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크루 금요일의 문장공부
글쓰기는 번역입니다.
나만의 슬픔, 나만의 아픔, 나만의 기쁨, 나만의 분노, 나만의 생각,
나만의 의견을 모두에게 통용되는 언어로 표현해야 하니까요.
<열 문장 쓰는 법> _김정선 작가
나의 마음을 나 자신조차 모를 때가 많다. 그런 내 마음을 번역해야 하는 일이 글쓰기라니.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게 글쓰기 같아 보였다. 유일한 독자가 나뿐인 일기를 쓰는 일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특징이라 거침없이 편하게 쓸 수 있는데 누구에게나 잘 쓰고 싶어 하는 욕심이 있다.
모두가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매일 하루를 선물 받는 아침부터 문자, 카톡, 이메일, 인스타, 스레드, 페이스북 등 SNS로 글을 읽으며 정보를 얻는다.
문제는 소통의 수단이기 때문에 무조건 잘 써야 한다. 일기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 모두 매일 글쓰기 연습을 해야 한다. 우아한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는 쉼 없이 물갈퀴를 휘젓고 있듯이, 글쓰기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썼다 지웠다를 수도 없이 반복해야 하는 것이 우리 인생과 닮았다.
선물 받은 하루에도 여러 번 롤러코스터를 타는 내 감정을 선명하게 파헤치려 하지 않고 모호하게 퉁치듯이 넘기고 싶어 한다. 오늘 기분이 어떻냐고 물으면, '그냥', '그럭저럭', '그냥저냥' 등으로 마음에 새기지 않고 넘겨버리고 싶어 한다.
애매모호한 감정은 마주하고 대화할 때는 상대의 표정을 보고 알아차릴 수 있는데 글로 번역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망막했다.
글쓰기가 어려운 것은
'나만의 것'과
'모두의 언어' 사이의
좁힐 수 없는 거리
때문일 겁니다.
_열 문장 쓰는 법
글쓰기의 목적이 소통인데 나만 이해하는 글을 쓰면 독자는 책을 덮어버리고 차갑게 뒤돌아 떠나버린다.
일상 대화는 그렇게 소통이 되지만 글이란 것은 상대를 모르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텍스트로 언어로 바꿔야 하는 일이다. 나만 볼 수 있는 나의 마음을 모두가 이해하는 마음을 간결하게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
언어는 단순하지만, 마음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다섯 가지의 감정과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이성, 과거에 경험과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얽히고설켜있는 마음을 어떻게 단순하게 문자로 표현하고, 독자를 이해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일간 이슬아 작가가 말한 것처럼 '살아있는 문장'으로 말이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다섯 가지 감각 중에서 어느 것 하나 빠지면 지루해지기 때문에 매일 쓰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시선의 이동이 시작된다고 했다. 내 얘기만 쓰다가 지쳐서 타인을 입체적으로 관찰하면서 풍부한 표현을 찾아보게 된다는 의미다. 글 쓰면 쓸수록 부지런해진다.
많이 읽어야만 잘 쓰게 되어있고, 많이 써봐야만 더 잘 쓰게 되어있다는 결론이다. 옛 우리 속담처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법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