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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ul 19. 2024

인도에서의 쇼핑은 눈호강이자 즐거운 고민

한국 사람들에게 인도에서 쇼핑이라 하면 보통 화려한 전통 의상이나 향신료 정도 연상이 되니 기념품 사는 거 아니면 쇼핑이 필요할까 싶을 수 있다. 인도에서 살고 계신 주변 분들도 꽤 그런 얘기를 한다. 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손품 발품 팔다 보면 아주 재미지는 쇼핑의 세상이 열려 지갑이 술술 열리는 신나는 일들이 벌어진다. (다만 정갈한 미니멀, 세련된 미드 센츄리 이런 스타일을 절대 고수하는 스타일이라면 이 섹션은 패스해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원래도 컬러풀하고 에스닉한 패턴이 있는 스타일을 워낙 좋아했던지라 인도에 오고 나선 물 만난 물고기처럼 원하는 가구, 인테리어 소품들,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옷들을 사기 위해 럭셔리 인도 브랜드들부터 쇼핑몰, 로컬 시장들을 들쑤시고 돌아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방팔방 찾아다니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유니크하고 이국적인 디자인들에 감탄을 하는 경우도 많았고 다양한 가격 범위에 놀라 입틀막하고 나온 적도 많다.

 

인도 오기 전엔 막연하게 뭐든 현지에서 사면 더 저렴하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말도 안 되게 큰 빈부격차만큼이나 소비재의 가격대도 정말 천차만별이었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방법들도 얼마든지 있지만 디자이너 브랜드가 되기 시작하면 역시나 글로벌 스탠다드 가격으로 맞추는 느낌이다. 내국에서 소비가 많이 될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어디선가 인도의 부자는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올해 발표된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인도가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걸 보니 틀린 소리도 아닌 것 같다. 현지에 와서야 한 쪽만 보고 가진 편견이었단 걸 깨달았다.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은 뭐니 뭐니 해도 길거리 시장이다. 얇은 뱅글들은 10개 한 세트에 한화로 1,600원 정도 하는 것들도 있고, 만원 이내로 살 수 있는 옷 종류도 굉장히 많다. 손으로 한 땀 한 땀 비즈와 자수를 촘촘하게 엮은 핸드백은 2,3만원 정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퀄리티에 큰 차이가 없는 기념품을 구매할 때는 시장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시장에서의 흥정은 필수이다. 파는 사람이 “너만을 위한 스페셜 프라이스다”로 시작하면 사는 사람은 “노노 더 깍아줘!” 하며 여유 있게 주거니 받거니 반복하다 최최최종 정도에 만나는 그 가격을 현금이나 지페이로 지불하면 된다.


더 좋은 퀄리티의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거나 흥정에 피로를 느낀다면 브랜드나 편집샵, 쇼핑몰을 찾아가면 된다. 뭄바이는 수도인 델리만큼이나 쇼핑으로 유명해서 로컬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뭄바이의 쇼핑 구역은 크게 두 곳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남부엔 칼라 고다 라는 소호 같은 구역이 있고 중부 쪽에 제일 유명한 쇼핑몰인 팔라디움이 있는 로워 퍼랠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참고로 중부로 이동할 때 숙소를 옮긴다면 세인트 리지스 호텔이 팔라디움 몰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뭄바이에 오기 전부터 온라인으로만 봤던 인도의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들 수십 군데를 이미 구글맵에 찍어놨던지라 뭄바이에서의 쇼핑이 너무 설레고 기대되었다. 만약 뭄바이에 여행을 오게 된다면 추천하고 싶은 샵들은 패션&편집샵: 사비야사치(Sabiyasachi), 오간(Ogaan), 페르니아스 팝업(Pernia’s Pop-Up), 르밀(Le Mill), 피닉스 팔라디움(Phoenix Palladium) 3층, 라이프 스타일: 사리타 한다(Sarita Handa), 굿 어스(Good Earth), 니코바(Nicobar), 패브인디아(Fabindia), 수바사(Suvasa) 그리고 인도의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수공예로 아름다운 카펫을 만드는 자이푸르 러그(Jaipur Rugs) 정도 될 것 같다. 소개한 브랜드들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흥미롭고, 아름답고 유니크한 인도의 문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도 향신료나 식료품을 백화점 식품관처럼 보증된 곳에서 편하게 구매하고 싶다면 네이쳐스 배스킷(Nature’s Basket)을 추천한다. 팔라디움 몰 안에도 있고 샵이 몇 군데 더 있으니 검색해서 가까운 곳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


가장 유명한 스트릿 마켓은 콜라바 코즈웨이를 따라 일렬로 쭉 들어선 콜라바 마켓인데 각종 기념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기 좋다. 파는 상품들이 노점상들마다 비슷한데 가격이 다르니 비교해 보고 구매하는 게 좋다. 흥정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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