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세대는 듣도 보도 못한 광고의 홍수속에서 소비를 배운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광고>는 인간을 <변화>시킨다는 것.
우리는 삶에서 많은 매체를 통해 과연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 배우게 되는데 특히, <광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질문을 다양하게 던지는 사회구조의 한 옵션(option)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무언가를 원하는 행위>야말로 어찌 보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자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한 <유*브>를 통해 요즘 중. 고등학생 청소년들의 <명품> 소비 현상이 화제가 됐었다. 경제적인 능력도 없는 청소년들이 쓰면 얼마나 쓰겠어 라고 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가 알던 수준을 훨씬 웃도는 <소비 과잉 현상>을 보여주었고, 그 중심에는 어찌 보면 당연한 <명품>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상식적으로 교복을 입는 자녀 세대에게 <명품>이 얼마나 수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기자가 만난 중. 고등학생들은 모두 <명품> 옷에 <명품> 액세서리를 걸치고 <명품> 신발을 신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청소년 전반에 미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서 <현상>이란 대부분의 청소년 세대가 명품 옷을 걸치고 다닌다는 뜻은 아니다. 왜냐하면, 장담하건대 내가 만나고 있는 수십, 수백 명의 청소년들을 보면 <유*브>에 나오는 청소년들처럼 그렇게 <명품>을 입고 있는 친구들을 본 적은 사실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위는 많이 없지만 갈망은 많다.
지금 자녀 세대들은 <명품>을 갈망한다. 갈망을 일으키는 요인에는 물론 SNS채널 같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자극들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건 중.고등학생 자녀 세대는 분명 <명품>을 갈망하고 있고, 단지 없어서 못 입을 뿐 <구찌>나 <보테가>, <지방시> , <발렌시아가>, <오프 화이트>, <톰 브라운> 같은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명품>들을 입고 싶어 하는 욕구는 그 어느 세대보다 강한 게 사실이다. 가격대만 놓고 보면 반팔 티셔츠 한 벌에 60만 원을 호가하는 말 그대로 <명품> 중에 <명품>이다. 그래서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이 있고, 사이버 도박을 해서 큰돈을 벌게 되면 제일 먼저 소비하는 것이 <명품>인가 하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툭하면 피해를 보고 있는 이유도 사실은 적은 돈으로 고가의 중고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이다.
초등학생들은 다를까?
초등학생의 <명품> 열기는 사실 부모의 영향 외에 자녀 자체에 욕구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명품>은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발달학적으로 초등학생들은 <명품>을 통해 사회계층의 이동을 시도하는 세대가 아니다 보니 초등학생의 <소비 문화>는 전적으로 <또래 집단> 안에서만 작용을 일으킨다. 그 중에서도 초등학생 자녀에게 <소비 문화>의 트렌드는 <게임>과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아이돌>과 관련한 <굿즈-goods>가 주류를 이룬다. 말 그대로 <굿즈>의 등장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소비를 급격하게 상승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래서 아이돌 포토카드, 팬북, 스티커는 물론 <메**플 스토리> 게임 아이템이나 <카**오 프렌즈>, <라* 프렌즈>와 같은 이모티콘 파생 상품 등은 대표적인 초등학생 자녀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문화가 되었다. 독특한 건 대부분 초등학생들의 소비는 사이버 공간에서 구매가 이루어지고 사이버 공간에서 소비되며 사이버 공간에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상에서는 거의 두드러진 소비행위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 지금의 자녀 세대를 움직이는 <소비 문화>의 주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녀에게 접근하고 있는 <광고>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고, 인터넷을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열어 볼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사이버 공간을 들락날락거리며 두 개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 부모가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사이버 공간에서 거주하려면 <광고>를 보는 <사이버 주민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세히 보면 이해가 될 수 있다. 어느 인터넷도 어느 SNS도 <광고>가 없는 공간은 없다. 오히려 인기가 많고 보지 않으면 힘든 사이트, 페이지일수록 <광고>의 모습은 부탁하는 입장이 아닌 당당한 입장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걱정했던 인터넷의 위험성과 SNS, 게임의 중독성만 두고 부모들이 많은 고민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자칫 놓치고 있었던 자녀의 <광고>와 <소비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어찌 보면 <광고>는 우리가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각지대에서 알게 모르게 거대한 힘을 키워왔던 건 아닐까 싶다.
먼저, 심리학에는 <사회적 증거>라는 용어가 있다.
<사회적 증거>란 어떤 행동이나 판단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판단을 의식해 따라 하게 되는 일종의 <동조 압력> 현상을 말한다. 일종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주로 <광고> 전략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다.
