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수 Jul 06. 2023

대장암 일기 17

7월 4-6일 아침 

1. 항암 화학치료를 시작하다 


일찍 가서 피검사를 하고 기다려서 항암 주사를 시작했다. 옥살리플라틴이라는 약을 주사로 맞고, 젤로다 라는 약을 경구용으로 먹기로 했다. 

1차 항암치료를 시작한 것이다. 

낮병원 입원실에서 옥살리플라틴과 젤로다의 온갖 부작용을 듣고 동의하고 주사는 2시간여에 맞았다. 

별일 없는 사람부터 중도에 그만 둔다는 사람까지 항암요법에 대한 의견을 나뉘어있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대장암 항암치료는 견딜만 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2. 황톳길을 3번째로 걸었다. 


집사람과 함께 토, 일, 그리고 수요일 황톳길을 걸었다

두시간 내외.. 

안양천에 마련해놓은 황톳길에 가서 진흙과 황토로 된 길이라기보다는 걷도록 마련해놓은 곳을 걸었다 

항암한 날은 쉴까 했는데.. 그냥 걸었고

집에 와서는 정신없이 잠 들었다. 


3. 24시간에 가까워진 지금 


1) 피로하고 무겁고 속이 좀 답답하다 

2) 차가운 물이 닿으면 손의 감각이 이상해진다 

3) 무엇을 먹을 때 악관절이 뻗뻗하다 

4) 아침 젤로다를 먹고나서는 속이 살짝 미식거린다 


가장 힘든 것은 속이 살짝 불편하면서 기운이 없는 것, 기운을 내는 것이 귀찮은 것 


4. 위로하는 사람들과 위로하지 못하는 사람들 


병의 경과와 함께 편안해지는 사람들과 불편한 사람들이 생긴다

그리고 나를 어떻게 생각해왔는지도 알게된다. 

내가 필요였던 사람, 내가 존재였던 사람, 

진심으로 내 생애를 걱정해주는 사람, 진심으로 자신을 생각하는 사람, ....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된다. 

겪어봐도 어렵고 

겪어보지 않아도 어려운 것이 위로다 

힘든 사람에게 기운이 나게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위로를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멀리있는 사람은 더 위로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병을 앓으며 군상이라고 말하는 인간들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알게되는 것 역시 또하나의 아픔이다. 

무엇을 얻으면 또 무엇을 잃는 것은 필연이다. 


5. 항암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것 같다 


항암이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몸이 무겁고

속은 버겁고

정신은 귀찮아진다 

항암제가 암세포, 정상세포 공격을 하고 재구성, 재배열을 하는 혼란의 전투를 치르는 것이 바깥으로 충분히 드러나지 않지만 

이 때의 상황은 우울해지기 쉬운 상황이다. 

우울하지 않게 지내려는 노력 또한 필요한데 

이 에너지를 어디서 가져올 것인가 


쉬면서 못쓰던 글을 쓰고 읽지 못했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친구들을 봐서 에너지를 받기? 

가족들과의 소중한 시간? 

조용한 자신과의 만남과 신을 사유하기? 


어찌됐든 항암 이 약을 먹으면서 택배를 하시면서 지내는 분들도 있다고 의사가 말했다. 

나는 경청과 면담을 해야하는데...... 

시작하기 전에 들은 세 분류, 항암이 어렵지 않다는 사람, 항암이 어렵다는 사람, 항암을 때려친다는 사람 중에 하는 지금 항암이 어렵다는 사람으로 가고 있다. 힘들다  





작가의 이전글 대장암 일기 1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