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컬여행기
몇 주전, 국내 소도시여행을 유독 좋아하는 제게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제 생에 베스트 노잼도시를 만났거든요. (대전은 알고 보면 유잼도시예요. 나중에 포스팅 소재로 써야겠군요!)
그곳은 바로 강원도에서 '원'을 담당하는 원주입니다.
갑자기 원주를 왜 디스 하죠?
1박 2일 여행에서 메인인 날에 비가 와서였을까요? 날씨요괴에게 비 오는 여행은 꽤나 익숙한 여행인걸요?
논오피셜한 제 생각으로, 원주는 큰 도시이고 그만큼 거주자 위주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출렁다리를 빼고는 정말로.. 서울과 크게 다를 게 없더라구요 하하! 살기 좋은 도시랄까요. 아, 한 가지 특징! 원주는 공원이 정말 많았어요. 관광객 유치를 원하거나 원주만의 특색을 갖추고 싶다면, 공원별 컨셉을 부여해서 오프라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
아무쪼록! 그런 노잼도시 원주에서도 의미 있게 여행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오래된 로컬 맛집투어입니다!
원주는 교통의 요지로 예전부터 발전한 도시였다고 해요. 그만큼 유동인구가 많았기에 시장과 시장음식의 발전은 뒤따라오는 순서였을 테고요! 원주시장은 크고 작은 시장이 붙어 있어서 그만큼 규모가 굉장히 컸어요. 특히 재밌었던 게 시장별 판매 품목이 달라서 돈가스골목, 만두칼국수골목, 소고기골목 등 메뉴별로 먹자거리가 형성되어 있던 부분이에요.
그렇다면? 원주만의 이런 독특한 부분을 경험하는 게 또 하나의 여행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먼저 만두칼국수 골목을 가보았어요!
만두칼국수골목, 이모네만두
작은 시장 한 골목에 만두칼국수집이 밀집되어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웨이팅라인이 있던 곳이 이모네만두였습니다. 음식준비를 밖에서 해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웨이팅 하는 손님들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간판엔 아직 감자옹심이라 써져 있지만 옹심이는 팔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Q. 그나저나, 원주에 만두칼국수거리가 생길 정도로 유명해진 이유는?
A. 원주에서는 6‧25 전쟁 이후 군인과 그 가족들이 거주하며 미군으로부터 받은 밀가루 등으로 역전시장, 중앙시장 등에 칼국수 식당이 생겨났다고 해요. 이어서 중앙시장에 칼국수 골목이 만들어졌으며 칼국수에 만두를 넣어 먹는 이른바 ‘칼만’이라는 명칭도 전국 최초로 원주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라고 합니다. [출처: 이뉴스투데이] (흠 그런데 칼만이 뭐죠..? 전 처음 들어보는데)
원래 칼국수집은 김치가 킥이잖아요? 역시나 이곳. 김치맛집이었습니다. 세 명이서 한통 다 비울뻔했어요.
그리고 칼국수보단 저 만두가 정말 맛있어요. 아, 그리고 원주 만두칼국수골목의 특징은! 김치만두만 있다는 것! 왜 고기만두가 없지? 하고 대화를 나누니깐 이모님이 답해주셨어요.
오래된 집인 만큼 단골손님들도 많고, 포장손님들도 많으신 것 같았습니다.
원주에 온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로컬경험이라고 생각해요!
* 아, 특별히 한 가지 솔직한 팁을 드리자면 맛과 구성은 다 비슷해 보이니 웨이팅 심하면 옆집 가시길 :)
이모님들이 좀 까칠하십니다ㅎㅎ..
복숭아의 고장에선 복숭아고기를 , 장군본가
원주는 복숭아로 유명한 도시라고 해요. 사실은 전 처음 알았습니다. 아무튼!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그 특산물을 고기에 접목시킨 복숭아불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이에요.
또간집에 나왔다고 해서 기대감 상승상승
복숭아불고기? 뭘까? 이렇게 복숭아소스를 소고기에 양념한 고기랍니다.
고기 말고도 장아찌, 잼 등 꽤 다양한 요리에 복숭아를 접목시키셨더라고요!
저는 이렇게 특산물을 결합한 로컬공간들이 참 좋더라구요 정말 개취. 그치만 이번에도 좀 솔직해져 볼까요?
저와 친구들은 복숭아불고기보단 일반 돼지갈비를 더 맛있게 먹었어요.. 진짜 맛있었습니다.
