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 그 길을 묻다
우리는 매일 넘쳐흐르는 수많은 정보와 타인의 목소리 속에서 살아간다. 매분, 매초마다 SNS에서는 쉬지않고 자신의 삶을 타인에게 전시하며 자신의 하루를 화려한 삶을 살아가는 듯이 포장하기 바쁘다. 그런 SNS 세상에서는 성공한 인생의 기준을 획일적으로 제시한다.
서로의 성공과 행복을 전시하는 쇼윈도우 라이프에서는 진정한 '나'의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진다. 진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며,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밀리고, 어느새 타인의 기준과 욕망을 나의 것인 양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진정한 나의 가치관을 찾는 여정은 바로 이 보여주기 세상의 혼란 속에서 '진짜 나'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간절한 노력에서 시작된다.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안개가 자욱한 숲속을 헤매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무엇을 찾아야 할지, 아니면 내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조차 막막하다. 그저 남들이 좋다는 길, 안전해 보이는 길을 따라 걸어 본다. 그러기에 흔히들 돈, 명예, 안정적인 직장 같은 사회가 정해놓은 이정표를 나의 목표로 삼고 나의 행복 역시 사회적 표준에 맞추기도 한다.
하지만 그 길 끝에서 문득 공허함을 마주하는 순간이 온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곳에 도착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깨닫는다. 내가 걸어온 길이 나의 지도가 아닌, 남의 지도를 따라온 길이었음을.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은 이처럼 잃어버린 나의 지도를 되찾기 위한 용기 있는 발걸음이다.
그렇다면 이 막막한 여정에서 우리는 어디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그 방법 중 하나로 '고전 읽기'를 제안하고 싶다. 고전은 단순히 오래된 책이 아니다. 시대를 넘어 수많은 사람에게 깊은 고민을 선물해 준, 인류 지성의 정수이다. 그 속에는 나보다 먼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끌어안고 치열하게 삶의 의미를 찾아 떠났던 위대한 영혼들의 고뇌와 성찰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들은 나의 방황과 고민을 수백, 수천 년 전에 똑같이 겪었던 인생의 선배들인 셈이다.
소크라테스와 '너 자신을 알라'는 화두를 붙잡고 씨름하고, 세네카의 글을 읽으며 역경 속에서 평온을 찾는 법을 배운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며 나의 그림자를 마주하기도 한다. 이처럼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시공간을 초월해 먼저 길을 떠났던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혼자라고 생각했던 나의 고민이 결코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얻게 된다. 또한, 그들이 평생에 걸쳐 얻어낸 지혜와 통찰은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나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단단한 닻이 되어준다.
결국 진정한 나의 가치관을 세우는 것은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끊임없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전은 가장 지혜롭고 다정한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다. 나를 찾아 떠났던 선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으로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고전읽기는 어려워 보일수도 있다. 한장 한장이 넘어가지 않고 다시 앞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할 것이다.
유명한 작가의 책 한권에는 답이 있지 않다.
내가 읽은 고전 한권 한권이 모여 습관이 되었을 때 문득 내 눈앞에 보이는 길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책 안에 길이 있다는 그말 거짓이 아니다. 제발 믿어라.
일단 한권부터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