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임시보호> 치와야 우리 집 가자

오늘의 수다

by 상지


*치와는 견종이 치와와여서 우리 집 아이가 치와라고 부르다가 굳어진 이름이다.




분리불안에 애정결핍인 치와와의 첫날이다.


노는 것 먹이는 건 그럭저럭 하겠는데 재우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반나절 정도 데리고 놀아주는 것과 데리고 사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던 것이다.

이 밤에 문을 열어주면 침대 아래에서 무언가를 아득아득 씹고, 밖으로 내보내면 정신 나간 강아지처럼 끙끙 앓으며 뱅글뱅글 돌고 운다.
결국 침대 아래에 강아지 쿠션을 가져다주고야 조용해졌다.


피치 못할 출장으로 보호자가 집을 비운 지난 일주일 동안 잠깐 들러 먹을 것을 주고 가는 이에 의존해 밤새 뱅글 돌고 울며 버텼다는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집에 온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몸부림일까...
마음이 복잡해졌다.


친구가 이 아이를 데려온 관에서는 치와와 암컷이라고 전산에 올려놨어서 몇 번의 입양 취소가 있었다고 했다.
이미 웰시코기를 임보 하는 상황에 너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쟤를 데려왔느냐 타박을 하자 친구가 그랬다.
오늘도 입양 안되면 내일 안락사래.”
문득, 어쩌면 내 친구 앞에 왔던 이에게도 담당 공무원은 안락사를 언급했을 것 같았다.


친구는 이 아이를 데려와 새로운 보호자를 찾아주려고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중성화를 했어도 수컷은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게 이유였다.
원래는 부모님 댁에서 키울 작고 귀여운 암컷 강아지를 입양할 계획이었다. 친구는 이 전에도 페키니즈 유기견을 구조해 부모님 댁에서 키웠었다. 친구가 독립한 이후 키우던 강아지도 세상을 떠나서 집에서 적적하게 계실 부모님을 위한 것이었다.
근데 막상 가보니 작고 귀여운 수컷.

역시나 이 아이를 반기는 곳은 없었다.
이후 다른 보호자를 찾아주려고 했으나 수컷인 게 늘 걸림돌이었다.


중성화도 했는데
그게 뭐라고

사람이 가장 나쁘다.
왜 사서 키우며 온갖 정 다 주고 버리나.

강아지가 어디 하루 이틀 사는 동물인가.
그나저나 나는 이 녀석과 별 탈 없이 일주일을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입고 있던 옷이 너무 지저분해서 꼬까옷을 사줬다.

씻기고 새 옷 입혀놓으니

인물이 훤하네.


이 녀석의 새로운 주인을 찾습니다.
중성화 한 수컷입니다.
특징은, 입이 작아 잘 물지 못하고 정말 다급하고 슬플 때 빼고는 짖지 않습니다.
해맑고 씩씩하고 똑똑합니다.
배변도 완벽하게 가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