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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Sep 24. 2017

민주주의와 노동

<민주주의의 시간> 박상훈


<민주주의의 시간>은 두 파트로 나뉜다. 앞 부분은 민주주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민주주의를 알려주는 부분이고 후반부는 저자가 생각하는 이상적 정치체제를 이야기한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작동되야 하는가?


민주주의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정치체제'가 아니다. 어떤 정치철학자도 민주주의를 '최선의 정체'로 정의한 적은 없다. 민주주의는 그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개선해 가려는 불완전한 인간의 부단한 노력 언저리에 위해 있는 제도이자 규범일 뿐, 어떤 완성된 목적지를 갖고 있는 체제가 아니다. 그러므로 인간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갈등과 긴장이 다른 어떤 체제보다 많이 표출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의 시간, 후마니스트, p.57)


무엇보다도 그는 민주주의의 본질이, 소수 엘리트 지식인들만 알 수 있는 그 어떤  참된 지식이나 실질적 가치에 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민주주의냐 아니냐를 구분 짓는 것은 공적 논의와 결정의 과정에 평등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절차적 조건'이 어떤한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로버트 달)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민주주의의 시간, 후마니스트, p.64)


시민은 개인적으로서가 아니라 집단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하며, 이들 시민 집단 사이의 힘의 균형 위에서 민주정치가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시간, 후마니스트, p.65)


교육 수준 내지 재산의 유무와 상관없이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평등한 시민권을 발휘하는 대중민주주의의 위대함을 그 어떤 체제도 쉽게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확고한 생각이다. (민주주의의 시간, 후마니스트, p.70)


우리는 생각한다. 어떻게 무능한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을 해보았을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완벽하지 않다. 오히려 차선의 선택이 민주주의다. 사실 따지고 보면 독재정치가 오히려 민주주의보다 더 멋진 정치체제가 될 수 있다. 단, 전제가 있다면 예수님 같은 지도자가 나타나서 통치를 한다고 가정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일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존재는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류가 발전하면 차선으로 찾은 것은 바로 민주주의다. 민주주의의 힘은 바로 민주주의의 주인이 바로 시민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 하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언제나 시끄럽다. 왜냐하면 모두가 각자의 의견과 원하는 것이 있고 서로 갈등하고 토론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이런 서로 다른 이해관계 속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잘 대변하는 대표인 정치인과 대통령을 뽑는다. 지도자들을 뽑을 때 민주주의의 꽃은 바로 절차적 민주주의다. 그 어떤 결정이라도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절차에 따라 선택된 결정에 대해 사람들이 승복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바로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


정당이 좋아지지 않으면 제아무리 선거를 하고 제도를 바꾸고 화려한 정책을 약속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으며 오히려 나빠질 수 밖에 없다. 한국처럼 '국정 담론'이 많고 공약이 많아도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정치가 사회 속에서 책임성을 구속받을 수 있는 조직적 기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시간, 후마니스트, p.87)


입법부와 정당은 민주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 (민주주의의 시간, 후마니스트, p.117)


저자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핵심은 바로, 의원내각제와 다수의 정당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상태다. 사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대통령제와 다수 당의 공존은 정치공학적으로 보았을 때, 놀랍고 신비한 상태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통치를 하려고 하면, 다수의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 사실, 대통령제와 맞는 정치체제는 바로 양당체제다. 그래야, 대통령이 통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다수의 당이 공존하는 정치체제에서는 의원내각제가 옳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저자는 정당과 국회의 힘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의원내각제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나는 저자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의 생각은 매우 합리적인 것이다. 그런, 저자의 생각이 빼먹은 변수가 하나 있다면 바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의 특수성이다. 한국에서 의원내각제를 실시한다고 한다면 시민들은 싫어할 것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87년 이후 대통령을 직접 뽑았다. 대통령을 직접 뽑는 그 느낌은 우리가 정치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대한민국은 압축적 근대화를 통해 정부의 주도하에 경제 발전을 이룩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는 강한 지도자에 대한 향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의원내각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혁명적인 사건이 없는 이상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모든 것을 다 제하고 본다 하여도 정당의 정치인들이 대통령 보다 성숙하고 통치를 잘 한다고 보장할 근거는 정말 없어 보인다.



구체적 노동에서 추상적 노동으로!


사실 평범한 보통 사람들보다 교육받은 중산층들이 더 편협하고 이데올로기에 취약하다. 편견과 고정관념, 허위의식에도 잘 빠진다. 실제 삶의 경험된 현실보다 관념과 의식을 통해 사유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시간, 후마니스트, p.71)


자본주의 체제에서 노동은 가장 중요한 생산자 집단으로, 그 수에 있어서나 조직적 잠재력에 있어서 그에 견줄 만한 세력은 없다. 따라서 이들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이해되느냐에 따라 그 나라 민주주의의 내용과 질은 크게 달라진다. (민주주의의 시간, 후마니스트, p.179)


저자가 생가가하는 민주주의의 또다른 힘은 바로 노동의 힘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조금 고민을 해보아야 할 문제다. 데이비드 하비가 쓴 <파리, 모더니티>는 파리가 자본주의화됨에 따라 근대화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그 중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바로 도시 노동자의 탄생이다. 근대화 이전 파리의 노동의 중심을 맡고 있었던 것은 바로 수공업자들이었다. 하지만, 제2재정과 오스망은 국가의 힘을 강하게 하기 위해 파리 개조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개조 사업은 브르주아 즉 자본가에게 힘을 실어주는 계기를 마련했다. 효율성과 능률성에 따라 노동은 구체적 노동에서 추상적 노동으로 변화된다. 과거에 구체적 노동에서는 한 사람의 장인이 칼 한 자루를 만들었다면 추상적 노동 상태에서는  칼 한 자루를 만들기 위해서 무려 아홉 가지의 기술이 모여야 완성이 되게 변했다. 즉, 노동의 전문성은 사라지고 분업화에 따라 하나의 부품만을 만드는 단순 노동이 진행된 것이다. 제2재정이 파탄이 나고 착취가 심해지자 노동자들은 파리코뮌에 동참하게 된다. 파리 코뮌이 혁명을 일으켜 개혁에 대한 방향을 말할 때, 그 내용은 노동자들의 인권과 착취에 대한 반발이었다. 그들이 사회주의 노선을 따랐지만 현대의 시각에서 그들의 개혁 방향은 매우 민주적이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과 프랑스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한민국과 조선은 완전히 단절되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과 조선인은 완전히 다른 멘탈리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노동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면 서양의 예처럼 전통이나 역사성을 가지고 있기 보다는 1960-70년대에 갑자기 등장했다. 또한 정부와 재벌 주도하에 압축적 근대화가 이룩되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강한 힘을 가지기가 상대적으로 힘들었다. 즉, 대한민국 사회에서 노동의 힘에 대해 기대를 거는 것은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시대를 보면 재벌은 너무 강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오로지 노동의 힘에 의지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는 것은 매우 이론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생각은 이론적으로 잘 짜여져 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의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배제해한 상태의 결론이라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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