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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Mar 12. 2019

자화상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저는 30대가 여자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인 것 같아요.”

“그런가요? 여자의 인생은 마흔부터라던데요?”

하하하 호호호

“음악은 뭘로 틀어드릴까요?”

“핑크마티니요.”

한 시간 동안 독방에서 홀로 사진을 찍었다.
자화상.
결혼 기념사진을 찍고, 아이 돌 기념 가족사진을 찍은 그 사진관에서 내 독사진을 찍는다.

몸매가 가장 예뻐 보일법한 포즈도 취해보고, 아예 없어질지도 모르는 한쪽 가슴을 최대한 들이밀어도 보고, 늘 동경했던 단아한 포즈도 해보고, 의자에 늘어져 앉아 울기도 했다.

자화상 세팅을 해주신 작가님이 오늘의 작업명을 오늘 이 순간이라고 하자 했던가.
하지만 나에겐, 내 인생 다시 못 올 온전히 예쁜 날이었던 것 같다.


2018년 8월.

첫 수술 일정 한 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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