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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Jul 02. 2024

사느라고 참, 애썼네

엄마의 꽃시(김용택)




시가 무엇입니까?


사람 사는 이야기이고,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사람답게 살자고 하는 말 아닙니까?




엄마의 꽃시를 읽으며


사는 게 힘들어 죽겠다고


엄살 부리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는 시였다.




75세인 할머니께서


아주 까막눈 때는


한글공부가 꿈이었는데


지금은(한글을 배워보니)


어미 없는 손자를 키우고 있는


자신이 그 손자가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는 살아서


"잘 거더 매기고 다부지게 살 거시요"


라는 말 뒤에 할머니의 다부진 꿈이


더 멍먹해지게 만들었다.











나의 할머니!


내 룸메이트였던 할머니도


까막눈이어도 자식 사랑,


손자 사랑으로 잘 키우셨는데


우리 할머니도 한글 공부로


까막눈에서 눈 뜨는 게 소원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였다.




그 시대의 여자는 차별을 받았던


시대로 까막눈인 할머니들이


한글 공부를 마치고 영감을 그리워하며,  


원망하기도 하면서 써낸 시로,


할미를, 손자를, 자식을 그리워하면서


해주고 싶은 말을 시로 엮었다.


100명의 할머니들의 시를 읽다 보니


웃음도 나오고 울음도 나오게


만든다.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창문을 여는 것과 나가는 것이 다르듯

바다를 보는 것과 헤엄치는 것이 다르듯

아버지 뒤를 따라 엄마를 찾아 외가에 간 날'


왜 엄마는 나를 부지깽이로 쫓았는지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내쳐진 1년 남짓 엄마의 부고를 듣고도

장례식장에 갈 줄도 모르던 나이였다.

나중 글을 배우고 70이 넘어

찾아간 엄마는 (중략) 무덤인지도

모르는 곳에 납작해진 그곳에 있었다.



70년 전의 시대, 중매로 결혼하던 시대로

남편 얼굴을 약혼식, 결혼식에 처음

보던 시대였다.


이 시를 읽어보니 서러움, 그리움, 원망,

그 어떤 행복도 모든 게 용서되지만

안타까움이 더 많이 남게 하는 시로

이 시대의 엄마는 자식을 두고

떠났던 그 속마음은 어땠을고

생각에 잠긴다.




1부의 사느라고 참, 애썼네 중에서



참 (부사)

사실이나 이치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과연

_네이버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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