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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Feb 07. 2016

베테랑, 내부자들, 이기려다 침몰한 영화 <검사외전>

<검사외전> 배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배가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검사외전이 딱 이 말에 맞는 말이다. <배태랑> <희말라야>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던 황정민과 <검은 사제들>에서 꽃미남 사재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강동원이 모여서 너무나 기대되는 영화였다. 포스터에 나온 것처럼 나는 둘이 교도소를 탈출해서 복수를 하는 줄 알았는데, 너무나 많은 것을 잡으려다가 기대를 저버리게 만든 영화같다.



파트너십? 이라기 보다는 개인 플레이


미드 중에 <White collar>라는 드라마가 있다. 사기꾼인 닐 카프리와 FBI 요원인 피터 바크가 서로 도움을 주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재미는 FBI 요원이라는 사회의 규율에 묶여있는 요원과 불법을 통해서 FBI가 접근 못하는 증거를 가지고 오는 사기꾼의 협력적 파트너십이 드라마의 재미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한국판 <White Collar>를 보는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검사를 연기한 황정민이 취조를 하다 윗 사람들에게 찍혀서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5년이 흐른 후 사기꾼인 강동원이 들어아와서 둘이 서로 만나서 탈출을 꿈꾼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황정민과 강동원이 감옥에서 만나는 시간이 느낌 상으로는 20분이 되지 않았다. 검사의 능력으로 강동원을 간단하게 무죄로 만들어 밖에서 강동원이 증거를 모은다는 것이다. 솔직히, 포스터 내용이랑 너무 다르다. 그냥 영화를 딱 갈라서 전반부는 황정민이 검사 일을 하면서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가서 적응하다가, 교도소의 왕이 되는 전반부와, 황정민의 명을 듣고 정보를 캐내는 강동원의 영화로 설명이 된다. 즉, 둘의 협력적인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수없이 많은 우연의 연속


<검사외전>이 솔직히 무슨 장르인지 모르겠다. 더욱이 나아가서 영화의 긴장감을 감소시키는 것이 바로 우연적 전개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베태랑>이나 <내부자들>과 비교를 해보면 그 느낌이 확 들어나는데, 세 작품 모두다 재벌, 언론, 사법권이라는 사회 지도층에 대한 비판의식을 가지고 만든 영화다. <베태랑>의 경우, 가벼운 개그적 요소가 있었지만 유아인이 연기한 조태오의 어두운 모습을 통해서 가볍지만 깊은 느낌을 주었다. <내부자들>의 경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거운 영화였으며, 현실적이었다. 하지만, <검사외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개그요소를 넣으려고 했던 것 같다. 황정민 쪽이 나름 무거운 면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강동원 쪽의 사기꾼 캐릭터가 너무 촐랑대고 개그 캐릭터여서 진지한 재미가 없었다. 또한, 개연성의 문제가 큰 데, <검사외전>은 진짜 우연의 연속이다. 영화의 80%가 우연에 좌지우지 되어 재미가 없었다.


캐릭터의 깊이가 없다.


강동원이 연기한 사기꾼의 경우 정말 캐릭터성이 없다. 영화 처음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촐랑대는 모습이다.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인물의 입체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강동원이 연기한 인물은 내적 고민도 없으며, 조금만 일이 틀어지면 툭 도망치려고 한다. 이런 가벼운 모습이 영화의 재미를 반감한다. 그런데 문제는 강동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화정민의 진지했던 캐릭터 또한 같이 바닷 속으로 침몰해 버린다. 솔직히, 차라리 두 캐릭터들을 따로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짬뽕을 만들어서 슬프다. 다만, 남자가 보아도 강동원은 정말 잘생겼더라...



총평


<검사외전>은 출중한 배우들을 썼지만, 영화의 내용이 너무 빈약하면서 <베테랑>과 <내부자들>과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다루었기 때문에 죽도 밥도 아닌 영화가 되었다. <검사외전>은 사회 지도층의 부패에 대한 비판을 하려 했으나 그 방식이 산으로 갔고, 인물의 성격이 평면적이고, 튀는 두 배우의 융합이 실패한 결과이다. 내가 이런 후기를 쓰는 이유는 실망도 했지만 같이 보러 갔던 사람한테 진짜 심하게 욕을 먹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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