복숭아불고기 맛보시고 돼지갈비로 넘어가는 방향. 아주 추천드립니다!
고깃집에 복숭아 데코? 꽤 귀엽네요
아, 택시기사님 말씀으론 옆 도시인 횡성만큼이나 원주도 소고기가 맛있다고 해요. 인정합니다.
+ 지나가는 Mintroduce 첨언)
원주에 복숭아를 활용한 특색 있는 로컬샵들이 많이 생기면 더더욱 재밌을 것 같아요! 하다못해 후식으로 한과랑 같이 먹은 복숭아잼이 너무 맛있어서 사가고 싶었는데, 검색해도 스마트스토어나 저 멀리 있는 공장만 나오더라구요ㅜㅜ.. 누군가 복숭아잼 팔아준다면 다시 갈지도..?!
since 1977, 남부통닭
이번엔 숙소용 안주맛집을 소개할게요. 벌써 개업 50년을 바라보고 있는 남부통닭입니다.
사실 주문하려고 하니깐, 막상 메뉴가 평범해서 왜 유명하지 싶었어요.
그래서 이유를 생각해 봤죠. 일단 맛있습니다. 너무 당연하다고요? 하핫. 포장 기다리면서 봤는데 깨끗한 기름으로 튀기시더라구요. 기름뿐 아니라 여러 위생상태가 좋아서 오래된 맛집 위생상태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어요. 그래서 그런지 튀김옷이 바삭바삭
생각해 보면, 여행객이 적고 로컬들이 많은 동네에서 약 50년을 이어왔다는 건 그만큼 로컬들이 인정하는 맛집이라는 이야기 아닐까요?!
숙소에서 안주로 먹으면 딱입니다. 친구들, 가족들 누구랑 와도 어울리는 메뉴일 것 같네요.
다음은 사진 속 중간에 있는 복숭아빵 소개를 해볼게요 :)
*포장 시 전화예약 필수! 주말 저녁시간에 전화했더니 30-40분 후에 오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이제는 전라도 휴게소에서도 살 수 있음에도, 원주 복숭아빵
이곳을 간 게 원주여행 중 가장 여행자 다운 모습을 보였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해요.
원주 대표 관광상품인 복숭아빵을 사러 가봤어요. 가게 이름도 정직하게 원주복숭아빵!
사실 복숭아빵은 휴게소 로컬상품존 같은 관광상품 코너에서 꽤 많이 봤었는데요.
현지 스토어에 오니 복숭아빵 말고 복숭아쿠키, 고구마빵도 있더라구요.
각종 복숭아 캐릭터 굿즈들도 많았어요!
가게가 크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귀여워서 원주여행자라면 지나가다 들를만한 것 같아요:)
매장 인테리어를 조금 달리해서 간단하게 커피랑 같이 먹을 수 있게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 또 한 번 솔직타임. 복숭아빵은 철저히 맛보단 비주얼만 보고 사는 걸로 해요 :)
전메뉴 다 맛있었던, 로컬맛집 토지옹심이
여행자는 저희뿐이었던 현지인맛집을 찾았어요.
사실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 로컬맛집이라고 해요.
아직 외지인한테 바이럴이 안되었으니 어서어서 가보시길 강력 추천드리는 곳이에요.
옹심이 칼국수를 먼저 시켜봤어요. 아주 녹진합니다. 100% 생감자를 갈아 만든 옹심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일까요? 정말정말 맛있었어요. 옹심이는 아침이나 아점에 먹기 좋은 음식 같아요.
옹심이를 처음 먹은 친구도 있었는데, 맛있다면서 평소 먹던 양보다 훨씬 더 많이 먹어서 놀랐습니다.
감자로 유명한 강원도 아니랄까 봐, 감자로 만든 메뉴들 다 맛있네요.. 그리고 이곳의 킥은 막국수입니다. 다양하게 먹어보려고 한 개씩 다 시켜봤는데 물막국수 진짜 맛있어요. 5명 중 5명이 최고로 뽑을 정도였습니다.
원주에서 강원도를 느끼고 싶다면, 꼭 가보세요 토지옹심이 :)
신상 노잼도시였던 원주. 그럼에도 로컬음식투어로 여행을 즐겼던 여행기를 가져와봤어요.
이상 음식이 품은 로컬 이야기의 재미를 느꼈던 원주여행기 마칩니다.
행복한 로컬여행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