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
7년 전 처음으로 쓴 시입니다. 학교 수업 중 윤동주 시인분의 참회록을 읽고 각자의 주제로 써보라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장난 반, 의무감 반으로 썼지만 저는 정말 오랜만에 시라는 것을 써보는 거라 사뭇 진지했습니다. 저는 언제나 장난기 많은 학생이었고, 그로 인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된다는 주제를 정해서 지었습니다. 불과 30분 남짓, 충분히 몰입해서 지은 문장들이 마음에 들었고, 선생님이 발표할 학생을 찾자, 번쩍 손들고 일어나서 발표했습니다. 놀기 좋아하는 학생으로 알고 있던 선생님은 제 시를 꽤 마음에 들어 하셨고, 진심이 느껴지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때 큰 행복감을 느꼈고, 시를 쓰면서 내 생각이 차분히 정리되고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시를 꾸준히 쓸 수 있었던,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계기가 된 시입니다.
11월, 제 생일이 있는 달에 의미 있는 시를 다듬어 내어놓습니다. 말 많은 것보다 한마디라도 좋은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쓸 당시에는, 키 작은 친구가 제 놀림 때문에 울었던 것이 생각나 장난 속 심한 언행에 대해 반성했습니다. 두 번째 퇴고했던 고등학교 졸업 때는, 누군가에게 쳤던 장난이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그동안 애써 외면하며 지냈던 모습에 대해 많이 반성했습니다. 5년 후 또다시 퇴고하는 지금, 어른이 되어 행동반경이 커질수록 말실수로 인해 반성해야 할 일 또한 늘어간다고 느낍니다. 반성한 만큼 더 나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퇴고를 마무리 짓습니다.
한 번쯤 시로써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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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시를, 지금 돌아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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