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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Dec 16. 2019

밀레니얼 엄마들이 나타났다!

밀레니얼 맘들은 어떻게 SNS의 주역이 되었는가

 3년 전, 한 독서 모임에서 알랭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 대한 책을 읽었었다. 독서 모임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제일 재밌던 인사이트는 알랭드 보통이 그동안 한국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랑' 문제를 다루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레파토리는 연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풋풋한 남녀의 사랑, 재벌 남자와 가난한 여성이 사랑에 빠지는 이런 스토리들이 나오면서 남녀는 서로 투닥투닥 거리며 최종적으로 결혼에 도달하는 것이 한국에서 사랑을 다루는 방식이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적어도 2016년까지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사랑이라는 것은 연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연애에는 모든 초점을 맞췄지만 정작 현실적인 문제인 연애 이후 결혼에 대한 현실적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극의 재미를 위해 재판 과정에는 전혀 초점을 맞추지 않고 범죄자를 잡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형사물과 비슷한 전재라고 하겠다. 2019년 현재 트렌드가 변화했다. 결혼을 한 여성들은 이상적 연애의 모습을 거부하고 현실적인 결혼 후의 삶에 대한 글들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브런치를 보면 나는 개인적으로 읽지는 않지만 상위권의 글을 차지하는 것은 결혼을 한 여성들의 글들이다. 나는 이들의 글을 보면서 글의 완결성이나 깊은 배움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글이 언제나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그들은 글은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으며 공감을 산다고 할 수 있다. 즉, 이것은 새로운 트렌드를 예고하는 것이다.



밀레니얼 맘들의 등장


 최근에 졸업 논문을 쓰고 어쩌다 발견한 것이 바로 세대의 특징이다. 사실 90년대 생이나 밀레니얼 세대나 세대를 정확히 자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이는 학문적인 정확성으로 구분한 것이 아니라 대충 '특정 세대를 지칭하는구나'로 이해를 하면 좋겠다. 나는 밀레니얼 세대를 81년생부터 93년생으로 구분을 한다. 연구를 해보았을 때, 밀레니얼 세대의 제일 큰 특징은 바로 결혼의 유무다. 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을 한 사람과 아닌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 자체가 완전히 변화하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엄마들의 특징은 SNS를 앞 세대보다 많이 사용하는데, 자신을 지칭하는 해시테그가 눈여겨 볼만했다. 바로, #철수맘, #영희맘, #도치맘, #원숭이띠맘, #아들맘, #딸맘, 등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의 자식과 맘(mom)이라는 단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었다. 석사 학위논문을 쓸 때, 처음에는 밀레니얼 엄마들이 밀레니얼 세대의 모든 속성과 특징을 잃어 버리고 대한민국의 어머니로 획일화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의 트렌드를 보았을 때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자각했다. 밀레니얼 세대 혹은 90년대생의 특징 중 제일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자기표현 욕구(Self-Expression)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음식을 먹을 때 자신의 얼굴을 찍으며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한다. 서울의 핫플레이스의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분석하면 셀카와 관련된 해시태그, 자신의 패션, 자신의 연애하는 사항 등을 표현한다. 즉, 밀레니얼 세대와 비밀레니얼 세대를 구분하는 것은 자기표현 욕구를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리하여 밀레니얼 세대는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개수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경향이 매우 크다. 그런데, 이런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표현 욕구는 결혼을 하고도 나타난다고 보았다. 자신의 육아 경험, 자신의 시집살이, 자신이 무엇을 먹고 어디에 소비를 하는지 인스타그램을 보면 아주 잘 나왔다. 특히, 밀레니얼 맘들의 특징은 자신의 삶을 일기 쓰듯이 SNS에 기록을 하며 아이의 사진과 함께 서로를 엄마들 간에 서로를 지지해주고 서로 도움을 준다.



밀레니얼 맘들에게 사랑은 로멘스가 아니라 현실이다.


밀레니얼 맘들에게 있어서 재밌는 점은 그들이 절대로 사랑을 낭먼적인 것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집살이를 하는 고충, 육아에 대한 고민, 친정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남편과 지내는 법 등 다양한 컨텐츠가 글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재밌는 트렌드인데, 2016년 정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연애를 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다. 연애를 할 때 사람들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본다. 언제나 낭만적인 연애가 우리의 삶을 지탱해줄 것이라고 꿈꾼다. 그러나 결혼은 현실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어머니의 입장에서 결혼은 전혀 낭만적이지 않다. 나의 학위 논문을 쓰기 전까지 육아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매우 추상적으로 이해를 했었다. 그러나, 육아는 정말 힘든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부부와 아이의 관계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한국에서 결혼이라는 것은 나의 가정 뿐만 아니라 남편의 부모, 아내의 부모 그리고 친적들이 함께 고려가 되어야 한다. 또한, 인스타그램에서 밀레니얼 맘들의 글을 읽어보면 밀레니얼 엄마들의 특징은 그들의 모든 라이프 스타일 자체가 아이에 모든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그리하여, 아이를 위해 살고, 아이를 위해 죽을 때까지 노동을 해야하는 삶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밀레니얼 맘들 또한 가고 싶은 곳이 많겠지만 아이의 행동반경이 넓지 않기 때문에 아이를 양육하고 현장체험을 하고 영화를 보러가기 쉽지 않으며 아이의 입맛에 맞춰 음식을 골라야 한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을 슬픈 존재들이다.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육아의 중압감을 호소할 곳이 필요하다. 친정 어머니라고 해도 자신의 아픔을 모두 말할 수 없지 않은가?


SNS에로 나온 밀레니얼 맘들 그리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그들


SNS에서 밀레니얼 맘들이 나타나고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페에 밀레니얼 맘들이 나타나는 심리의 핵심은 바로 '공감'이다. 밀레니얼 맘들의 자기표현 욕구는 SNS에서 자신의 삶과 글을 통해 나타나고 비슷한 처지의 밀레니얼 맘들은 서로를 지지해주고 가끔은 시어머니를 같이 욕해주며 육아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도 하며 서로의 마음을 공감해준다. 재밌는 지점이다. 이제 엄마들은 솔직한 자신의 삶에 대한 표현을 하고 그것을 다른 엄마들이 소비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컨텐츠는 연애의 풋풋한 삶을 보여주지 않는다. 실재로 결혼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리얼리티 쇼로 보여주는 시대다. 이제 모든 것이 현실로 다가가는 시대다. SNS에는 은밀한 자신의 삶과 고충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이에 열광을 한다. 이제 컨텐츠의 미래는 공감이다. 당연히 이런 진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고통에 대한 공감을 잘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변화무쌍한 트렌드 속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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