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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아트 Sep 29. 2024

미술 캠프 하브루타 1_후고 짐베르크

  이번장부터는 다양한 구성원과 진행한 명화 감상 하브루타 사례를 보여주고자 한다. 토론의 모든 내용은 지면상 다 싣기 어려워 참여자 의견 위주로 옮겼고, 그림을 처음 접하는 독자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림에 대한 정보는 사례 이후 마지막에 실었다. 장의 구성은 그림 → 필자의 감상 → 하브루타 사례 → 화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미술대학이나 예술·문화 콘텐츠, 영상·미디어 관련 학과의 학생부 종합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미술 세부능력 특기사항의 내용과 교내 미술 관련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의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수상실적이 대입전형에서 제외되고 난 뒤 교내 미술 공모전을 대신해 캠프를 운영해 보기로 했다. 작년에는 미술실 앞 갤러리를 이용해 큐레이터, 에듀케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올해는 두 개의 프로그램 중 명화 하브루타를 맡아 진행했다. 신청자는 2명밖에 없었지만, 누구보다 열정이 많은 친구들이 와주었고, 2회에 걸친 캠프 활동을 통해 필자가 더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명화 하브루타 미술 캠프 첫 시간>



  '왜 그렇게 원망의 눈빛으로 날 보는 거니? 나를 쳐다보는 소년의 불편한 시선을 외면하고 싶지만, 자꾸 눈이 간다. 핏기 없는 창백한 저 천사는 들것에 실려 도대체 어디를 가고 있는 것일까?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가 무슨 일이 있었길래 날개까지 다쳐 피가 났던 것일까? 앞에 있는 소년은 축 처진 어깨,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아무런 말 없이 걷고 있다. 녹색의 기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황톳빛 들판에 하얀색 꽃들만 피어있다. 천사는 아픈 와중에도 흰 꽃을 꺾어 들것의 손잡이와 함께 꼭 쥐고 있다. 원경의 찬 기운에 온몸이 스산해진다. 하얀 천사의 모습은 가라앉은 갈색톤, 검은색 옷의 우울하고 칙칙한 분위기와 대비되어 더 슬프게 느껴진다.'


  그 어떤 그림보다 '왜'라는 질문이 많이 떠오르는 그림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명화인 데다가 상황 설정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림을 감상하며 나의 첫 느낌, 나만의 제목, 떠오르는 질문들을 종이에 적어보고 아래 대화에 동참해 보자. 




하브루타 참여자 : 연재(고3), 세연(고1), 교사(필자)



1. 작품에 대한 느낌 나누기


연재 : 저는 이 작품을 처음 보자마자 전봉준 사진이 떠올랐어요. 전봉준의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있는데 천사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는 점이 다르지만요. 그리고 이 두 사람이 처음에는 소년처럼 보였는데 앞에 위치한 사람이 정장을 입어서 아마 소년으로 묘사된 어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뒤에 있는 사람은 마치 '정말 꼭 이걸 해야겠냐?'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불만이 많은 사람처럼 보이고요. 주변에 물이 보이지만 천사가 있는 근처를 제외하고는 땅이 척박하고 황폐 해져 있는 것처럼 보여요. 그리고 또 천사를 어디론가 데려가는 것이 아무 죄 없는 사람을 마녀로 몰아갔던 중세의 마녀사냥이 좀 떠오르기도 했고, 사람과 천사가 같이 공존하고 있는 걸 보니까 좀 기이하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앞에 있는 사람은 그냥 앞만 보고 걷고 있는데 표정을 보니 무쇠 같고, 고집불통이고, 좁은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 말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것 같아요.


세연 : 저는 일단 천사가 흰 천으로 눈을 가리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 뭔가를 의식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교사 : 어떤 걸 의식하지 못한다는 걸까?

 
세연 : 지금, 이 상황 자체를 의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배경은 황폐한데 천사는 깨끗하고 뭔가 빛나고 있으니까 둘이 이질감이 느껴지고, 천사의 손에 꽃이 들려 있는데 왜 들고 있는 건지 의문점이 들어요. 앞에 소년은 검은 옷만을 입고 있으니까 순수한 천사와 대비해서 조금 타락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뒤에 있는 소년이 나를 보는 게 약간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기도 하고 불만스러운 눈빛으로도 느껴져요.



