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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나메나 Apr 28. 2023

너무 많은 Think About’ Chu

 그제는 Asoto Union의 Think About’ Chu를 들었다. 사랑을 처음 접하기도 전, 사랑에 대한 관심 또한 무색 무취인 어릴 때부터 들었던 노래다. 언제였더라, 아마 고등학교 때였을 것이다. 처음 듣고는, 사랑은 이런건가? 했던 기억이 든다. 하지만, 노래는 끝나고 Asoto Union의 Think About’ Chu 의 다음 곡이 Dynamite인 것처럼. 그 어렴풋한 감상은 사라지고 사랑에 대한 관심은 다시 연기처럼 뿌여지고 하늘로 흩날렸다.

 그러던 내가 사람을 좋아했다. 사랑을 하게 된다. 너무 많은 그녀들이지만 내가 음악을 들려주었다는 데에 일관된 공통점을 가진다. 그들은 내가 음악을 틀어주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몇가지 내 비장의 무기들이 생긴다. Lupe Fiasco의 Paris, Tokyo라던지 말이다. Daft Punk의 Something About Us 따위… 하지만 이 노래를 따라갈 순 없었다. 그만큼 Think About’ Chu는 내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많이도 즐긴 노래다. 사랑에 대한 열기가 Dynamite처럼 폭발하던 시절, 나는 항상 이 노래를 틀어놓고 그녀들과 사랑을 나눴다.

 언제나 문제는 반복이다. 쳇바퀴이자, 권태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결과였지만, 폭발하는 젊음은 나를 여기 저기로 자리를 옮기게끔 만들었고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며 사랑을 나눈 사람들의 명 수를 세지 못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드는 요즘이다. Marvin Gaye를 들으며 수많은 샤도네이를 흘려 보냈다.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불과 며칠 전에도 그랬다는 것을 상기하며 한숨이 나온다. Think About’ Chu가 시시콜콜해진 마당에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연애에 공백기가 있었으니 정말 참으로 오랜만에 들은 Think About’ Chu 다. 하지만 반갑다기보다, 불편한 손님처럼 느껴졌다. 이 노래는 우리 집으로 예고도 없이 들어오더니, 나에게 사진 앨범들을 요구한다. 이 사람은 누구니, 저 사람은 누구니. 너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니… 그리고는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노래도,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내 귀에서 계속 곁에 있다. 묻는다. 너는 아직 사랑을 할 수 있니… 리핏된 노래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오늘도 쳇바퀴를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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