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는 낙엽들이
뼈만 남은 가지들에 옹기종기 붙어서
남은 온기를 나누다,
겨울바람이 미안한 듯
스치우면 후두두 떨어지는
가을의 끝,
복잡한 도심을 빠져나가
아무도 알 수 없는 미로 속에서
동박새들만이 자유롭지
후두두 새들을 좇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아이들은
어딘가를 해매일까.
지금 이 가을의 끝,
향기만 남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정령들처럼 나를 지켜주고
흩어져가는 가을
오색단풍이 물들던 길 따라
파르르 떨어지고야 마는
낙엽 앞에서 기도 하지
가을이 절정 그 앞에서
한숨을 몰아 쉬고는
난 다시 인생을 사랑하게 되고 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