2. 그림을 관찰하여 단어로 적기


불편함, 불편한 사건, 우울, 갈색톤, 실명, 흰 꽃들, 삭막함, 파란 물, 원망의 눈초리, 들것, 검은 정장, 구두, 스산함, 다친 날개, 시선, 운명, 죽음, 소년, 부상, 상처



3. 나만의 그림 제목 짓기


천사는 왜?, 마녀사냥, 천사의 순수함



4. 질문하기


뒤에 있는 소년은 왜 불편한 눈빛으로 우리를 보고 있을까?

천사는 왜 눈을 하얀 천으로 가렸을까?

앞에 있는 소년은 왜 검은색 정장을 입었을까?

왜 주변은 다 갈색톤일까?

왜 어른이 아닌 소년들이 천사를 옮기고 있을까?

천사는 어디서 상처를 입었을까?

천사는 왜 인간 세상에 내려왔을까?

천사는 왜 신발을 안 신었을까?

주변에 색깔 있는 꽃은 없고 다 흰 꽃만 있을까?

천사는 과연 천사가 맞을까?

물이 옆에 있는데도 왜 땅이 이렇게 척박할까?

이 두 소년은 왜 다른 옷을 입었을까?

천사를 지금 어디로 데려가는 것일까?

천사의 눈은 스스로 가린 건가?

천사가 꽃을 쥐고 있는 의미는?  

천사의 발은 살색 빛이 도는데 얼굴은 왜 이렇게 창백한 걸까?



5. 생각 나누기_토론


Q1. 왜 어른이 아닌 소년들이 이 천사를 옮기는 것일까?


교사 : 이 그림을 볼 때 뒤에 서 있는 소년의 눈빛에서 원망이 느껴졌는데 그 이유는 제 질문과도 관계가 있어요. 천사가 다쳤어요. 그런데 주변에 왜 어른은 없지? 그리고 왜 아이들이 이 천사를 옮기는 것일까? 이 그림 밖에 어른이 있는 거예요. 그게 바로 감상자인 거지요. "그래. 거기 우리를 보고 있는 당신 안 도와주고 뭐 하고 있어요?"라고 묻는 느낌이 들었어요. 분명 이 장소에는 세 명 말고 더 있는 것 같은데 이런 힘든 상황에서 어른이 나서지 않고 소년들에게 천사를 맡겨 놓은 듯한 상황과 책임을 회피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지 않겠느냐고 짐작만 해보았어요.


연재 : 저는 앞에 있는 소년은 왠지 계속 어른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정장을 입고 모자를 쓴 것이 어른을 묘사한 것 같았는데 그냥 앞만 보고 가고 있잖아요. 앞에는 어른, 뒤에 있는 소년이 지금 이 천사를 데리고 어디를 가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천사는 굉장히 순수하고 약간 고결한 이미지를 상징하는데, 앞에 있는 사람은 위아래 모두 검은색 옷으로 입은 것을 보니 타락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변을 보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서 천사마저도 위험에 이르게 하는 인물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 천사가 약간 위험해질 거라고 생각돼요. 뒤에 있는 소년은 이 천사를 데리고 가고 싶지 않은데, 앞에 가는 어른이 자기를 그렇게 만들거나 자기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하고 생각이나 행동을 모조리 억압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세연 :  보통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영악할 때가 있다는 말이 떠오르는데 어른들은 하지 않는 행동을 아이들은 자주 하곤 하잖아요. 그래서 그것처럼 아이가 잘못인지 모르고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장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뒤에 친구는 조금 깨닫고 이제 도움을 요청하는 그런 것 같아요.



Q2. 천사는 천사가 맞을까?


