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이 어려워졌다면, 스토어가 한 단계 올라왔다는 신호입니다.
물티슈를 파는 한 브랜드를 만났다.
상품은 단순해 보였고, 매출도 꾸준했다.
그런데도 대표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고민은 생각보다 깊은 지점에 와 있었다.
이 브랜드의 주력 상품은 10팩 구성이다.
잘 팔린다. 고객 반응도 안정적이다.
플랫폼에서도 이 구성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수익 구조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류비와 운영비를 감안하면, 20팩 구성의 비중이 커져야 비로소 숨이 트인다.
대표님은 이렇게 물었다.
“플랫폼에 들어갈 때,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 메인 상품을 꼭 앞에 세워야 할까요?”
이 질문이 어려운 이유는, 누가 틀렸기 때문이 아니다.
상품의 데이터와 역할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입구’를 본다.
많이 팔리고, 진입 장벽이 낮고,
고객이 망설이지 않고 결제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상품.
반면 셀러는 ‘출구’를 본다.
이 구성이 정말 남는지,
다음 달 물건 대금을 치를 현금이 돌아오는지가 더 중요하다.
10팩은 입구 역할이 분명한 상품이다.
브랜드를 알리고, 유입을 만들고, 스토어의 첫인상을 책임진다.
통행료 같은 상품이다.
20팩은 수익 역할이 분명한 상품이다.
구조를 지탱하고, 운영과 물류의 부담을 상쇄한다.
집세 같은 상품이다.
문제는 이 둘 중 하나가 아니라,
이 둘을 연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라고 느끼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판단은 더 복잡해진다.
잘 팔리는 선택과 남는 선택이 어긋나기 시작하고, 어느 쪽을 택해도 불안이 남는다.
그래서 많은 판매자들이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내가 뭘 놓치고 있나?”
“다른 셀러들은 쉽게 결정하는 것 같은데…”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이 지점까지 왔다는 건, 스토어가 단순히 ‘파는 단계’를 지나
‘운영 구조를 고민하는 단계’로 올라왔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제부터는 더 잘 팔리는 선택보다,
지금 이 구조가 무엇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보게 된다.
그때부터 결정이 어려워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판단의 무게가 그만큼 달라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