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14 새벽
다시 길을 잃었습니다.
13일부터 계속 울고 싶은 마음이 찾아옵니다
수술이 끝난 후 마음이 더 어렵습니다.
13일 새벽
14일 새벽
잠도 안오고 눈물을 훔치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인생이 서럽습니다.
열심히 살다
어떤 이유든지간에
암에 걸려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지내야 하다니....
정말 역설의 삶입니다.
기회를 갖고자 할 때
기회를 없애는 삶
가족들과 편히 살고
여행도 다니고 그러고 싶었는데
인생의 다른 짐을 덜어놓고
또 내려놓고
공적인 일을 떠나
내가 하려고 하는 일에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나 자신을 위해 살아보자는 생각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는데
3기 암이 찾아와서
인생을 큰 걱정 속에서 살면서
죽음과 대적하며 지내야 한다니.....
조금 일찍 찾아온 죽음과 만나가면서 살아야 하다니...
거의 모든 것을 바치면서
살아오긴 했는데
뭐 하나 변변하게
한 것도 없다는 생각에
허무한 눈물이 흐르고,
미안함
후회
아쉬움
두려움
원망스러움
괴로움
식은 땀과 눈물이 암 수술 상처의 통증과 함께 흐릅니다
다시 길을 조정해야 합니다.
암 이전에 세웠던 삶의 계획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 길은 어렵지만
조금 더 마음을 가볍게 하여
죽음을 받아들이고
더 잘 준비하고
세상에 주고 갈 것을 잘 정리하는 삶이 한결 더 가까이 느껴집니다.
10년,
15년,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삶을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