연재 : 제가 이 질문을 한 이유는 작품 제목을 마녀사냥이라고 붙인 것과 관련이 있어요. 저는 이 천사가 정말 천사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살다 보면 천사처럼 착한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사람을 표방한 것이 아닌가 해요. 그래서 그런 사람이 오히려 이런 악의 주도자에게 종종 잡아먹히는 그런 내용이요. 아무 죄 없이 착하고 순수하게 살아온 천사 같은 사람을 마녀로 몰아서 안 좋은 길로 가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연 : 저는 언니의 말을 들으면서 이게 진짜 천사가 아니라 무언가를 의미하는 거라고 다시 생각해 보게 됐는데 천사가 진짜 순수함만을 의미한다면 이건 소년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 같기도 해요. 이 두 소년이 어른이 돼가는 과정에서 순수를 잃어버리고 현실과 타협하는 그런 과정을 표현한 거죠. 마음속 천사를 없애는 과정에서 뒤에 있는 소년은 이건 뭔가 이상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고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요.


교사 : 저는 하늘에서 벌을 받고 사람을 구하러 내려온 천사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 그림 속 천사는 천사가 맞다고 생각해요. 하느님으로부터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미션을 받고 내려와서 그 임무를 수행 중이었고, 사람을 구하다가 다친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Q3. 천사를 어디로 데려가는 것일까?


세연 : 저는 천사가 순수를 의미하고 앞에 있는 사람이 타락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했잖아요. 타락이 앞에 서 있으니까, 타락의 길로 이끌어가는 것인 것 같아요. 그 증거로 지금 천사의 옷자락이 흙바닥에 끌리고 있는데 이렇게 하얀 옷이 또 흙바닥에 끌리면 더러워지잖아요. 옷이 더러워지는 것까지 순수함이 지금 타락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지 생각해 봤어요.


연재 : 저는 이런 순수한 사람일지 천사일지 모르는 사람을 가장 안 좋게 말하면 단두대로 데려가는 것이 아닐 거라 하는 생각까지도 했어요. 눈을 감고 앉아 있는 천사의 모습을 봤을 때는 그저 이 상황에 순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좋은 곳으로 가는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교사 : 저도 처음에는 소년들을 좋은 마음으로 바라봤거든요. 그런데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생각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거예요. 앞에 가는 소년에게 검은 옷을 입힌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검은 옷은 죽음을 상징하는 느낌이 들어서 이 아이들이 어디를 가고 있는지가 장소라기보다는 죽음의 세계와 같은 안 좋은 상황 쪽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장례식장에 갈 때 이 검은 정장 옷을 갖춰 입고 가잖아요. 그래서 아마 죽음과 가까운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드네요.



6. 작품의 메시지


교사 : 사실 이 그림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기도 하고, 여러분과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명화 하브루타를 해보고 싶어서 일부러 작품 관련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어요. 모르는 그림이라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화가가 그림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정 지어 얘기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단, 그림에서 확실한 것은 천사가 다쳤다는 사실이에요. 거기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맞는 것 같고요. 도움을 주지 않는 어른에 대한 원망 같기도 하고, 소년의 시선에서 감상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 거기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아요.
 

연재 : 이 세상에는 악의 주모자가 있고 선을 표방하는 그런 상징이 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천사가 그저 아무 말하지 않고 앞에 있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뒤에 있는 소년은 약간 원망 같기도 하고 불만을 가지고 있는 눈빛이잖아요. 너 이렇게 힘없이 끌려가지 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해요. 그래서 이 사람의 표정으로서 이것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그런 인식을 갖게 하도록 하는 장치이지 않을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세연 : 지금, 이 상황이 되게 안 좋은 상황으로 보이며 그중에 이 뒤에 있는 소년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을 통해 작가는 이 상황에 대해서 의문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시선 자체가 뭔가 메시지를 던지는 거지요.

 
7. 활동 소감 나누기


연재 : 저는 사실 이렇게 미술 작품을 가지고 여러 사람이랑 의논을 해본 적도 없고 생각을 입 밖으로 내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저 혼자만의 생각을 잘 가지고 있던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미술 작품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 뜻깊은 활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연 : 저는 그림을 보고 질문을 던지는 게 조금 재미있었어요. 자신의 질문 말고도 남의 질문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고, 그 이야기를 같이 듣다 보니까 또 새로운 질문이 생겨나고, 또 이제 의견을 들으면서 이런저런 여러 생각이 떠오르다 보니까 굉장히 즐거웠었던 시간이었어요.
 