우리는 세상을 바라볼 때 단순히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증거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인간은 감각적으로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고, 기억하는 것을 통해 얻은 정보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믿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또 이러한 경향은 직접 경험하기 어렵거나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상황 앞에서 더 강해진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4년 당시 모 제과회사에서 판매한 <허니 **칩>이라는 과자가 있다. 이 <허니 **칩>은 제대로 된 광고 하나 없이 출시된 제품이었지만 SNS 사이에서 <맛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과자가 되었고, 당시 얼마나 인기가 많았으면 시중 가격의 3배 가격으로 거래가 되기도 했고, 이 과자로 인해 감자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의 소득도 2배가 늘었다는 기사도 있었다. 더욱 황당했던 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이 과자의 빈 봉지를 판다며 냄새라도 맡고 싶은 사람은 구매하라는 다소 웃음을 자아냈던 광고도 있었다. 그야말로 지금으로치면 <핵인싸> 중에 <핵인싸>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허니 **칩>에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제대로 된 <광고> 하나 없던 이 과자가 어떻게 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과자가 되었을까? 이 과자에서 우리는 <사회적 증거>라는 법칙을 살짝 엿볼 수 있다. 누군가는 먹었지만 대부분은 이 과자를 먹지 않은 상황에서 먹어본 누군가가 SNS에 <너무 맛있다>는 게시물을 올려 사람들의 침샘을 자극했고, 과자는 남녀노소 그 중에서도 특히 10대, 20대 젊은 층에게는 꽤 매력 있는 콘텐츠라는 것을 감안하면 SNS에서 이슈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이렇게 수많은 댓글을 본 사람들은 <사회적 증거> 법칙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판단에 따라가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회적 증거>는 일종의 <정보의 사회적 영향>이라고도 불리는 데 쉽게 말해, 자녀는 다른 사람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탕으로 행동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다른 사람이란 자녀의 <또래 집단>이거나 아니면 <BTS> 같은 유명 <셀럽들> 그리고 우리 자녀들이 가장 많이 만나는 SNS상에서의 <사이버 시민> 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제 자녀의 <소비 문화>를 이해하는 게 조금 쉬워진다. 왜냐하면, 결국 자녀의 <소비 문화>는 자녀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들을 인터넷이나 SNS 또는 또래집단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통해 소비가 결정된다는 당연한 공식이 나오는 셈이다. 그런데 이 공식이 지금 우리 자녀에게 단 0.1의 오차도 없이 딱 떨어지는 절대 공식이다.
<사회적 증거> 외에 자녀의 <소비 문화>를 조장하는 역할은 뭐니뭐니해도 <광고>가 결정적이다. 이렇게 보면 어떨까?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를 비교했을 때 어느 세대의 눈에 <광고>의 빈도가 더 많았을까? 당연히 자녀 세대이다. 굳이 통계를 들이밀지 않아도 추론이 가능할 것이다. 즉, 인터넷이나 게임, SNS 등을 많이 하는 자녀 세대에게 <광고>는 꼭 봐야하는 필수 콘텐츠다. 선택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예전에는 광고를 보기 싫으면 채널을 돌리면 되었지만 지금은 광고를 보지 않으면 <돈>을 내야 하는 세상이다. 특히 <유*브>를 즐겨 보는 자녀 세대라면 더더욱 <광고>는 경제력이 없는 자녀에게 아주 당당한 존재다.
또 최근의 <광고> 특징이 <내추럴 광고> 모습을 띠고 있다. 풀이하면 <재밌게 읽었더니 광고였네>라는 <광고>가 즐비하다는 것이다. 맞다. 자녀 세대에게 지금 <광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재미와 관심을 끄는데 충분한 콘텐츠라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게다가 지금의 <광고>는 다양한 스토리와 생소한 정보까지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SNS상에서 콘텐츠로도 활용이 충분하다. 이렇게 재밌고 유익해 보이는 <광고> 콘텐츠는 결국 자녀의 SNS에서 출발하여 친구의 친구로 또 그 친구의 친구로 전파되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결국 지금의 <광고>는 회사가 만들고 대중들이 유통시키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녀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어느새 자녀가 홍보팀 직원이 된 셈이다. 이 정도면 <광고의 역습>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이러한 <역습>은 빅데이터를 통해 정점을 찍는다. 빅데이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녀에게 노출된 상품에 한 번만 클릭해도 자녀의 정보는 물론 자녀의 지금까지 SNS의 <로그 활동>까지 분석해서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관심 있는 지를 단 몇 분 만에 확인한 후 눈앞에 취향저격 상품을 대령시킨다. 이러니까 자녀의 소비 욕구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하면 자녀의 <소비 문화>를 건전하게 바꾸어 놓을 수 있을까?
