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작은 선물

일상 속 철학

by 민트쏭

오늘의 그림자를 털어내고, 침대의 포근함에 몸을 맡긴다. 시계를 보니 한참 전에 잘 시간인데, 정신은 생각의 끈을 놓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을 머릿속에 맴돌게 한다. 이럴 때면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넨다. 아주 나지막하게, 거의 속삭이듯이.


"오늘 하루, 어땠어?"


거창한 답을 바라는 건 아니다. 혹시 오늘 뜻밖의 좋은 일이 있었나, 아니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작은 위로를 받았나, 하고 되짚어 보는 정도. 예를 들면,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자리에 앉아 먹었던 냉면 한 젓가락 같은 거. 별것 아닌 순간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던 기억. 혹은 문득 불어온 바람이 볼을 간질이며 땀을 식힐 때 느껴지던 그 시원함 같은 거.

물론, 매일매일이 평화로울 수는 없다. 오늘은 특히나 마음이 상하거나, 예상치 못한 짜증이 울컥 치밀어 오르는 순간도 있었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해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하고, 누군가의 한마디에 괜히 마음이 상했던 적도 분명히 있었다. 그런 모든 감정들이 뒤섞여 오늘 하루를 이루었겠지.


이 질문은 나를 심판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오늘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보낸 나 자신에게, 잠깐이나마 귀 기울여주고 싶을 뿐이다. 어떤 날은 "음, 그냥 그랬어." 하고 덤덤하게 답할 때도 있고, 어떤 날은 "생각보다 잘 해냈네!" 하며 스스로를 토닥이기도 한다. 가끔은 이유 없이 "오늘 정말 힘들었어..." 하고 지쳐있는 나를 마주할 때도 있다. 그때는 그저 그렇게 솔직하게 답하는 나를, 아무 말 없이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는 이 짧은 시간은, 나 자신에게 주는 가장 작은 선물일지도 모른다. 눈부시게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고, 드라마틱하게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오늘을 살아낸 나를 인정하고, 내 감정을 오롯이 느껴주는 것. 그 사소하지만 진심 어린 관심이, 내일 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아주 작은 용기와 감동을 전해주는 걸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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