 살아… 왜냐하면… 
38 신촌 : 아프니까 왜 청춘이냐 
46 강남역 : 아침에는 영어 학원으로 
54 경복궁 : 설현은 안중근 의사를 몰라서 눈물을 흘렸어 
61 대학로 : 김제동의 농담 
68 한국은행 : IMF 이후 한국에 등장한 근대적 인간들 
75 KBS 방송국 : 셀카 찍는 사람들의 고독 
83 광화문 교보문고 : 1년에 한권도 읽기 힘든 당신에게 

서울 속의 우리에 관하여 
94 강남역 : 무차별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102 K-Star Road : 대중들은 아이돌을 고르느라 샤샤샤 
109 종로 3가 : 어느 개저씨의 죽음 
116 잠실 롯데월드 : 헬리콥터 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124 쉑쉑버거 강남역점 : 힐링사회의 그늘 
132 청담동 유흥업소들 : 강남패치와 희생양 
140 홍익대학교 : 홍대 앞에 나타난 거대한 일베 조각상 
147 서울시립미술관 : 이게 미술이냐 
153 선릉역 : 결국엔 무엇이 남을까 
162 광화문 광장 :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을 보다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174 서울대학교 : 대학은 학문하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다 
181 구룡마을 :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나라 
188 삼성동 한전 부지 :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권리가 있다 
195 JTBC 방송국 : 직업으로서의 기자, 소명으로서의 기자 
202 여의도 국회 의사당 : 시인이 정치인이 되는 사회 
209 여의도 증권가 :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가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217 서초동 사랑의 교회 : 사랑의 그 무게 
225 서초동 대법원 : 나의 위선의 가면이 진실된 가면이 되길 
232 신림동 : 국민을 광인이라고 배제시키지 말라 
240 서울시청 앞 광장 : 나에겐…… 우리에겐 꿈이 있다 


책구매는 아래 링크입니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4940472&orderClick=LAG&Kc=


https://brunch.co.kr/publish


매거진의 이전글 <국가란 무엇인가>유시민 작가가 무명 작가에게 한 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