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몰랐던 나의 모습과 직면하다
3월 한 달이 지나갔고, 4월이 되었다.
블로그는 친구, 지인들이 많이 이웃으로 되어있다.
공개적으로 오픈하고 싶지도 않고 여기다가 속시원히 내 이야기라도 써봐야겠다.
이상하다.
나에게 이러한 모습이 있었을까.
잘 지내다가 가족여행을 갔을 때부터였을까
나의 모습들을 하나둘씩 직면하는 일들이 있었다.
마치 수술대 위에 올라가서 수술 부위를 마취 없이 다 드러낸 상태인 것 마냥 참 고통스러웠다.
상담사 친구는 이런 나에게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그래. 충분히 울어도 된다고 했다.
3월 한 달 동안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바쁘게 지내려고 한 것도 있다.
빨리 회복하고 싶어서이다.
1. 피아노학원 아르바이트, 방문레슨 마무리
2. 새로운 교회 반주자로 청빙 됨, 오자마자 부활절칸타타 연습을 하고 있다.
3. 드디어 받게 된 5일간의 운전연수
4. 시그니피컨트 세미나 듣기
- 나의 정체성, 사명을 발견하는 세미나인데 8주 과정
5. 음악회도 다녀오고, 클래식교습소 창업강의도 듣고, 부동산 경매도 공부하고 있다.
6. 입사지원
- 무려 5곳이나 지원했다! 지원한 곳 중에서 최종 입사되어서 5월부터 일하고 싶다.
7. 처음으로 '눈썹 문신'이라는 것을 해보았다.
8. 지금 쓰고 있는 '브런치 스토리'를 연재하기 시작
9.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내가 꼭 가보고 싶었던 '황인용뮤직스페이스'를 다녀왔다.
10. 상담도 계속하고 있다.
11. 소속되어 있는 협회에서 음악칼럼을 작성했다.
5일간의 운전연수
작년에 one stop으로 운전면허를 따고, 연수를 받지 않았었다.
주차하는 것이 두려워서 운전을 잠시 미뤄뒀었는데 2달간의 결혼생활동안 이사 갔던 신도시 동네는 차가 없으면 너무나도 불편한 곳이었다.
그때 운전연수를 받고, 이 동네는 차로 운전하면서 다녀야겠다 마음을 먹게 된 것이 헤어지고 짐 빼고 본가에 와서야 드디어 운전연수를 받게 되었다.
운전연수는 생각 외로 재미있었고, 두려움으로부터 많이 벗어나게 해 주었다.
나도 운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학원 알바와 방문레슨도 모두 정리
직장 다니면서 꼭 피아노학원에서 일해보고 싶었고, 레슨을 하고 싶었다.
감사하게 올해 1월부터는 기회가 되어서 레슨도 하고 학원 알바도 하면서 답답한 2달간의 결혼생활의 숨통이 되었다. 참 좋은 원장님과 어머니를 만났다. 그 인간을 제외하고는 다 좋은 사람들만 만났던 곳이다.
하지만 헤어지고 그 동네를 매주 2일씩 갔는데, 출퇴근 거리만 3시간 이상 걸릴 뿐만 아니라 마음이 너무 어려웠다. 생각들이 너무 올라와서 그 동네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그 밖에도 음악회도 다녀오고
전 직장 팀원과 서오릉으로 차로 데려가 데이트도 함께 했다.
수원스타필드에서 우리 집사님과도 귀한 시간을 보냈고
쌍둥이 내 친구를 드디어 보게 되었고, 감사한 만남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시그니피컨트 세미나를 들으면서 내가 가진 고유함에 대해 발견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중, 인상 깊은 단어는 '기획력'이었다.
내 안에 '기획력'이라는 고유함이 있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모습이었는데, 생각해 보니 나는 무엇인가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것을 즐기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한 가지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나와 같은 인생의 긴 밤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에세이 쓰기 프로젝트.
바로 글쓰기 모임이다.
'치유와 회복의 글쓰기'
내가 가지고 있는 내 안의 것을 언어화로 하지 않으면 그것은 무의식 속에 그저 둥둥 떠다니는 채로 남아있지만, 입 밖으로 혹은 글로 언어화를 한다면 그것은 새로움이 시작되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글쓰기의 목표는 하나님 안에서 건강한 사람으로 회복되기 위해 쓰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내면이 단단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엄청난 고난과 시련을 겪으면서 내 마음이 굉장히 아파하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 지금 자존감도 모든 것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억울, 배신감, 슬픔, 비교, 질투
나의 연약한 모습을 직면하게 되었다.
사람마다 숨기고 싶은 나의 가장 밑바닥의 모습.
부모님 앞에서 터져버렸다.
말만 하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신혼생활도 없었는데, 왜 나는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것일까
또 눈물이 났다.
이상하게 하루는 임신 소식을 알리는 주변 사람들이 많은 하루였다.
겉으로는 축하하지만
내 속에서는 나는 이게 뭐지, 내 상황은 이게 뭐지
임신은 둘째치고 모든 현실이 다 원래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나는 왜 이런 모습이지
내 곁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느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나의 존재'를 자꾸만 확인받고 싶은 마음
나야말로 온전히 누군가에게 품어지는 것을 경험하고 싶다.
내가 품어주는 것이 아니라
나만 빼고 모두가 잘 지내는 것 같다.
이렇게 나는 또 다른 이들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이 의식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깨진 거울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나님의 시선이 아닌 사람들 눈에 집중하니 불안했고, 사람들의 인정을 얻으려고 애쓰면서 살았다.
결혼이 굉장히 하고 싶었다.
비교의식이 내 마음에 있다 보니
내가 원하는 대로 삶의 순간들과 계획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금 이 모든 것이 무너지고 새롭게 시작되어야 하는 이 상황과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찌 보면 나는 남들하고 다른 삶의 모양과 패턴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의 속도와 삶의 모양은 남들하고 다를 수 있는 것인데 말이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나는 새로운 피조물이다.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말씀하신다.
이전의 깨진 거울로 보는 내가 아닌 밝고 당당한 나의 모습으로 회복되고 싶다.
나를 향한 특별한 계획을 발견하는 4월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 봤던 전시회 그림이 참 인상 깊다.
연재 글도 곧 올려야겠다.
나를 직면하느라 과거를 또 들추면서 글을 쓸 용기가 없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