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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Nov 20. 2023

생강차

아버지가 준 검정봉지



주말 친정 김장을 거들러 갔다

검정 비닐봉지에 담긴 생강을 가져왔다.


옛날 같았음 껍질 벗길 시간도 없다며

내팽개치고 올 텐데

아버지의 정성이

들어있는 생강이라 들고 왔다.


저번주에 연이 주말 김장에

이젠 빨간 배추만 봐도 고개가

설레설레 흔들어진다.


아버지가 손수 농사지은

생강을 까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생강 까다 시인된다고

참 못생긴 생강이 미웠다.


감자나 고구마처럼 동글지

못하게 울퉁불퉁 태어난

너의 운명도 참

애석하는구나~~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어디에 물을 수 없는

답답한 심정~~


얼마 안 된다며 강제 들려온

생강은 한 시간이 넘게

나를 벌새운 후에 끝이 났다.


노랗게 자신을 드러내는

생강이 부끄러워 보였다.


생강이 몸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지만 가족들 먹이겠다고

생강을 편으로 썰어

꿀에 재웠다.


주전자에 오랜 시간 끓이고

나서 맛본 생강차


참 맵다.


생강차 마실 때마다

아버지생각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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