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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Mar 20. 2019

병실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2인실이나 1인실을 체크하자니 손이 좀 떨리긴 했다. 한 달 전에 말이다.
3인실부터 들어갈 수 있다고 신청을 넣었고, 3인실 이하 5인실로 배정되었다.
병원생활이 길어질 때는 다인실이 최고다.
오래 있을 것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 생각하고 병실에 올라갔는데, 건물이 오래된 이 병원 다인실은 좁아도 너무 좁았다.

2인실 창가 자리로 옮겨달라는 오더를 넣고 이틀을 기다렸다. 다인실에서는 너무 덥고 답답해서 이불이고 뭐고 미스트와 립밤을 끌어안고 살았는데, 북향인 2인실은 한강 전망이고 뭐고 일단 시원해서 좋았다.

“그래 잘 옮겼어. 앞으로 제발 좀 지지리 궁상떨며 살지마.”
몸과 입을 좀 운신할 수 있게 되어 오랜만에 통화가 닿은 엄마의 한 마디였다.

외벌이 간혹 맞벌이로 물가 비싼 수도권에서 아이 키우며 살다 보면, 고액 연봉이 아닌 이상 억세고 궁상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사실 엄마보다 알뜰하고 살뜰하게 사는 내가 좀 기특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이젠 좀, 편하게 살아보려고.


중간에 병실을 올렸는데도 병원비는 백만 원을 넘기지 않았다. 건보 만세다. 산정특례는 만만 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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