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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코알라 Feb 09. 2024

어른의 자유

마냥 좋은 줄 알았지


어렸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대학만 가면...' 이거였던 것 같고, '내가 돈만 벌면...' '직장만 들어가면...' 등 현실에 갑갑함을 느낄 때마다 저 말들을 주문처럼 되내며 어서 빨리 성인이 되기를 바랐던 것 같다.


30대 중반이 된 지금. 나이만 먹으면 모든 게 수월해질 줄 알았던 믿음이 약간은 착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자유가 생긴 건 맞지만 내가 원하던 자유의 홀가분함과는 사뭇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금전적으로는 학창 시절보다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스스로 돈을 버니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의 터치나 강요 없이 스스로 계획을 짜고 내 뜻대로 실행해 나갈 수 있는 것 역시 장점이다. 그러나 자유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던 듯싶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만큼 그에 따른 결과 역시 나의 몫이라는 점이 점점 압박적으로 다가오곤 한다.



30대가 되고부터 자주 느끼는 건 각자에게 주어진 자유 재량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개인의 성장만 해도 그렇다. 이제는 나에게 공부하라고 하는 사람도, 가이드를 해주는 사람도 없다.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시간을 잘 쪼개고 분배해 자기 계발을 알아서 해야만 한다. 투자고 성장이고 이런 거 모르겠고 지금의 순간을 마냥 즐기고만 싶다면? 괜찮다.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놀고 싶은 만큼 실컷 놀아도 된다. 단, 내가 그렇게 한가하게 지내면서 뒤쳐지는 동안 남들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 그 뒷감당은 오롯이 미래의 내가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가장 무서운 포인트가 바로 이것이다. 막강한 자유에 딸려오는 무거운 책임과 결과 말이다. 예전에는 친구들이나 나나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태어나 같은 학교를 갔고 비슷한 시기에 대학교에 들어가 대학 생활을 즐겼다.


그런데 대학 졸업을 기점으로 우리의 노선이 급격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공무원이 되고 누군가는 대기업에 들어갔다. 누군가는 이른 나이에 재테크에 눈을 떠 자가를 마련했고 누군가는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돌연 유학을 가기도 했다. 일찍 결혼을 해 벌써 아이 둘을 가진 엄마가 된 친구가 있는 반면 미혼으로 살면서 취미에 집중하는 친구도 있다.


이제는 개개인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인생이 참으로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이다. 어디에서 오는 차이일까. 평소의 행동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의 행동 하나하나가 점이 되어 연결된다. 그리고 그 연결들이 모여 미래가 완성된다.


그러니 중요한 건 평소에 어떤 점들을 만들어내고 있냐가 아닐까. 내가 만들고 있는 점들이 모여 어떤 모양의 선이 될지 설계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니 말이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만큼 평소 적어도 되는대로 대강대강 살지는 않겠다는 신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팍팍하고 고단한 일상 속에서 매일 성장할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이 되겠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 무한 자유와 무한 책임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어른이기에 어쩌면 더욱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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