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워홀이 원래 이렇게 고달픈가?
첫 시드니의 인상은 정말 별로였다.
시끄럽고 복잡했고 구글맵 GPS도 잘 안 잡혔다.
길을 얼마나 헤맸는지 모르겠다.
시드니 시티 내에는 주차 공간이 정말 없다.
멋도 모르고 들어간 유료 주차장에는 우리 차만큼 후진 차가 없었다.
비싸봐야 얼마나 비싸겠냐 하고 사용했던 유료 주차장에선
우리 부부가 지출하는 하루 숙박비의 두 배에 달하는 주차비가 발생했다.
시드니에 온 지 이틀째 나는 성수에게 얘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드니에 우리의 숙소를 마련했다.
대도시 답게 방 한칸 가격도 비쌌다.
하기나름이겠지만, 이 곳에서는 돈을 모으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얼른 이 곳을 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을 구할때도 비교적 쉽게 그만둘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청소일.
청소일은 둘이서 함께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 중 하나였다.
보통은 일당직을 쓰는 일이 많은 직업이라 우리가 그만두더라도 일 할 사람이 많은 일이기도 해서
오래 일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덜 했다.
농작물 따며 개고생한 우리에겐남들이 그렇게 힘들다는 청소일이 그다지 힘들지도 않았다.
며칠 하다보니 문득 시드니에 살면서 둘이서 팀으로 청소 다니면서 돈 모으는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실제로 팀으로 움직이는 커플이 많다는 얘길 들었던 것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에 한 몫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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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집-일-집을 반복하며 한동안 평화로운 시드니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일하는 동안 우리는 청소 사장과 함께 셋이 일을 다녔다.
따로 출근지가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었고 사장이 매일 우리 집 근처로 픽업을 오곤 했었는데,
사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늦잠을 잤다.
픽업장소에서 삼십분에서 길게는 한시간까지 기다리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지각을 하는 바람에 배정된 청소 물량을 시간 내에 끝내지 못해 돈을 버는데 지장이 생기기도 했다.
사장은 늘 미안한 기색도 없이 핑계만 늘어놓았다.
"요즘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 좀 피곤하네?"라며 실실대는 꼴이 아주 밉상이었다.
처음엔 실실대기만 하더니 어느순간 부터는 가끔 운전하며 졸기도 했다.
나는 불안해졌다.
차라리 남편이 대신 운전을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사장님 졸면서 운전하시지 말고 차라리 성수 시급 더 주시고 운전을 성수한테 맡기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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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남편이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남편에게 운전을 맡기면서 사장은 이런 얘기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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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시급은 17불에서 고작 1불 더 올라 18불이 되었다.
그래도 뭐.. 어딜가도 시급 1불 오르는 게 어디 쉬운일인가?
남편은 이렇게나마 돈 한 푼 더 벌 수있게 되어 잘됐다며 묵묵히 운전을 했다.
그렇게 며칠정도 지났을까?
사장은 갑작스레 차를 바꿨다.
차를 바꾼 이후에도 보험에 관련된 어떠한 점도 고지를 하지 않았기에
우리는 당연히 보험을 바로 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차를 바꾸고 난 이후에도 현장을 갈 떄면 언제나 그랬듯 남편이 운전을 했었는데
맙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