교사 : 우선 명화 하브루타 캠프에 참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은 아직 어려서 생각이 말랑말랑한 것 같아 부러워요. 어른이 되면 머리가 많이 굳어 버리는데 이렇게 여러분들의 다양한 얘기를 들으면 신선하기도 하고 기존에 알고 있던 정보 말고도 새로운 방향으로 깊게 다가갈 수 있어서 그림에 생명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교사라는 직업이 어떤 미술사적 지식을 교과서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틀에 갇혀 있기 쉬운데 명화 하브루타 활동은 그런 부담에서 벗어나 서로 자유롭게 토론하며 명화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간다는 입장에서 너무 좋아요. 그림을 다채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여러분과 가지게 되어 너무 반가웠고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화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


< 작품 정보 >

후고 짐베르크  <The Wounded Angel> , 1903, 127X154, Ateneum Art Museum, Helsinki, Finland


후고 짐베르크(1873~1917)

  이 그림은 2006년 아테네움미술관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핀란드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최고의 그림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이 그림을 그린 후고 짐베르크는 핀란드 출신의 상징주의 화가이다. 그가 즐겨 사용하던 주제는 주로 죽음과 악마 등 음울한 것들이며 그에 대해 알려진 바는 많지 않다. 짐베르크는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이나 제목을 전혀 덧붙이지 않았다.

  이 그림의 의미를 묻는 말에 그는 "사람마다 자기가 보고자 하는 자신의 내면의 것을 볼 따름"이라고 하며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The Wounded Angel>이라는 제목도 후세 사람들이 붙인 것이다. 작가의 별다른 설명이 없기에, 이 그림에 대한 해석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 되고, 우리의 사고는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게 된다. 그것이 화가가 원한 바가 아니었을까?


이 작품에 대한 여러 해석 중 핀란드에서 전해지는 '아마란스 전설'을 묘사한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다. 먼저 그 전설의 내용을 살펴보자.


'어느 산간 마을의 두 소년이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천사를 발견하고 들것을 만들어 마을로 옮겨온다. 아이들은 그를 치료해 주고 싶었지만 천사가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던 어른들은 오히려 천사를 순진한 아이들을 홀려내는 마녀라고 몰아세웠다. 아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화형이 집행되었고, 천사는 활활 타는 불길 속에서도 죽지 않고 사람들을 저주하며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이후 지독한 전염병이 돌았고, 두 소년을 제외한 마을 사람들은 모두 비참하게 죽어갔다. 마침내, 황량해진 마을에는 천사가 흘렸던 피눈물의 흔적에서부터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났고, 그 꽃은 핏빛의 아름다움을 빛내며 언제까지고 피어 있었다. 이 꽃이 바로 아마란스이다.'


  이 이야기를 읽다가 연재가 말한 내용 중에 나왔던 '마녀사냥'과 연결되는 부분을 접하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필자는 마녀사냥까지는 생각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품에 대한 정보 없이 순수한 첫 만남에서 작품의 모티브가 된 핀란드의 전설 내용을 읽어 낸 연재의 깊은 해석에 박수를 보낸다.


전설과 하브루타 토론 내용을 종합하여 이 그림을 다시 해석해 보았다.


'소년들은 천사를 치료하기 위해 마을에 데려왔지만, 이들이 천사를 데려온 길은 결국 마녀사냥을 위한 화형 장으로 가는 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앞에 있는 소년은 죽음과 장례식을 상징하는 검은 정장을 입은 것이고, 뒤에 있는 소년은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 낸 어른들을 원망하는 눈초리로 감상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전설의 내용을 이 한 장면으로 요약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자,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핀란드 국립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작품 제작 과정 사진을 소개해본다.


출처 : jrkimceo님의 블로그_휴고 짐베르크의 스튜디오에서 작업 중인 사진들


출처 : jrkimceo님의 블로그


첫 버전으로 탄생된 그림이라고 한다. 눈을 가리지 않았고, 머리카락이 금발이 아니라 느낌이 조금 다르다. 어쩌면 이 버전으로 세상에 나왔을 수도 있다. 화가가 다시 그리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어느 버전이 더 마음에 드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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