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일차
얼마 전 2년에 한번씩 하는 건강검진을 했다.
2년 전엔 결과를 보고 너무 충격받았었다.
아이를 낳고 처음 한 건강검진이었는데 신체나이가 그 2년전에 비해서10살이나 더 많아져 있었다.
갑상선 호르몬도 이상했고 폐 미세결절도 있다고 했고 비타민d도 모자라다고 했고 교감/부교감 신경도 정상이 아니었고
뭘 그렇게 잘 챙겨먹지도 못할 때였는데 BMI는 경도비만이었다.
나의 생활은 아이를 낳은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는데, 몸이 이렇게 되었구나 싶었다.
여자에게 임신,출산은 정말 자신의 뼈를 갈아 넣어서 하는거구나.
아이를 낳고 마음편히 푹 자본적이 없었으니 그간의 수면 부족도 나의 건강을 갉아먹었겠구나.
아니면 30살이 넘어서 그런건가.
이번 검진결과는 또 충격이었다. 좋은것도 나쁜것도.
성인이 된 후 몸무게의 변화가 크지 않아서 늘 똑같겠거니 했는데 그간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체지방이 2kg빠지고 근육이 2kg이 늘었다.
경도비만도 벗어났고 근육/체지방/몸무게 모두 정상범위였다. (안아줘를 달고 사는 우리딸이 만들어준 근육일까)
지난번에 높았던 중성지방도 뚝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지난번에 발견되었던 폐 미세결절도 추가로 또 발견되었다고 하고, 갑상선에도 신장에도 혹이 있다고 한다.
추적관찰만 하면 된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없던게 생겼다고 하니 기분이 좋지않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운동도 좀 하고.
건강하게 산다는 건 이렇게 간단한 건데 실천하기는 어렵다.
하루 걸러 하루 밤새도 멀쩡했던 20대 초반의 내가 있었는데 이제는 아이를 재우고 다시 일어나기에도 벅찬 체력이 되었다.
그때 잠을 자지 않아도 멀쩡했던건 30대 나의 체력을 끌어다 쓴거였을까.
회사에서 제일 밥을 많이 먹으니 풀이 든 것으로 골라서 먹고
피곤하면 그냥 아이가 자는 9시에 같이 자고
일하다 한번씩 일어나서 걷고
운동은... 조금이라도 해보자!
2년 뒤 또 하는 건강검진에서는 조금 더 건강해져 있으면 좋겠다.