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저의 생애 첫 그림책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출간 소식은 아니고요. 출간이고 싶은 인쇄본이 완성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교사성장학교 그림책 소모임에서 만든 개인 그림책입니다. 뛰어난 그림책은 아니지만 무척이나 자랑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거립니다. 도전한 내가 대단하다고, 참 애썼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작년 여름, 방학을 반납하고 그림책 그림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화가 되기를 포기하고 꺾었던 붓을 다시 들었지요. 제가 사용했던 모필붓(저는 한국화 전공자랍니다)이 아니라 수채화 붓이긴 했지만요. 그림을 그리는 내내 저는 아직도 그림 그리는 순간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후 오랜만에 그려 본 수채화라 물맛을 내기 어렵긴 했지만, 우리 가족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낸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그려나갔습니다.
책을 처음 만들 때 스토리보드의 시작은 파주 헤이리에 있는 우리 가족 나무 이야기였습니다. 그림책으로 만들어 아들과 딸에게 선물해 주어야겠다는 것이 목적이었지요. 그런데 매년 같은 장소에 있는 느티나무에 사진을 찍으러 간다는 사실만으로 그림책을 만들기에는 스토리가 너무 지루했습니다. 사실에 바탕을 두고 상상력을 더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으나 많이 어렵더라고요. 저는 창의성이 매우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머리를 쥐어짜며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만 그릴 줄 알면 그림책은 쉽게 만들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저의 오만을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림책은 아무나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발한 캐릭터, 감동적인 이야기, 흥미진진한 이야기 등은 베스트셀러 그림책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천재들의 영역이었습니다. 여러 모자란 점이 많았지만 그림책을 완성했습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책 속 내지에 정성스럽게 편지를 써서 아들과 딸에게 선물했습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엄마가 그린 그림책을, 엄마가 무언가 열심히 노력해서 만든 결과물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입니다. 제가 죽고 나서도 가족나무와 저의 그림책은 언제든지 찾아가 볼 수 있고, 꺼내 볼 수 있는 추억으로 남아 있을 테니까요.
이 정도로 만족할 줄 아셨죠? 아닙니다. 저는 디지털 드로잉을 연습해서 다음 그림책은 조금 더 수정이 쉬운 그림책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여전히 스토리 창작은 어렵지만 너무 쉽기만 하면 도전이 재미없잖아요. 언젠가는 완성하게 될 두 번째 그림책도 기대해 주세요.
저의 그림책이 궁금해 시간 내어 링크를 클릭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시간을 내어준다는 것은 사랑이니까요. 손을 놓은 지가 오래되다 보니 미대를 졸업했다는 것이 부끄러울 만큼 그렇게 잘 그리지 못합니다.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아래 링크는 북크리에이터이라는 에듀테크 도구로 재미 삼아 만든 그림책이라 비율이 맞지 않아요. 책 비율이 3종류 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책 아래에 여백이 생겼습니다. 본 책을 못 보여 드리니 요렇게라도 공유해 보아요. 책 넘기는 것 처럼 보시려면 PC에서 보시는 것이 더 좋아요.
https://read.bookcreator.com/Tl27qe6mKAhmBFR9NJeTtlHY9b63/5s6C6yNFSjGwW5K9c3g_P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