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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아트 Apr 24. 2024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감성

소소한 일상 이야기

퇴근시간이 가까이 오면 마음이 바빠집니다. 육아를 위한 새로운 출근 시간에 지각하면 안 되니까요.


'육아'라고 하기에는 다 자란 녀석들이지만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계속 길러야 합니다. 제 눈에는 아직도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을 학원에 데려다줍니다. 다시 집에 돌아와 배가고프다는 딸을 달래며

아침에 해 두었던 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간단한 반찬 하나를 만들어 냉장고 속 다른 반찬들과 함께 저녁을 차립니다. 저도 사실 이 시간이 되면 배고파 정신없이 저녁을 먹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면 그날 하루가 벌써 끝난 느낌이 들어 식곤증이 몰려옵니다. 새벽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점점 더 일찍 잠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엄마는 잠을 잘 수가 없죠.

설거지를 하고 집안을 조금 치우다 보면 딸을 학원에 데려다줘야 할 시간이 됩니다.


어제도 어김없이 똑같은 하루 일과를 이어 가던 중 학원을 가려고 차를 타려던 딸이 갑자기 차 앞에 멈추더니 "와~ 너무 예쁘다."를 외치며 사진을 찍더라고요.


"뭘 찍었어?"

"목련이 너무 예뻐서."

"사진 좀 보여줘 봐.... 와, 진짜 멋있다."

"엄마, 이 사진도 봐. "

하면서 벚꽃 사진들을 보여줍니다.


"언제 찍은 거야?"

"어제. 학원 끝나고 벚꽃이 너무 예뻐서."

"와. 무슨 예술 사진 같다. 사진 참 잘 찍었네."

"너무 잘 찍었죠? 역시 사진은 아이폰이 최고야."

"엄마한테 카톡으로 사진 좀 보내줘. 너무 마음에 든다."


대화의 마무리는 핸드폰 칭찬으로 끝난 것 같지만 저는 이 짧은 대화에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학교, 집, 학원을 쳇바퀴 돌듯 돌며 힘들어하는 딸이 학원 앞에서, 집 앞에서 예쁜 꽃을 보고 예쁘다고 느낄 수 있고,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감성이 있음이 감사했습니다.


팍팍한 세상을 살면서 자신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고, 음악, 영화, 미술작품 등을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감수성이 아닌가 합니다. 사랑하는 딸이 계절의 민감한 변화를 알아차리고, 그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삶의 에너지로 삼을 수 있는 사람으로 커 가고 있는 것 같아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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