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섭섭한 그 이름, 신혼

투닥투닥 황박이

by 상지

“있잖아.

우리 지금 쓰는 냉장고가 퍼지면, 그때는 김치냉장고에 작은 냉동고 조합 어때?

우리가 뭐 김치를 쟁여두고 먹는 사람들도 아니고.

엄마 꺼 보니까 요즘 김냉*은 아래는 김치 보관 칸이고 위에는 냉장고처럼 나오더구먼.”


요즘 전복 시세가 저렴하다며, 전복을 잔뜩 사다 냉동실에 쟁여놓자는 남편의 말을 듣고 있던 중이었다.

전복 - 냉동 - 냉동고 - 김치냉장고로 이어지는 의식의 흐름대로 말을 이었다. 우리 다음 냉장고는 김냉+냉동고 조합으로 하자고.


“이런 걸 진작 알았으면 신혼가전으로 냉장고 말고 김냉에 냉동고를 샀을 텐데, 그치?”

내 말에 그가 말을 이었다.


“그렇네. 그러지 그랬어”


“그치.

근데 그걸 내가 그때 알았다면, 재혼이었겠지.”

어느 정도 살림력이 뒷받침되는.



신혼, 그땐 그랬다.

살림이라는 게 살림인지 소꿉장난인지 구분이 안되던 시절이 있었다.

손바닥만 한 작고 알록달록한 냄비에 김치찌개라고 호언장담을 한 김칫국을 끓여내고도 의기양양하던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그 시절, 신혼살림으로 들여온 인버터 통돌이 세탁기가 내일이면 우리 집을 떠난다.

새로 이사 갈 집에 세탁기가 기본 옵션이라, 첫 살림을 이렇게 떠나보낸다.

시원섭섭하다.

마치 우리 부부의 지난 7년의 시간이 시원섭섭한 것처럼.



*김냉 : 김치냉장고의 준말



저희 부부의 투닥투닥 일상을 글로 남겨봅니다.

워낙 투닥거리며 사는 부부인지라, 매거진의 제목은 <투닥투닥 황박이>로 정했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