일단, <광고>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인터넷과 SNS를 가동시키는 알고리즘 자체가 <광고>다 보니 자녀에게 <광고>를 보지 말라고 말하는 건 지금 시대에 상식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작 그럴바에는 스마트폰을 뺏는 것이 극단적이긴 하지만 효과는 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자녀에게 쥐어준 스마트폰을 다시 회수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대안은 건전한 소비 문화를 갖게 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
먼저, 첫 번째로 <부모의 역할>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 부모는 자녀가 유아기 때부터 맞벌이를 하며 경제 활동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자녀에게 쏟아야 할 <애정>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부모에 대한 자녀의 <애착>이 깊어지면서 부모는 늘 자녀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애정>을 보상하기 위해 부모는 자녀가 원하는 것이면 되도록 사주었고, 용돈조차도 미안한 마음에 다른 자녀들보다 더 많은 용돈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돈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를 심어주는 데는 그리 신경쓰지 못했다. 그런데 사실은 이 잘못된 <애정>의 표현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몰랐을 것이다. 자녀는 고가의 선물을 받고 많은 용돈을 받는다고 해서 부모의 <사랑>을 느끼지는 않는다. 당장에는 고마워하겠지만 기한은 짧다. 오히려 그 <사랑>은 자녀에게 잘못된 <소비 문화>를 조장할 수 있고, 만일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때 <반항>이나 <일탈>된 행동을 초래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자녀의 <소비 문화>에 <의도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소비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자녀에게 가계부를 쓰라고 하라는 것은 아니다.(쓸 일도 없겠지만) 그냥 자녀의 소비 패턴을 부모는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자녀를 보았는 데 못 보던 티셔츠를 입고 외출을 한다고 하면 반드시 돌아왔을 때는 그 티셔츠에 대해 출처를 물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의 부모는 그냥 지나쳐 버리던지 아니면 <못 보던 옷인데 산 거니?>라고 툭~ 하고 물어보는 것이 전부다. 그럼 자녀는 <용돈 모아서 샀어요>라고 특~ 하고 대답하고는 곧장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요목조목 물어보고 싶은데 딱히 자녀가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친구와 바꿔 입은 옷이 많은지 다소 의심이 된다. 기본적으로 부모는 자녀의 용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못 보던 옷이라면 당연히 확인을 해야 한다. 더구나 자녀가 선호하는 브랜드는 사실 부모가 잘 모르는 것이 많다. 책상 위에 놓인 또는 서랍 안에 있는 반지나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도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 어디 브랜드이며 얼마 정도 하는지에 대한 상식은 필요하다. 평범한 <쇠> 같아 보이지만 그 반지가 100만 원을 호가하는 <구찌> 신상 일지는 자녀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학교>와 <부모>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사실 학교 교실에서는 한 학기 중 <도난 사건>이 평균 두 세건은 발생한다. 그리고 도난품에는 대부분 고가의 명품 아우터나 지갑, 화장품, 액세서리 등이다. 이렇게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순히 손버릇이 안 좋은 학생이 있어서가 아니다. 여기에는 학생들의 심리적인 작용이 존재한다. 명품을 가진 자녀는 학급 친구들에게 본새를 뽐내고 싶을 것이 당연하고 이를 지켜보는 친구들은 부러움을 가지거나 아니면 시기심과 소외감을 가질 것이 뻔하다.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절도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더구나 개인차에 따라 학생 중에 성격적으로 못 봐주겠다고 하면 물건을 훔치는 것보다 물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훼손>에 목적이 더 강하다. 쉽게 말해 가지지는 못하지만 훔쳐서 버려서라도 상처 받게 하겠다는 뜻이다.
결정적으로 자녀는 <또래 집단> 사이에서의 인기에 약하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이면 무리를 해서라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자녀 세대다. 그렇게 본다면 이것은 한 부모의 역할이 아니라 여러 부모가 동의하고 참여하는 <문화 형성>이 필요하다. 자녀 세대가 교복을 입는 이유는 비용절감도 있었지만 자녀들의 차별의식을 없애겠다는 인본주의적 취지가 컸었다. 그런데 <명품> 소비는 이러한 취지를 훼손하고 곧장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교육은 <절대적>이다. 그리고 학교도 더불어 학생들에게 건전한 <소비 문화> 교육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특히, <명품>에 대한 <재해석>은 반드시 필요하다.
마치기전에
소비가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 부모는 경험을 통해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자녀 세대는 우리 부모 세대와는 너무 달라서 벌써부터 <소비>가 곧 <권위>라고 인식하고 있다. 오늘부터라도 자녀에게 <명품>이 곧 <권위>라는 인식을 삭제 시켜주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