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한 달 살기
지난 토요일 밤늦게부터 방콕 한 달 살기를 시작했습니다. 재택과 육아를 목적으로 선택했기에 아이가 있기 좋고, 저도 편한 곳을 골랐죠. 이미 세 번이나 와봤고,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레지던스입니다.
아침에 조식을 먹습니다. 김치, 샐러드, 국수, 빵 다양하고 향신료가 거의 없어 먹기 편합니다. 오늘도 아이와 저는 욕심내 수북이 담아왔네요. 전에 조식 신청 안 했더니 부엌 없는 호텔에서 아이랑 바닥에서 컵라면에 김치로 어렵사리 먹고 치우는 게 어렵더라고요. 제대로 못 먹인다는 죄책감이 컸습니다. 저도 말라가고요. 그러나 지금, 저랑 아이 둘 다 배고플 새 없습니다. 따로 신청한 조식비가 부담이긴 한데, 점심까지 배부른 걸 감안하면, 담주에 아빠라 번갈아 먹을 걸 생각하면... 호사스럽습니다.
아이가 영어캠프에 가면 전 로비에 나가 일을 합니다. 조금 덥지만 가만히 있음 바람도 붑니다. 그들인데도 좀 타긴 하지만 이런 재택이 어딨 나요. 그간 미뤄둔 영상 편집 해나갑니다. 요가교실로 이동하는 아이들도 만났네요. 귀여워라. 아이는 또 오고 싶다 하지만, 이 비용을 들여 또 올 수 있을까요.
370(숙소 여행캠프) +45(아침조식)+30(면세 외 준비)+200(3인 항공권)+100(현지 생활비, 여행경비) = 745(3인 가족 한 달)
운동을 가기도 합니다. 오늘은 한국 뉴스를 틀고 화면으로는 태국 뉴스를 틀어놨습니다. 월요일 저녁 요가 1시간 호텔 무료 강습을 받았는데 저녁에 운동하긴 어렵더라고요. 오늘은 자전거 타기 30분 하였습니다. 아이들 영어캠프 간 시간 미술관으로 왕궁으로 운동으로 자유시간을 갖는 엄마들입니다. 오후 3시면 아이들 수영장 간다 할 테니 그전에 즐겨야죠.
숙소 나오기 전 집안일도 했습니다. 한국을 떠났다 해서 호텔에 머문다 해서 사라질 일이 아닙니다. 걱정이 더 컸습니다. 그간 생활에 편하게 해 두었던 것들이 다 사라지니까요. 다이소 옷걸이를 설치했습니다. 수도필터는 보수직원 불러 교체했습니다. 며칠 어쩌나 고민했습니다. 세탁기 돌리기 위해 어제 근처 마트 다녀왔고 꽃향기 가득한 세제로 세탁했습니다. 햇살에 빠싹 마른 옷 입는 거 오랜만이겠죠.
한국에서도 바빠 못한 보리차물도 끓이고 큐브 미역굿, 1인용 밥솥으로 금방 지은 밥 먹기, 브리타 정수기로 한 번 더 물 걸러 양치도 하고 그릇도 씻습니다. 참 살뜰합니다.
저녁엔 호텔 앞 5-6개 외부 상점에서 국수나 무삥 사 올 것 같습니다. 여행지 야시장에서 여러 가게 중 고르고 더위에 먹었는데, 몇 개 안 되니 선택도 간편하고 숙소에서 먹으니 편하기도 합니다.
이사를 한 것 같네요. 여행은 아직입니다. 이러다 진짜 살기만 하고 가는 건 아닌가 싶네요. 주말부터 슬슬 움직여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