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원강사들이 대신 생각해주는 사회가 싫다.
최근 한 유명 수능 인터넷 강사가 사이비 종교 의혹에 휩싸였다. 내가 그녀를 처음 본 것은 바로 유튜브 영상이었다. 그녀의 입담을 보았을 때 참 재밌었다. 그녀는 많은 감수성이 풍부한 학생들에게 많은 귀감을 주었고 가르치는 영상 또한 훌륭했다. 그래서 가끔 추천 영상이 나오면 챙겨보았다. 그런데, 나는 댓글을 보고 놀랐다. 수많은 수험생들과 20-30대가 그녀의 영상에 환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이 강사에게만 그런 것인가? 아니다. 시험을 잘 보게 하기 위해서 'XXX 쌤의 독설', 'XXX쌤의 쓴소리' 등 거의 언어 폭력과 오로지 승자만을 중시하는 미친 영상들이 올라왔다. 또한, 어떤 수능 강사는 댓글 조작 회사까지 설립해서 댓글을 조작해 시장을 깨트리는 만행까지 저지르며 2020년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나는 한 때, 수능 강사가 되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를 가르친 선생님들이 너무 멋져 보였고, 그들의 말이 진리 같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세상에는 훌륭한 강사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고3이 지나서 성인이 되어서도 수능 때의 강사들이 그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어쩌면 잘못된 생각을 주입하는 그들이 참 싫다.
우리는 나이를 먹어도 수능 강사들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롭지 못한가?
참 재밌는 점은 학원 강사들의 20-30대가 끊임없이 수능강사들의 쓴소리를 듣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수능시험은 매우 중요하고, 출신 대학이 곧 직장을 좌지우지 한다. 좋은 대학에 보내준 학생들에게 인터넷 강사들은 신처럼 여겨질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수능시험이라는 제도가 한 개인이 생각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그냥 엉덩이를 붙여서 답만 잘 찍고, 최근에는 학생부 전형으로 대학을 가는 마당에 '홀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과연 우리에게 있는가? 우리 수험생들은 너무 바쁘다.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도 암기와 찍기에 특화된 대부분의 학생들은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전무후무하다. 그것을 매꿔주는 것이 바로 강사들의 쓴소리로 포장된 독설이다. 대학의 목표는 학문하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다. 즉, 학문을 하려면 자신이 홀로 생각하고 글을 쓰고 자신의 사고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대학은 취업 양성소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홀로 생각하는 힘이 존재하는 학생이 얼마나 있을까? 내가 아주 사랑하는 경제학의 아버지께서는 '점점 학생들의 수준이 해를 거듭할 수록 내려간다'는 말씀을 하셨다. 여하튼, 많은 성인들이 끊임없이 바보 같은 쓴소리를 찾는 이유는 동기부여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서 매일 동기부여 영상만을 찾는 사람들은 참 슬픈 존재들이다. 자신 홀로 동기부여도 못하고, 목표도 세우지 못하는 좀비들이기 때문이다. 생각도 하지 못하고 홀로 인생의 목표까지 세우지 못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인간이 아니라 걸어다니는 좀비일 뿐이다.
학원강사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대박치는 것은 멍청한 자기계발서
홀로 생각도 못하고 목표도 세우지 못하며 학원 강사들이 대신 해주는 사람들이 찾는 것은 바로 자기계발서와 자기계발 강사들이다.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당연히 무엇인가를 배운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나, 자기계발서에는 매일 말하는 레파토리가 세 가지 정도다. 습관이 자신을 만든다... 믿으면 이루어진다.... 마음에 상처를 치유해서 자존감을 높이자!!!! 그런데, 서점을 돌아다니다 보면 언제나 자기계발서들은 베스트셀러에 들어있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수험생 수가 감소하는 수능시장판에서 몇몇 강사들은 대중을 놓고 강의를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은 교양을 가르치고, 몇몇은 자기개발을 가르친다.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그들이 학원강사로 가르치는 능력은 당연히 탁월하겠지만 그들의 사고의 폭과 학문을 이해하는 부분이 과연 학문하는 사람급인가 하는 것이다. 오류가 있는 강의를 하면서 그것에 대해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대중의 모습을 보면 학원강사들이 과연 대중을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런데, 문제는 대중이 그들에게 환호하고 그들의 친숙성 때문에 그들은 계속 그들의 삶을 연명한다.
학원강사들이 지배하는 세상에는 희망이 있는가?
몇몇 학원강사는 수능을 접고 공무원 시험의 선생님이 되었다. 재밌는 현상이다. 어떤 이에게 학원강사는 신 같은 존재일 것이다. 학원강사라는 신은 온전하지 못하다. 그들도 사람일 뿐이며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에게 능력은 수능시험에 최적화된 교육 컨텐츠를 제공할 뿐이다. 그들의 영상을 찾아보며 겨우겨우 동기부여를 하며, 그들이 마치 신인 것처럼 모셔지는 이 현상에서 과연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을까?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홀로 사고'하는 힘이다. 자신이 깊이 고민하며 자신의 사고에 책임을 지며, 진지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제발, 이제는 학원 강사들의 쓴소리에 휘둘리지 말자. 그들의 말은 오로지 공부를 독하게 하고, 좋은 대학에 가서 승리자만 되는 것을 중시한다. 그들의 말에는 경쟁에서 배재된 사람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 한국 사회가 더 좋은 나라, 더 멋진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선을 긋는 연습을 해야한다. 비정상적인 입시교육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학원강사들의 강의를 듣되, 그들이 자신의 삶의 지표가 되고 생각을 대신해주는 노예의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