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진지해하지 마.
그냥 웃어도 돼.
누군가의 가시 돋친 말은
널 또 작아지게 할 지도 몰라
그래도 다시 툴툴 털고 일어나
너를 위한 달리기인걸
서툰 시선에 풀썩 주저앉기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은걸
빠르지 않아도 괜찮아,
이번엔 오롯이 너만의 레이스
온몸을 흠뻑 적시는 땀
파닥 파닥 뛰는 심장의 소리
바다에 일렁이는 물비늘
하늘에 흩뿌린 양털 구름
지친 그림자마저 안아주는
길 위에 펼쳐진 그림 같은 세상
사뿐사뿐
터덜터덜
또각또각
저벅저벅
조용한 세상을 깨우는
네 발자국 소리들
흔적 없는 세상위에
아로새기는
오롯한 너만의 레이스
모든 일을 잘 할 필요도 없고, 모든 이의 말을 다 들을 필요도 없고, 세상에 해야 할 수많은 일들을 다 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일을 다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고, 모든 사람의 말을 다 듣는 사람도 없으며, 세상에 할 수많은 책임을 다 해내는 사람도 없다.
모든 과목을 다 잘 해내야 하는 학생의 신분에서 벗어나도, 우리는 끝도 없이 너무 많은 것들에 진심을 다 하고 산다. 그래서 세상이 잘 돌아가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덜어낸다 하더라도 세상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때는 너무 지쳐있을지도 모른다.
정작 나를 잃으면서 가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나를 너무 늦게 채우기엔, 몸은 세월에 지고 만다.
좀 느리게 가도, 그래서 누군가가 나더러 뭐라고 좀 해도, 길도 점 어긋나도, 그래서 남들 보기엔 위태해 보여도, 그래도 괜찮다.
자신만의 리듬으로, 그리고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에 정해진 속도와 리듬이 아닌, 자신만의 박자를 타고 자기와 행복한 레이스를 펼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