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만남 -한국어를 왜 배우세요?
두 번째 만남을 하는 날이다.
일주일이란 시간이 왜 그리 더디게 가는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듯했다.
줌의 화면이 하나 둘 켜진다.
"반갑습니다. 일주일 잘 지내셨어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매일 똑같은 일상이라며 수줍은 미소로 답한다.
한국어 왜 배워요?
"오늘은 왜 한국어를 배우는지 한국어 배운 지 얼마나 되었는지 이야기해 볼까요?
자주 질문하는 거라 혹시 지겨운 건 아니시죠? 제가 궁금해서요."
나는 특히 나보다 조금은 더 나이가 있는 있는 분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가 궁금했다.
젊은 사람들은 한류 열풍이 있으니 그들은 저마다의 목적이 있어서 한국어를 배웠을 거라 생각했다.
외국어를 배우는 동기
내 딸도 어렸을 적 한참 일본 애니메이션에 빠졌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성우나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다 보니 일본어를 배우게 되었다.
그렇게 독학으로 배운 일본어를 방송을 자막 없이 보니 젊은 아이들의 표현 대로 덕질한 성과라 생각했다.
딸처럼 외국의 젊은 아이들도 K-POP을 들으면서 한국어가 궁금했을 거고 그러다가 배웠으리라 생각했다.
아니면 한국의 일자리를 얻고 싶어서 공부하는 젊은이들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이 나이에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여행 갔을 때 궁금한 걸 물어보고 싶었던 것처럼 젊은이들에게는 그런 이유들이 있었을 거 같다.
그러나 영어도 아닌 한국어를 배운 60을 훌쩍 넘은 싱가포르 아줌마는 나에게 신기했다.
무슨 이유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을까?
한국을 사랑하게 된 이유
"선생님, 저는 10년 전 처음 한국을 갔을 때 한국의 건축물에 매력을 느꼈어요. 자연경관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가을에 갔었는데 농촌 풍경도 아름다웠고 단풍이 드는 경치는 멋졌어요. 그래서 한국어를 더 알고 싶었어요. 역사와 건축물 문화를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10년 전 한국방문으로 한국을 사랑하게 되었고 한국을 알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의 궁궐과 안동하회마을과 서원을 갔을 때 건축물이 아름다웠다고 한다.
농촌풍경과 단풍이 든 가을 풍경은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로 자연경관이 그다지 없는 국가라서 우리나라 산이나 계곡 그리고 계절의 아름다움이 없기 때문에 그분의 눈에는 경이로움이었던 거 같다.
사랑하면 하는 것들
한국을 사랑하면서 문화, 역사 건축물, 자연경관 등을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한국어 공부는 중간에 몇 년 쉰 적도 있지만 10년째 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나이 오십에 중국계 싱가포르인이라서 영어와 중국어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한국어까지 공부하는 그분이 놀랍다.
나는 자료가 널린 영어하나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자료가 많지 않았을 한국어를 늦은 나이에 한국어를 배운다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요즘 아이들 말로 한국어가 나이 드신 분한테는 가성비가 있는 언어는 아닌데 말이다.
한국어를 공부할 책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힘들었다고 한다.
예전엔 한국에 왔을 때 시골에 가면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한국어를 할 줄 아니까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시골 아줌마들도 영어를 공부해서 영어로 얘기하니 왜 공부했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얘기하셨다.
더 공부해서 한국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배움이란
지난 10년 동안 한국 방문을 7번 했다고 한다.
한국어를 할 줄 아니까 더 한국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계절에 안 기본 곳을 다니고 그러다 보니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된다고 한다.
그분을 보면서 난 겸손해지게 된다.
그분의 한국사랑에 감사하고 배움의 열정에 감탄했다.
베움은 정해진 때에만 배우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는 거라고.
그분의 수줍은 미소에서 삶을 배운다.
내가 사랑하는 나라에 감사하고 내 나라를 사랑해 주는 그분께 감사했다.
난 수업이 끝날 때 인사한다.
"우리나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나라말 배워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