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만남, 가슴 떨리는 대화
낯선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다
1.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다.
은퇴할 나이가 되니 뭐 할까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림도 그리고 영어도 배우고 운동도 하지 그러다가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난 혼자 노는 건 잘한다.
나이들 수록 혼자 노는 것도 좋지만 관계를 형성하고
의미 있게 나눌 수 있는 일을 하면 더 좋을 거란 생각을 했다.
2. 다문화 아이와 외국아이들을 만나다
코로나 엔데믹 시기가 끝나고 나니 내가 일하는 곳에 외국아이들과 다문화아이들이 점 점 늘고 있다.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이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의사 표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게다기 부모들도 비쁘니 아이들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아이들은 방치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그 부모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면 그들이 훨씬 쉽게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지인을 만나 이야기했더니 아는 사람이 한국어 자원봉사할 사람을 구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본인은 하지 않고 있지만 관심 있으면 연락해 보라고 했다.
3. 내가 할 수 있을까
"영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가르쳐?"
"영어를 못해도 괜찮아.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건데 못할게 뭐 있어?"
"근데 난 한국어 지도 관련 자격증도 없는데"
"괜찮아, 괜찮아. 자격증 없어도 돼. 자원봉사잖아. 한국어 사용한 기간이 60년을 바라보잖아."
지인의 말을 듣고 하루를 고민했다.
'잘할 수 있을까?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잘할 수 있을까?'
처음 시작하는 일에 두려움이 앞섰다.
'한 번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 두면 되지. 정해진 시간에 줌으로 만나는 거니까 한 번 해보자.'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자! 해보는 거야!
그러다가도 정말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성격상 수다 떠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잘 들어주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추슬렀다.
4. 새로운 도전
드디어 첫날
내 이름으로 배정된 사람들 만나는 첫날이다.
생각보다 긴장이 되었다.
'무슨 말을 하지 어떻게 하지? 잘할 수 있을까?'
줌을 켜니 하나둘 외국인의 모습이 보인다.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하다니 신기한 경험이다.
내가 어디서 외국인을 만났나 생각해 보니 여행 가면 현지 가이드를 만나 그들과 잠깐 이야기를 하는 게 전부였다.
그런 내가 외국인과 대화라니 그것도 한 시간이나.
떨렸다. 긴장되었다. 무엇보다도 짜릿하고 흥분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 그들도 인사를 한다.
처음 만남이니 자기소개부터 하기로 했다.
식상한 첫출발이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게 통과 의례 같은 거니까.
간단한 내 소개를 하니 "선생님은 어디 사세요?"라고 물어보는 거다.
"전 수원 살아요. 수원이라는 곳을 혹시 아세요?"
"저 수원 가봤어요. 수원에 화성도 가보고 똥박물관도 가봤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어떻게 똥박물관도 알아요? 정식명칭은 해우재라고 해요."
그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갔다.
마무리를 지으며 한국말을 정말 잘한다고 칭찬을 했다.
"선생님, 저희는 한국사람들처럼 아니에요, 잘하지 못해요.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문화도 알아요."라는 답변을 들었다.
'어 뭐지, 도대체 한국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 거야? 한국말을 얼마나 한 거야?'
정해진 시간이 있어 다음을 기약하며 수업을 마쳤다.
그들에게 관심이 생겼다.
한국어를 얼마나 오랫동안 배운 건지, 왜 배울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졌다.
어떻게 진행하는지 몰라 간단한 소개로 시간을 보냈지만 다음 만남에는 꼭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5. 다음을 기약하며
한국에 대해 애정을 가진 외국인을 만난다는 사실, 외국인과 대화를 한다는 것, 게다가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새로운 출발을 한 흥분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어떻게 다음 주를 기다리지. 빨리 만나고 싶다.
60을 바라보는 지금 인생의 짜릿한 흥분이 나를 20대로 되돌려놓았다.
에너지와 열정이 샘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