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겠다는 내 결심은 마치 황조가를 쓰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여자친구는 미국에 떠나 있고, 그런 여자친구의 근황 사진을 보니 미친듯이 그립고, 나는 정체되어 있으니 있지도 않은 꾀꼬리들이 꾀꼴꾀꼴 노래를 부르는 것만 같았다. 나는 최근 집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는데, 가끔 외출을 할 때도 커플들이나 상대적으로 나보다 젊은 사람을 보며 기분이 안좋아만지기 일수 였다. 나는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며칠 후면 33세가 된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이른 섬찟함이 다가온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쓰고 싶었다. 자랑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여자친구가 아름답다는 말을 그럴듯하게 늘어놓고 내 실제로 그러한 애달픈 사랑을 수놓아 나의 기분도 조금 업시키고 나의 글을 기다리는 여자친구에게 조그만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실제로, 여자친구는 매우 아름답다. 나는 오늘 인스타그램을 보며 또 한번 느꼈는데, 떨어져 있는 상황이니 만큼 이는 나에게 또 다른 비애감을 가져와준다. 짝사랑을 하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나도 표현을 잘 못하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나는 글쓰기 페이지를 열면서 마음을 조금 달리 한다.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제목을 반항하는 인간으로 정하고, 상황을 개선시키고, 여자친구에게 내 사랑 표현을 조금 더 잘해보자는 다짐을 글로 옮기기로 한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솔직히 "그래봤자 여자친구는 멀리 있어."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상황은 개선이 되야하고, 내 사랑은 더 꾀꼬리 소리 같이 들려야하니, 이 글의 제목을 '반항하는 인간' 이라고 지었던 것이 '황조가'라고 지었던 것보다 낫지 않나 싶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아마 오늘보다 한층 더 외로운 날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곧 새해가 다가오면, 나는 조금 더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게될 지도 모르겠다. 요즘 만화책을 많이 읽는데, 장르적 특성상 아무래도 격투 장면이나 전쟁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일상은 다르다. 나는 반항을 하되 아마 혁명을 일으키진 못할 것이다. 그러기엔 난 아직 부족하고, 여자친구 말 처럼 모든 것, 특히 중요한 것은 천천히 진행된다. 그저 내가 알기로 모든 것은 기록이 선행되어야하고, 다짐은 글로 새기며 공고해 지는 것이기에 나는 오늘 작은 반항을 하지 않았나 스스로를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