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함의 힘

잊지 않음으로 잃지 않기를

by mintree



기억이 일상에 치고 들어오는 순간은 꽤 거대한 사건이어야 가능한 줄 알았다.

내 인생에 누군가가 들어왔다거나, 혹은 누군가를 잃는 것과 같이


그러나 생각보다 꽤 소소했다.

늦은 퇴근길 버스 안 회식 후 취한 아저씨에게서 아빠가 느껴질 때.

교복을 입고 아빠를 부르며 독서실에서 뛰어나오는 여고생을 마주했을 때.

휴가 날짜가 안맞는다며 투정부리는 누군가의 통화를 의도치않게 들어버렸을 때.

마트의 과자 진열대에서 뽀빠이를 마주쳤을 때.

가족끼리 간 놀이공원의 자리가 둘둘이어야 짝이 맞을 때.

백반집의 밑반찬으로 가지나물이 나올 때.

내 입에서 아빠라는 단어를 뱉어본 것이 꽤 옛날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아빠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어느 신부의 뒷모습을 볼 때.



앞으로도 아마 소소한 것들이 나를 콕콕 찔러대겠지만

아직 기억나는 추억들이 많기에 가능한 것이겠거니 감사해야겠다.

영원히 쉰셋의 나이로 우리 곁에 남아줄 나의 기둥

잊지 않음으로 잃지 않기를 바라며 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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