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가까운 시
시, 가장 함축적인 문학 예술
먼저 제게 예술은, 일상을 새로이 보게 해주는 것 입니다. 같은 의자라도, 작가가 아름답게 고안한 의자를 보면, '이게 의자야?' 혹은 '이게 의자래!' 라는 말을 하게 되고 '신기해'하거나 '좋아'합니다. 이렇듯, 당연한 것을 새로이 보게 해주는 것이 예술이고,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것이 예술을 감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학은, 글로만 이루어진 예술입니다. 그래서 다른 예술 분야보다 '표현의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예술 분야보다도, 그 관념 자체를 표현하기 쉽습니다. 시각적, 청각적으로 우리가 표현하는 순간, 그 행위자가 알고있는 대로의 관념이 나옵니다. 평생 접해왔던 정보에 의한 것이죠. 그래서 시청각적 표현은 모두가 같을 수 없습니다. 오직 문학으로서만, 모든 단어의 관념 그대로를 손실을 최소화하며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수많은 예술 분야 중에서의 문학의 위치는 낮습니다. 눈이나 귀에 바로 변환된 관념을 전달하는 만화, 영상, 음악, 사진 등에 비해, 문학은 소비량이 적고 시장규모가 적습니다. 문학을 접할 때는 하나하나의 단어를 본인이 알고 있는 관념으로 변환하며 읽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자기 주도적 방식은, 정보의 주입을 느리게 하고 장벽을 높입니다.
시는 문학 중에서도 가장 오묘합니다. 고유의 함축성 때문에, 매우 느리고 장벽이 높습니다. 그러나 느린 만큼 '치유'합니다. 작가도, 읽는 사람도. 뒤엉킨 생각과 감정을 시 하나에 오롯이 담아낼 때, 그 시를 솔솔 풀어 음미할 때, 우리는 치유합니다.
좋은 시는, 함축성을 쫓다 전달력을 잃으면 안됩니다. 비틀고 숨겨놓지만, 펴고 찾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일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통찰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