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아가는 것
최근 친구와 '기록'이라는 주제로 모임을 만들었다.
혼자서는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 두었던 기록을 남기고자 친구와 매주 글을 쓰고 생각을 공유하기로 했다.
글쓰기 모임에 첫 번째 글로 작성하고 싶었던 주제는 내가 프리랜서가 되기까지의 과정이다.
사실 그렇게 엄청나고 멋진 성공 스토리는 아니지만 나에게는 큰 전환점이었기 때문에 그 순간을 기록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현재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어느덧 프리랜서로 혼자 일을 하게 된 지 3년 정도가 되었다.
매일 회사로 출근하고 퇴근하던 길 지하철에서 브런치에 '퇴사', '프리랜서'라는 단어들을 수없이 검색했던 순간이 지금은 추억이 되었다. 출퇴근 때 브런치를 열심히 읽었기 때문에 브런치를 생각하면 그 순간이 자동으로 떠오를 정도이다. 그때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 맞는 방향일까?"였다. 매일매일 그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도 전 회사를 2년 넘게 열심히 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하철에서 눈 감으면서 생각했던 그 순간만 오로지 내가 정말 '생각'이란 것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전 회사도 그랬고 그 전 직장도 그랬듯이 나는 고민과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불평과 부정적인 말들을 했다.
'이게 맞는 걸까?'
'진짜 그만두고 싶다."
'다들 이렇게 살아?'
친구들과 이렇게 얘기하다 '다들 그렇게 살아'라는 말로 위안을 받고 또다시 출근하는 지하철 속에서 혼자 의문감을 가졌다. 그렇게 2년 넘게 반복하다 보니 그 생각 자체도 지겹게 느껴졌다.
나아가지도, 해결하지도 못하고 같은 자리를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쳇바퀴처럼 반복적으로 원둘레에 갇혀 돌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 원을 깨고 나오고 싶었다.
마음을 다시 굳게 다짐했지만 사표를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의 카드값, 미래에 대한 막막함, 그리고 남들의 시선, 나약해 보이기 싫은 그 마음까지도 다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1년만 해보자"
1년 경력 공백기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직무에 관해서도 내가 정말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기회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1년 공백기를 갖고 나의 길을 찾지 못한다면 다시 회사로 돌아가자는 마음을 가졌다.
그리고 나는 2020년 7월에 퇴사를 했다.
현재
나는 현재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전 직장에서 받았던 연봉보다 더 많은 돈을 벌며 살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프리랜서 어때? 나도 하고 싶어'라고 하면 '지금이 너무 좋아! 추천이야'라고 말하진 않는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개인이 생각하는 인생에서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보는 것을 권유한다. 나에게는 최고의 가치 혹은 중요한 부분이어도 다른 사람에게는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니 너무 어려운 이야기 같지만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나와의 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프리랜서를 하며 알게 된 것은 나 자신이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인생을 살아가며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다 보니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고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이 많아졌다.
나의 바람은 '나다운 이야기로 가득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법도, 내가 엄청난 경험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추후엔 사람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