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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비 Oct 29. 2021

집순이 살림러의 식재료 관리

코로나 시대의 알뜰 장보기

기본 전제 조건 #1. 마트는 가지 않는다.

코로나가 무서워서, 라는 핑계로 집순이는 마트를 "평소보다 더" 가지 않는다.

붐비는 주말, 사람이 빽빽히 들어찬 주차장과 주변 도로, 복잡한 마트 내부는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고 귓전엔 따가운 소음들이 쏟아진다. 그리고 아이 때문에 꼭 거쳐 가야 하는 관문인 장난감 코너까지. 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아직도 나는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마트 주차장에서 보낸 두어 시간을 잊지 못한다. 어찌나 차도 사람도 많던지.

대형마트 뿐 아니라 집 앞에 있는 작은 마트조차도 발길을 끊었다. 아이라도 데리고 가게 되는 상황이면 과소비는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하다못해 과자 한 봉지, 사탕 하나라도 더 사게 되지 않는가.

그런 이유로, 코로나를 계기로 집에서 장보기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정리해본다. 부디 여러분의 집콕 생활과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기본 전제 조건 #2. 가격보다 품질 우선

20대 때는 몰랐던 인생 지론 중 하나가 "비싼 건 비싼 값을 한다"는 것. 특히 식재료는 그러하다. 유기농, 무농약, 동물복지가 붙으면 가격이 상승하게 마련이지만 그만큼 품질도 훌륭해진다. 더군다나 나와 내 사랑하는 가족이 먹을 식재료를 싸다는 이유로 아무거나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기본 재료가 훌륭하면 별다른 솜씨를 부리지 않아도 괜찮은 음식이 탄생하곤 한다. 최고급까지는 아니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꽤 괜찮은 품질을 가진 재료를 고르는 것이 나의 식재료 선택 기준이다.





원칙 #1. 소량씩 구매하자

식재료, 특히 신선식품(채소, 고기, 유제품 등)은 많이 사서 좋을 게 없다. 채소 등을 집에서 신선하게 보관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갑자기 밥하기 귀찮아지거나 치킨을 시키자는 가족들의 여론에 휩쓸리는 일도 생긴다. 많이 사기보다는 차라리 조금 부족하게 구매하는 것이 이득이더라. 절대 대용량을 구매하지 말자! 구매할 때는 사이트 무료배송 최소 금액에 맞추는 편. 평소에 사야 하는 식재료를 어떤 형태로든 정리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내 경우 휴대폰에 적어두는 편이지만 그게 오히려 귀찮은 사람도 있다. 냉장고에 붙이는 마그네틱 보드나 포스트잇 등에 온가족이 먹고 싶은 것, 필요한 식재료를 함께 적어두었다가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원칙 #2. 쿠폰을 노려라

여러 사이트를 한꺼번에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이트마다 쿠폰이 발행되는 주기나 기준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언제 온다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필요한 식재료가 떨어지지 않을만큼 - 최소한 한 주에 한 개 사이트 이상 - 쿠폰이 발행된다. 최소금액과 할인 폭은 저마다 다르지만 살림러라면 어차피 일주일에 한 번은 장을 보게 마련이므로 그렇게 자주이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한 사이트에서 VIP가 되는 것보다 여러 개의 사이트에서 쿠폰을 이용하는 편이 더 저렴하다.





site #1. 오아시스 (https://www.oasis.co.kr/)

생협의 특징 덕분인지 농산물과 과일, 자체 가공식품 및 반찬도 훌륭함. 우유와 1등급 계란, 두부, 아이만 먹는 반찬(ex. 콩자반)은 늘 사는 품목이다. 쿠폰은 3만원 이상 구매 시 5000원 할인 쿠폰이 발급된다. 쿠폰 발급 주기는 5~6일에 한 번 정도. 최소 무배 금액이 3만원이라 쿠폰까지 써서 2.5만원에 장을 보는 경우가 많다.


site #2. 마켓컬리 (https://www.kurly.com/)

오아시스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을 주로 구매한다. 예를 들면 그라나파다노 치즈, 생크림, 베이컨, 화이트발사믹 등 서양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이 대부분이다. 4만원에 1만원 할인이나 5만원에 1.2만원 할인쿠폰, 무료배송 쿠폰이 약 일주일 주기로 발급된다.


site #3. 헬로네이처 (https://www.hellonature.co.kr/)

고급 가공식품과 과자 구매(ex. 아우어베이커리 더티슈)에 좋음. 편스토랑에서 나오는 메뉴들도 꽤 괜찮은 편이라 한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주로 쟁인다. 5만원에 1.3만원 할인이나 25% 할인, 무료배송 쿠폰 등이 일주일에도 두 번 이상 발급된다. 최소 주문 금액이 커서 자주 이용하지는 않지만 음식으로 플렉스하고 싶을 때 주문한다. 


site #4. 이마트 (쓱배송) (http://www.ssg.com/service/emart/dvstore.ssg)

과자나 라면 등 기성 제품 구매 시 활용. 자체 PB 상품인 피코크의 품질도 준수하다(가성비라 일컬어지지만 그만큼 품질이 떨어지는 노브랜드 제품은 논외로 한다.). 그 밖에 돼지고기/소고기의 품질도 꽤 괜찮다. 손님맞이처럼 고기가 많이 필요한 장보기에 활용하고 있다. 카드 청구할인(약 7%)과 등급 쿠폰(5~10%)을 동시에 활용한다.


etc. 그리고 핫딜

스팸이나 소세지, 즉석밥, 냉동 국물요리 등 장기간 보관 가능한 가공식품만 구매한다. 오픈마켓 핫딜은 보통 대용량이기 때문에 보관이 어려운 채소류(양파, 감자, 고구마, 버섯 등)의 핫딜은 보고도 못본 척 하는 편. 주변과 나눠 먹을 게 아니라면 반드시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된다.




그래서 총 장바구니 비용은?

한 달에 40~50만원 수준. 재택근무 1인, 프리랜서 1인, 유아 1인 총 3명이 365일 24시간 거주하는 데 드는 비용 일체다. 주말마다 대형마트를 털어와서 정리하는 데만 한세월 걸리던 걸 생각하면 훌륭한 발전이다. X마트 15만원, 트레이XX 25만원씩 결제하던 과거의 나...(절레절레)

마트에선 구하기 힘든 식재료를 다음날 새벽이면 받아볼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초창기와 달리 품질이 보장된다는 점도 집콕 장보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한 번 시작하면 빠져나올 수 없으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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